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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병원 다 죽는다" 개원의사들, 대학병원 잇단 분원 설립에 '반대'

28일 의협 기자회견…적정 병상수급 시책 마련 촉구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적정 병상수급 시책 마련 촉구 기자회견'에서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개원의 중심 단체인 대한의사협회가 대학병원들의 수도권 분원 설립 추진에 반대 목소리를 냈다. 국내 병상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9배에 달하지만 대부분 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지역 간 의료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지적이다. 대형 병원들이 몸집을 무분별하게 몸집을 부풀릴 경우 동네의원과 중소병원들이 줄폐업할 것이란 우려도 내비쳤다.

대한의사협회는 28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상이 과잉 공급된 가운데 대학병원 9곳이 수도권에서만 11개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어 오는 2028년까지 6600개 병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앙정부가 직접 병상수급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25일 발표한 보건통계 자료에 따르면 2021년 한국의 병상 수는 인구 1000명당 12.8개로 OECD 가입 국가 중 가장 많았다. OECD의 인구대비 평균 병상 수는 한국의 3분의 1 수준인 4.3배에 그쳤다. 급성기 치료 병상 수만 따져도 한국은 인구 1000명당 7.3개로 OECD 평균(3.5개)의 약 2.1배에 달했다. 또한 입원 환자 1인당 평균 재원일 수는 18.5일로 OECD 평균(8.1일)보다 10일 넘게 길었다.

즉, 우리나라는 OECD 회원국 중 병상 수가 가장 많은 데 반해 병상이용률은 낮고 재원 일수가 길어 병상 자원을 매우 비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의협은 대학병원 분원들이 새롭게 들어섰을 때, 지역사회에 자리잡고 있던 기존 병의원들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이필수 의협 회장은 "병상 과잉 공급은 의료 과잉 이용을 부추겨 의료비 증가와 의료자원 낭비를 유발할 우려가 있다"며 "특히 수도권 대학병원의 경쟁적 분원 설립은 지역 내 환자는 물론 의사, 간호사, 의료기사 등 의료인력까지 무분별하게 흡수해 지역의 의원급 의료기관과 중소병원 운영에 피해를 끼쳐 폐업률을 높이는 등 지역 의료체계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발표를 맡은 우봉식 의협 의료정책연구원장에 따르면 원장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0월 양산부산대병원이 개원한 이후 경남지역 병원 폐업률은 기존 7.0%에서 9.9%로 1년새 2.9%포인트 올랐다.

의협의 요구사항은 수도권 대학병원 분원 설립을 막고 적정 병상 수급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정부가 직접 병상 수급을 통제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우 원장은 “적어도 종합병원 또는 일정 규모 이상의 종합병원 개설에 관해서는 반드시 정부의 사전허가를 받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종합병원들의 인허가를 쉽게 내주면 의료비 증가를 비롯해 각종 사회적 문제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기 남부 지역에는 분당서울대병원을 필두로 분당차병원, 아주대병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한림대성심병원, 원광대산본병원, 중앙대광명병원 등 대학병원 분원이 10곳 가까이 운영되고 있다. 여기에 9개 대학병원이 수도권에 총 11곳의 분원 건립 계획을 밝힌 상태다. 서울대병원은 경기 시흥에 800병상 규모의 분원을 건립한다고 예고했고, 서울아산병원은 인천 청라, 연세의료원은 인천 송도에 분원을 만들 예정이다. 그 밖에도 가천대 길병원과 인하대병원, 경희의료원, 아주대의료원, 고려대의료원, 한양대의료원 등이 각각 500~1000병상 규모의 분원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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