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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론직설] “李, 공천 공정성 확보가 관건 VS 韓, 尹과의 수평적 관계 정립이 변수”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巨野 공천 갈등 격화할 경우 제3지대 규모 키울 수도

신당 ‘빅텐트’ 커질수록 야권 분열 파장도 확대될 것

與, 野 특검 지연 전략에 상설특검 역제안 검토 필요

반대 목소리 반영해야 수도권·중도 표심 잡기 가능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가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4월 총선에서 여당과 대통령실의 수평적 관계 설정 여부, 야당의 공천 공정성 확보 여부 등이 중도층의 표심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권욱 기자




4월 10일 실시되는 22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의 승부를 가르는 주요 변수인 대결 구도와 공천, 이슈 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선거 구도와 관련해서는 몇 갈래로 진행되는 제3 지대 신당 창당 움직임이 선거 판세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주목된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5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여야의 총선 전략과 관련해 “국민의힘의 경우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과 수평적 관계를 정립할 수 있느냐 여부가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은 공천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느냐 여부가 표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민주당은 강성 지지층과 결별해야 거대 야당 심판론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국민의힘이 야당의 정치 공세를 차단하려면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을 상설 특검 형태로 역제안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4월에 치러지는 22대 총선의 의미는 무엇인가.

△정치는 협상과 타협을 통해 합의안을 도출하는 것이다. 자신이 양보하고 상대방의 양해를 이끌어내 타협안을 만들어야 한다. 21대 국회에서는 민주당이 여당의 반대에도 다수 의석의 힘을 갖고 단독으로 밀어붙이고 정부·여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실종된 정치를 복원하는 계기가 될 수 있느냐 여부가 22대 총선이 갖는 가장 중요한 의미다.

-이번 총선의 대결 구도를 전망한다면.

△새 정부가 들어선 후 집권 3년 차가 되면 정권 심판론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역대 선거 중 유일하게 집권 3년 차에 총선을 치른 16대 총선에서 김대중 정부는 새천년민주당을 창당해 정권 심판론을 피하려 했다. 또 남북정상회담 개최도 이끌어냈지만 결국 패배했다. 그만큼 임기 중반기에 정권 심판론의 구도를 바꾸기가 쉽지 않다. 반면 거침없는 입법 폭주를 벌인 거대 야당에 대한 심판론도 일어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여전히 쟁점 법안을 단독 강행해 국회에서 절대 권력을 휘두르고 있지 않은가. 민주당의 이 같은 법안 일방 강행 처리가 결국 정치 실종을 초래한 것이다. 거야 심판론이 거세게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여당이 정권 심판론을 피해갈 방법은 없다는 것인가.

△이명박 정부 말기에 치러진 19대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거세게 불었는데도 새누리당은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승리했다. 새누리당은 당시 박근혜 전 대표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해 정권 심판론을 ‘미래 권력에 대한 희망’이라는 프레임으로 전환했다. 통상 총선은 정권 심판론이 높은 회고형 투표인데, 미래 권력을 뽑는 투표로 전환하는 방법으로 정권 심판론을 피해갈 수 있다. 지금 상황에서는 야당이 주장하는 ‘김건희 특검법’에 대해 한 비대위원장이 수사 범위와 특검 기간 및 검사 규모 등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놓은 상설 특검 형태로 실시하자고 역제안하는 방법이 남아 있다. 야당이 요구하는 특검법은 불합리한 측면이 많은 만큼 상설 특검 제도가 이를 돌파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총선 표심에 영향을 줄 주요 변수들을 꼽는다면.

△청년층의 경우 그동안 권력에 의한 피해에 대해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다. 그래서 항상 살아 있는 권력에 반대하는 경향을 띤다. 하지만 어디로 흐를지 모를 수도권 표심은 중요한 변수다. 또 투표하지 않는 무당층과 달리 투표장을 찾는 중도층의 표심도 중요한 변수다. 국민의힘은 수도권과 중도층 표심을 잡기 위해 당내의 반대 목소리를 반영하는 정치력을 발휘해야 한다. 당내의 다양한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면 중도층과 수도권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 민주당 역시 강성 지지층과 결별해야 외연 확장에 나설 수 있다.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를 위한 정당, 강성 지지층이 막대한 영향력을 미치는 정당 등의 부정적 이미지를 벗어나야 한다.

-민심을 잡기 위한 여야의 바람직한 공천 전략은 무엇인가.

△민주당에 중요한 것은 공천 과정에서 공정성을 확보하느냐 여부다. 민주당이 이른바 친명(親明) 인사들 위주로 공천한다면 당내 갈등 격화로 지지층 표심도 흔들릴 수밖에 없다. 여당의 경우 당과 대통령실, 한 비대위원장과 윤 대통령이 수평적이고 독립적 관계를 구축하느냐 여부가 표심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유권자에게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실책을 지적한다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은 지난 대선에서 공정이라는 화두를 통해 청년층의 호응을 얻었다. 청년층이 갈망한 공정을 자신들에게 동일하게 적용하고 있는지 윤 대통령과 여당은 되돌아봐야 한다. 여당은 지난 정부에서 몇 년 동안 김건희 여사 연루 주가조작 의혹에 대해 수사했는데도 새롭게 밝혀진 것이 없다며 ‘김건희 특검법’을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국민 여론을 따라야 하는 국민의힘은 상설 특검법 역제안으로 야당의 특검 공세에 전략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민주당은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특검법 재의결 지연 작전으로 여당의 발목을 잡으려 할 것이다. 민주당의 가장 큰 잘못은 독선이다. ‘나만 옳고 나만 선하다’는 이른바 운동권 출신들의 무오류성에 대한 착각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유권자들이 가진 민주당에 대한 이미지는 한두 사람의 말과 행동을 통해 굳어진 것이 아니라 그동안 누적된 것인 만큼 민주당이 하루빨리 변화를 선택해야 한다.

-이 대표 피습 사건으로 ‘혐오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우리는 정치를 시스템이 아닌 사람 중심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강하다. 특정 정치인 선호 현상이 맹목적인 추종으로 이어지면서 정치적 경쟁자에 대한 혐오 정치를 초래하게 된다. 팬덤 정치의 후유증이기도 하다. 혐오 정치 종식을 위해서는 타협을 통한 정치의 복원이 필요하다. 정치를 복원해야 정치 문화를 바꾸고 혐오 정치도 막을 수 있다.

-제3 세력의 신당 추진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는데 신당의 성공 가능성에 대해 어떻게 보는가.

△우리 정치사에서 성공한 신당으로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세운 통일국민당, 고 김종필 전 국무총리의 자유민주연합,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을 꼽을 수 있다. 이 신당들이 선거에서 유의미한 의석을 차지하면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그 당시 정치 양극화가 그리 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 후보가 신당을 창당하거나 특정 지역에 정치적 기반을 확보해야 신당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지금처럼 정치 양극화가 극심한 상황에서는 신당이 중도층을 유인하는 데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 정치적 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중도층의 상당수는 투표장에서 민주당·국민의힘 후보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신당을 이끄는 유력 정치인과 지역 기반이 없다는 점도 신당의 성공 가능성을 어둡게 만들고 있다.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으로 호남에서 야권 분열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는가.

△야권 분열의 가장 큰 변수는 민주당이 투명하고 공정한 공천을 하느냐 여부다. 성희롱 발언 논란을 빚은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연구원장에 대한 징계 여부를 놓고 이 대표와 정성호 의원 간에 나눈 문자 대화가 공천 과정의 불공정을 알리는 전주곡이라는 지적이 나오지 않는가. 이 같은 논란이 지속되면 당 공천을 앞두고 2월 초순께 민주당 의원들의 탈당이 이어지면서 제3 지대의 빅텐트 규모가 확대될 수 있다. 빅텐트 규모에 따라 야권 분열의 파장도 그만큼 커질 것이다.

-4월 총선 결과를 전망한다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승리는 없을 것이다. 어느 쪽이 승리하더라도 의석 차이는 5~10석으로 좁혀질 것으로 본다. 또 어느 당도 과반 의석을 차지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신당과 정의당 등이 일정 의석수를 확보하게 되면 과반 의석을 차지하는 정당이 없더라도 여소야대 구조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 여소야대 국회 지형이더라도 민주당이 과반 의석수를 얻지 못하면 민주당 마음대로 법안을 밀어붙이지 못할 것이다. 결국 22대 총선을 통해 실종된 정치가 복원되는 과정을 거칠 것으로 본다.

-총선 막판의 돌발 변수로 어떤 것들이 있는가.

△북한의 기습적인 도발이다. 최악의 돌발 변수는 북한이 이전과는 달리 강도 높은 도발을 할 가능성이다. 우리 국민들이 미사일 도발에 둔감해져 있는 만큼 북한이 생각지 못한 도발을 한다면 선거 구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 또 중국의 선거 개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우리 선거에서 중국의 조직적 개입이 의심된다는 국내 전문가의 연구 결과도 최근 발표됐다. 따라서 중국 등 외국 정부의 선거 개입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후보자들의 실언과 당 차원의 신속한 수습 여부도 중요한 변수다. 후보자들의 실언은 상수로 봐야 하지만 당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말실수 논란을 차단하는 것은 또 다른 영역이다.

◆He is···

1961년 서울에서 태어나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대에서 정치학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부터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한국세계지역학회 부회장, 한국국제정치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또 정치 평론가로 방송 활동과 칼럼 집필을 하며 대중과 소통해왔다. 주요 저서로는 ‘시민사회, 사회운동, 신사회운동’ ‘인권의 보편성과 북한 인권’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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