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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셰일 혁명의 쇠락





20일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11월 인도분 브렌트유가 배럴당 93.53달러를 기록하는 등 국제 유가가 올해 3월 저점 대비 35% 급등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의 감산 연장, 최대 원유 수입국인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따른 수요 증가 기대감 등이 유가 상승을 이끌었다. 미국 셰일 업체들이 조 바이든 행정부의 압박에도 생산 확대를 거부하는 것도 한몫했다.

원유 정보 제공 업체인 베이커휴즈에 따르면 향후 미국의 원유 생산량을 가늠할 수 있는 미국 석유·가스 시추기 수는 지난달 642기로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 이유는 복합적이다. 셰일 가스나 셰일 오일은 물과 화학제품, 모래 등을 혼합한 물질을 고압으로 분사해 바위를 파쇄하는 ‘수압 파쇄법’으로 생산한다. 환경오염이 불가피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민감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가 크게 줄고 있다. 또 코로나19 사태 때 유가 폭락으로 대규모 손실을 입은 투자가들은 셰일 업체에 시설 확충보다는 주주 환원을 요구하고 있다.



통상 원유 시추는 투자 비용 회수에 최소 5년이 걸린다. 최근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에도 선뜻 증산에 나서지 못하는 이유다. 더구나 포스트 팬데믹 이후 원자재 가격 상승과 노동력 부족 등으로 배럴당 40~50달러 수준이던 생산 비용이 더 늘었다. 중동 국가의 생산 단가는 배럴당 10달러 이하다.

과거 셰일 오일은 고비용 구조에도 탄력적인 생산량 조절로 국제 유가를 안정시키는 역할을 해왔다. 2010년대 ‘셰일 붐’이 한창일 때는 사우디의 석유 패권을 위협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왔다. 하지만 셰일 혁명이 쇠락하면서 세계 경제와 국제 외교 지형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은 중국 견제와 석유 증산을 위해 불편한 관계이던 사우디와 강력한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최근 미국이 대(對)이란 제재를 느슨하게 집행하는 것도 이란의 원유 수출을 늘리고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서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고유가 지속에 따른 물가 상승 등을 우려해 연내 기준금리 추가 인상에 무게를 싣고 있다. 한국도 고유가발 인플레이션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닥칠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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