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에서 들어온 항공기 13%에서 대장균이나 살모넬라균 등 병원균이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질병관리청(질병청)은 지난해 7월 3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11개월간 국제선 항공편을 대상으로 기내 위생점검을 시범 실시한 결과 총 1702편 중 222편(13.04%)에서 수인성 및 식품 매개 병원균이 검출됐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점검에서 장독소성대장균은 178건 검출되었다. 이는 검출된 병원균 중 가장 많은 수치다. 이 대장균은 법정감염병인 장독소성대장균 감염증을 일으키는 균으로, 복통, 구토, 설사, 탈수 등을 일으킨다. 이외에도 장병원성대장균 126건, 살모넬라균 19건, 장출혈성대장균 13건, 장침습성대장균 6건, 장염비브리오균 6건, 세균성이질균 2건 등이 검출됐다.
검출률이 가장 높았던 곳은 양양공항이다. 이곳으로 들어온 항공기 10편 중 3편(30.0%)에서 병원균이 나왔다. 이어 인천공항(20.81%), 청주공항(14.77%), 김해공항(4.44%), 대구공항(3.70%) 순이었다. 제주공항과 무안공항에서는 병원균이 나오지 않았다.
질병청은 병원균이 나온 항공기를 운용하는 항공사에 검사 결과를 통보하고 항공기 소독을 요청했다.
한편 기내 위생점검은 항공기 착륙 직후 검역관이 탑승해 기내 위생 상태를 점검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국내로 들어오거나 해외로 나가는 사람이 건강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출입국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취지다.
기내 위생점검은 코로나19 유행으로 약 3년간 중단됐다가 지난해 7월 말부터 시범적으로 재개했다.
질병청은 오는 29일부터 검사 항목을 8~11종에서 9종으로 통일하고, 검체 채취 장소를 기존 화장실에서 화장실과 접이식 테이블로 확대하는 등 위생 점검을 강화할 방침이다. 또 검사 대상 항공기도 필리핀·인도·에티오피아 항공편에서 더 확장해 진행할 예정이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항공기 위생관리 개선을 통해 우리 국민의 건강을 보호하고, 안전한 여행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