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 러시아 국영 다이아몬드 생산 업체인 알로사가 영롱한 황갈색으로 둘러싸인 390.7캐럿의 다이아몬드를 채굴했다고 밝혔다. 2013년 러시아에서 채광된 401캐럿 다이아몬드 이후 최대 크기였다. 파벨 마리니체프 알로사 최고경영자(CEO)는 “러시아 역사상 최대 크기 다이아몬드 가운데 하나로 매우 드문 사례”라면서 “러시아 다이아몬드 산업에서 최고에 속하는 것이 확실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세계 다이아몬드의 3분의 1을 공급하는 최대 생산국이자 수출국이다. 2021년 러시아의 다이아몬드 원석 수출액은 40억 달러(약 5조 3000억 원)에 달했다. 주요 수입국은 벨기에, 아랍에미리트(UAE), 인도, 이스라엘, 스위스 등이다. 러시아 다이아몬드의 대부분은 국영기업인 알로사가 생산한다. 러시아 정부는 다이아몬드를 체계적으로 채굴하기 위해 1992년 대통령령으로 알로사를 설립했다. 알로사는 현재 세계 다이아몬드 원석의 약 30%를 공급하는 1위 업체로 성장했다. 이 회사의 2021년 다이아몬드 생산량은 3240만 캐럿에 이른다.
러시아 정부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에는 세계 최대인 약 8억 7000만 캐럿의 다이아몬드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채굴 장소의 55%는 노천 광산이며 나머지는 지하 광산, 충적토 모래 지역 등이다. 대부분은 극동의 사하공화국(야쿠티아)과 아르한겔스크주에 분포돼 있다. 특히 사하 다이아몬드는 고품질로 유명하다. 1954년 러시아에서 다이아몬드가 처음 발견된 곳도 사하공화국 광산이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이 최근 EU 정상회의가 끝난 뒤 “러시아 제재를 위한 추가 패키지를 준비하고 있다”며 “러시아가 다이아몬드를 수출해 벌어들이는 수익을 어떻게 차단할지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EU는 러시아의 다이아몬드 판매 대금이 군으로 흘러 들어가 우크라이나 전쟁 비용에 충당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북한도 가상자산 탈취 등으로 핵·미사일 개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동맹국들이 공조를 강화해 전쟁 비용과 무기 개발에 쓰이는 자금줄을 차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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