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로 유명한 홍세화 장발장은행장이 18일 오전 별세했다. 향년 77세.
장발장은행과 지인 등에 따르면 홍 은행장은 지난해 암 진단을 받고 투병생활을 해오다 이날 서울 중랑구 녹색병원에서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뒀다.
홍 은행장은 1947년 서울 종로구 이화동에서 태어났다. 경기고와 서울대 외교학과를 졸업한 홍 은행장은 1979년 한 무역회사 주재원으로 프랑스에 체류 중 '남조선 민족해방전선 인민위원회 사건'(남민전 사건)에 연루돼 망명했다.
홍 은행장이 망명시절이던 1995년 파리에서 택시를 운전한 경험을 바탕으로 쓴 책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은 한국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고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그는 프랑스어로 관용을 뜻하는 ‘똘레랑스’ 개념을 한국 사회에 소개하며 이름을 날렸다.
2002년 귀국해 한겨레신문 편집국 기획위원과 진보신당 공동대표 등으로 활동했다.
2015년부터는 ‘장발장은행’을 설립해 은행장으로 활동해왔다. 장발장은행은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형편이 안 돼 노역할 위기에 놓인 이들에게 최고 300만원을 빌려주는 은행이다.
홍 은행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박만선씨와 자녀 수현·용빈씨가 있다. 빈소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 신촌 세브란스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