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사람은 방탄조끼 입고 방탄유리 덮어쓰고도 벌벌 떱니다. 저는 하나도 안 무섭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8일 ‘보수 텃밭’인 부산·경남(PK) 지역을 찾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당겼다. 김 후보와 국민의힘 의원들은 “도둑놈”, “반역 우두머리” 등 수위 높은 발언을 섞어가며 ‘이재명 때리기’에 전력을 쏟았다. 이 후보에 대한 반감을 자극해 29~30일 이틀간 치러지는 사전투표 직전까지 보수 결집에 나서려는 전략이다.
김 후보는 이날 경남 창원 국립 3·15 민주묘지 참배를 시작으로 국민의힘 당원이 가장 많은 부울경 표심을 공략했다. 김 후보는 이 후보를 겨냥해 “방탄재판을 위해 검사도 탄핵해 버린다. 입법·행정·사법 전체를 독재해 삼권분립을 무너뜨리고 1인 독재로 가고 있다”고 직격한 뒤 “저와 함께 다시 한번 민주화운동을 시작해야 한다”고 시민들에게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진 김해 유세에서도 김 후보는 전매특허인 ‘유세복 풀어헤치기’를 선보이며 “저는 방탄조끼 없고 러닝셔츠만 있다”고 외쳤다. ‘방탄 NO! 진심 ON!’이 적힌 티셔츠를 내보인 그는 “여러분이 방탄조끼나 유리보다 저를 훨씬 더 잘 보호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이 후보는 방탄·총통 독재를 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도둑놈이 경찰봉을 뺏어 경찰을 두들겨 패는 게 적반하장”이라며 “도둑놈이 거꾸로 본인을 재판한 대법원장을 탄핵하겠다고 한다. 전 세계 이런 역사가 있냐”고 맹폭을 가했다. 김 후보가 “법인카드로 사과만 2.8t을 사 먹는다”며 “감옥에 가면 조끼와 유리도 필요 없다”고 이 후보에 대한 공세를 펴자 지지자들은 큰 소리로 환호하며 맞장구를 쳤다.
국민의힘 의원들도 일제히 지원사격에 나섰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부산 유세에서 “어제 TV 토론에서 이 후보는 말 바꾸고 비아냥거리고 형편없었다”며 “온갖 부정과 부패를 저지르는 사람이 대통령 되면 우리 아이들이 뭘 배우겠나”라고 말했다. 박상웅 의원은 양산 유세에서 연단에 올라 “국정을 마비시키고 발목 잡은 반역 우두머리가 누구냐”며 “입만 열면 사칭하고 범죄를 일삼고 가족에 패륜 발언하는 게 사람인가”라고 이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김 후보는 이날 “지금은 한 표가 아깝다”며 사전투표를 독려했다. 보수 진영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음모론이 지지층의 투표율 저하로 이어질 경우 선거에 불리하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이날 유세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구멍숭숭 사전투표 불안해서 못살겠다’, ‘부정선거 너만 몰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었다. 김 후보는 “사전투표가 겁나도 걱정 말고 찍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9일 이 후보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에서 사전투표를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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