텐트폴 영화들이 즐비했던 예년의 여름 극장가와 달리 올해는 체급을 낮췄지만 알차게 채워진 영화 라인업들이 관객들을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밀수’ ‘콘크리트 유토피아’ 정도를 제외하고는 흥행에 실패했기에 나타나는 현상으로 분석된다.
올해도 뜨거운 여름 영화 전쟁의 문을 여는 것은 26일 개봉하는 코미디 ‘핸섬가이즈’다. 이성민과 이희준, 공승연, 박지환, 이규형이 출연해 평화로운 전원생활을 꿈꾸던 두 남자가 귀신 들린 집으로 이사 오며 벌어지는 코믹한 일화를 그렸다. 국내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오컬트를 소재로 한 코미디가 관전 포인트다. ‘미생’ ‘재벌집 막내아들’ ‘서울의 봄’ 등을 통해 중후한 캐릭터를 맡았던 이성민과 ‘살인자ㅇ난감’ ‘황야’ 등을 통해 강렬한 캐릭터를 선보였던 이희준의 가벼운 모습을 만날 수 있다.
대세 배우 이제훈과 구교환의 브로맨스를 만날 수 있는 영화 ‘탈주’는 다음달 3일 개봉한다. 자유를 꿈꾸며 탈북을 준비하는 북한 병사 규남과 그럴 막으려는 보위부 장교 현상의 추격전을 스릴 있게 그렸다. 군복무 중인 차세대 충무로 스타 홍사빈도 출연한다. 촬영 전부터 서로와의 만남을 꿈꿔 왔던 이제훈과 구교환의 연기 호흡이 볼거리다.
21일 개봉한 영화 ‘하이재킹’은 1971년 발생한 대한항공 납북 미수 사건을 소재로 한 실화 바탕의 영화다. 하정우와 여진구가 극의 중심을 묵직하게 잡는다. 조종사 태인과 규식, 승무원 옥순이 비행기를 북으로 이끄려는 용대의 계략을 저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이선균의 유작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도 다음달 12일로 개봉 일자를 확정지었다. 짙은 안개 속에서 연쇄 추돌 사고가 공항대교에서 발생하고, 사고 와중 풀려난 군사용 실험견들로부터 사투를 벌이는 이야기다. 이선균과 함께 주지훈과 김희원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해 극의 긴장감을 한 층 높인다.
다음달 31일에는 유쾌한 코미디 ‘파일럿’이 개봉한다. 해고 위기를 맞은 파일럿 한정우 역에 코믹 연기의 대가 조정석이 열연한다. 이 외에도 이혜리 주연의 치어리딩을 소재로 한 영화 ‘빅토리’가 8월 14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선균과 조정석의 정치극 ‘행복의 나라’도 8월에 개봉하고, ‘베테랑2’는 9월 개봉을 준비 중이다.
올 여름 한국 영화는 부담 없는 내용과 짧아진 러닝타임으로 승부한다. ‘슈퍼배드4’ ‘데드풀과 울버린’ 등 외화 기대작들도 개봉을 에정하고 있는 와중 국내 영화들이 지난해와 달리 좋은 성적표를 받아들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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