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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규모 물난리에…국제기구들도 "지원 준비 돼있어"

외부 지원보다는 '김정은 리더십' 부각

유니세프 "피해상황 공식 발표도 없어"

南 구호제의 거절할 듯 '적대의식 표출'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회의에 앞서 침수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연합뉴스




북한이 7월 말 압록강 유역에서 대규모 수해를 입은 데 대해 국제기구들이 지원 의사를 밝혔다. 앞서 우리 정부도 지원 의사를 밝혔지만, 북한은 외부와의 접촉보다는 내부 결속을 다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리더십을 치켜세우는 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3일 미국의소리(VOA) 방송에 따르면 조 콜럼바노 주북 유엔 상주조정관은 “우리는 장기적인 복구 작업을 지원하기 위해 북한에 돌아갈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콜럼바노 상주조정관 측은 “공식적인 사상자 보고는 없지만 피해 지역 내 생계 수단 손실에 대해 위로를 표한다”고도 밝혔다.

콜럼바노 조정관은 북한과 관련된 국제기구들의 업무를 조정하는 역할을 한다. 그는 지난 3월 초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 의해 신임 북한 상주조정관으로 임명됐지만 아직 북한에 입국하지 못했다.국제적십자사연맹(IFRC)도 “홍수에 따른 영향을 매우 우려하며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북한 적십자사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최근 북한이 국경을 열고 국제협력을 늘리고 있는 가운데 우리는 IFRC 국제 직원들의 북한 복귀를 기대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말 압록강 일대에 내린 집중호우로 평안북도 신의주시와 의주군, 자강도 만포시 등에 이르는 지역이 침수되고 대규모 피해가 발생했다. 국제기구들도 이런 상황을 주시하면서 대북 인도지원 가능성을 타진하는 것으로 보인다.



앞서 우리 정부도 지난 1일 대한적십자사를 통해 북한 이재민들에게 구호 물자를 지원할 용의가 있음을 밝혔다. 여러 차례 남북연락사무소 통신선을 통해 북측에 연락을 취했지만 북측 응답은 없었다. 이후 북한은 2일 대북 수해 지원 제의 이후 보인 첫 반응에서 대남 적대 의식을 드러냈다. 김 위원장은 “어떻게 하나 우리를 깎아내리고 우리 공화국의 영상에 먹칠을 하자고 악랄한 모략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한국 쓰레기들의 상습적인 버릇과 추악한 본색을 신랄히 지탄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안북도와 자강도를 비롯한 수해지역들 복구대책을 수립하기 위한 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22차 정치국 비상확대회의가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지난 29일부터 30일까지 평안북도 신의주시에서 진행됐다고 조선중앙통신이 31일 보도했다. 사진은 폭우로 침수된 평안북도 신의주시. 연합뉴스


북한은 구체적인 피해 규모나 상황에 대해 국제기구에도 공식적으로 통보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롤랜드 쿱카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 북한 임시 대표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에 “현재 북한과 협력하는 유엔 기구들은 이번 수해 피해상황에 대한 공식적인 보고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북한은 외부 지원보다는 내부 결속을 통한 수해 대응을 독려하는 데 집중하는 분위기다. 김 위원장의 ‘재난 리더십’을 부각하려는 모습도 보인다. 최근 북한 매체들은 “원수님께서 이런 험한 곳까지 오실줄 정말 몰랐다”는 등 김 위원장이 직접 현지에서 주민 대피를 지휘한 데 대한 수재민들의 ‘격정 어린’ 반응을 보도하고 있다. 타 지역 청년들이 수해 복구 현장 지원을 탄원하고 나섰다는 소식도 전했다.

이상근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연구원은 전날 보고서에서 “재해 대응을 위한 물자가 비축되지 못해 상시적 대응체계가 작동하지 않는 한 (북한은) 홍수 발생 시 피해를 줄이기 어렵다”며 “북한 당국이 국제기구 및 NGO 구성원들의 입국을 불허하고 외국 정부와 국제기구의 지원을 거부하는 것도 효과적인 수해 대응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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