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고 달아난 뒤 운전자 바꿔치기를 한 혐의를 받는 가수 김호중(33)이 경찰에 구속된 가운데, 그의 이름을 따라 조성된 ‘김호중 소리길(김호중길)’이 한산해지면서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25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날 1시께 찾은 경북 김천시 김호중길은 주말을 맞았으나 관광객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인근 관광명소인 연화지도 조용한 분위기였다. 김호중길은 2021년 김천시가 2억 원을 들여 조성한 관광특화 거리로, 지난해에만 10만명이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화지에서 정기 공연을 하는 공연자는 “지난주만 해도 팬 등 관광객이 꽤 있었는데, 이번 주말은 확실히 사람이 적다”고 했다.
인근에 있는 상가들은 보라색을 사용해 간판을 꾸미거나 ‘김 씨 팬클럽의 집’이라는 포스터를 내걸어 놓기도 했다.
인근 상인은 “팬클럽 등록 한 사장님들이 많다”며 “팬분들이 많이 오니까 음식도 많이 먹고, 그분들 때문에 장사가 잘되고 고마우니 같이 회원 가입해서 공연도 보러 갔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지나면 다시 활동할 수 있을 텐데 철거하면 손해”라고 강조했다.
연화지를 찾은 한 관광객은 “(김호중이) 구속도 됐고, 범죄인의 길을 그대로 두면 관광지 이미지에 좋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은 “김 씨가 아니더라도 원래 벚꽃으로 유명한 곳이라 김호중길을 철거해도 괜찮을 것”이라며 “아무래도 김호중길이 없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호중길 철거를 놓고 분분한 여론에 김천시도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천시 관계자는 “철거를 내부적으로 검토는 하고 있다”면서도 “김 씨가 구속은 됐지만 김호중길 철거 여부는 수사결과를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관련 문의 전화도 많이 걸려 오고 철거 요청 게시글도 많이 올라온다며”며 “응대하고 있지만, 난감한 상황”이라고 고충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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