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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고가 통신비 주범 논쟁은 그만

김윤수 IT부 기자





“가계 통신비가 오르는 건 단말기가 비싸지는 탓인데 이동통신사만 쥐어짠다고 요금을 얼마나 더 내릴 수 있겠어요?”

정부의 통신비 인하 압박에 통신 업계에서 나온 볼멘소리다.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통신 물가 잡기에 나선 것은 하루 이틀의 일이 아니듯 통신사들의 이 같은 반박도 2010년 이후 스마트폰이 상용화한 이래 꾸준히 제기됐다. 절반은 맞는 말이다. 올해 삼성전자의 ‘갤럭시 S24 울트라’ 가격이 170만 원까지 오를 동안 통신사들은 5세대 이동통신(5G) 요금을 올리지 않았다.



나머지 절반은 틀리다. 스마트폰 가격 인상에는 매년 성능 향상 등 품질 혁신이 반영됐다고 봐야 한다. 갤럭시폰 사양과 가격은 국내 독과점 시장이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샤오미 등과 경쟁한 결과로 정해진다. 특히 올해 신제품은 실시간 통화 통역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AI) 기능을 지원하면서 비싸진 만큼의 값어치를 인정받았다. 갤럭시 S시리즈 역대 최단기간인 28일 만에 국내에서 100만 대가 팔렸고 그중 가장 비싼 ‘울트라’의 비중이 55%를 기록할 정도로 소비자의 호응을 얻었다.

반면 2018년 5G 상용화 이래 통신 시장 경쟁과 이로 인한 품질 혁신이 활발하게 이뤄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롱텀에볼루션(LTE)보다 20배 빠르다’던 28㎓는 끝내 상용화하지 못한 채 이통 3사가 나란히 주파수를 반납했다. 5G 상용화 후 이통 3사 합산 매출과 영업이익은 늘었지만 되레 설비투자(CAPEX)는 줄었고 통신 분쟁 조정 신청 건수는 증가세다. 통신 서비스가 체감되는 품질에 비해 여전히 비싸다고 인식하는 국민들이 많다.

통신비 인상의 주범이 누구든 통신 시장 경쟁은 통신사의 몫이다. 단통법 폐지와 요금제 다양화 등 경쟁 수단은 주어졌다. 스마트폰처럼 가격뿐 아니라 5G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6G 투자 같은 서비스 품질 경쟁이 필요하다. 서로 비슷한 요금에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와 로밍 혜택 정도를 얹어주는 식의 천편일률적인 부가 서비스로는 부족하다. 통신 이용자들은 SK텔레콤이 가입자 전용으로 내놓은 ‘아이폰 통화 녹음’ 같은 차별화된 서비스와 AI 같은 신기술로 경쟁하는 모습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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