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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산 브랜디 반덤핑 청문회 시작…中, 조사 대상·시기 구체화

中 브랜디 업계 피해에 초점 맞춰

프랑스 겨냥해 조사 강화 방침도

"각국 고율 관세 철회 압박 차원

EU 반덤핑 조사 확대 나설 수도"

왼쪽부터 프랑스 레미 마틴 VSOP, 레미 마틴 XO, 세인트 레미 XO 꼬냑이 프랑스 주류회사 레미 쿠앵트로 본사에 전시돼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유럽산 브랜디에 대한 중국 정부의 반덤핑 청문회가 프랑스산 코냑을 겨냥해 중국 관련 업계의 피해에 집중해 진행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앞으로 관련 조사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유럽연합(EU)의 고율 관세 부과에 맞선 보복 조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중국 상무부는 18일 열린 유럽산 브랜디 반덤핑 청문회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상무부는 이번 청문회가 "산업재해, 인과관계, 관련 브랜디 제품의 반덤핑 조사에 대한 공익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며 "주로 프랑스산 코냑을 대상으로 진행된다"고 설명했다.

조사대상은 2022년 10월~2023년 9월 1년간 수입된 200ℓ 미만의 용기에 담긴 유럽산 브랜디로, 2019년 1월~2023년 9월 사이에 중국 브랜디 산업에 피해가 발생했는지 여부에 집중될 예정이다. 상무부는 지난 1월 중국주류협회의 요청에 따라 관련 조사에 착수한 결과, 해당기간 수입 브랜디 가격이 약 15.88% 인하됐다고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내년 1월 5일 이전에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추가로 6개월 연장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중국식품수출입상공회의소(CCCFNA)에 따르면 중국의 유럽산 브랜디 수입은 2017년 8억 7400만 달러(3656만ℓ)에서 2021년 16억 9700만 달러(4871만ℓ)까지 늘어났다가 2022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지난해 11억 9600 달러(3146만ℓ)를 기록했다.

중국과 EU 간 무역 갈등은 지난해 EU가 전기차에 대한 중국의 보조금 지급에 문제를 제기한 이후 고조됐다. 이후 EU가 지난 5일(현지시간)부터 중국산 전기차에 최대 37.6%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중국은 유럽산 브랜디와 돼지고기 등을 대상으로 보복성 반덤핑 조사에 돌입했다. 이날 청문회 날짜 역시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가 발효되는 시점에 맞춰 결정됐다. 앞서 중국 관영 매체들은 당국이 유럽산 대형 가솔린 엔진 차량과 돼지고기 수출에 대한 관세를 25%로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브랜디 반덤핑 청문회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잠정 상계관세율 정식 투표를 앞두고 EU 회원국들을 압박하기 위한 차원이란 해석도 나온다. 중국 정책연구기관인 트리비움 차이나는 "프랑스산 브랜디나 스페인산 돼지고기 같은 농산물은 중국산 전기차 추가 관세를 철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부문"이라고 평가하면서 "EU 농민들은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는 집단으로 중국이 정치적 압력을 가할 수 있는 지렛대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U가 중국과 협상이 아닌 오히려 맞불 전략을 펼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미국 정치 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의 엠레 페케르 유럽담당 이사는 "유럽산 고배기량 자동차에 대한 중국의 추가 관세는 독일과 슬로바키아에 타격을 가하고, 돼지고기에 대한 관세는 스페인, 네덜란드, 덴마크, 프랑스 수출업자들에게 타격을 줄 것"이라며 “중국과 EU 간 무역분쟁 관련 협상이 결렬될 경우 EU 역시 중국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확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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