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국방물자생산법(DPA)의 일부 조항을 해제하고 '희토류' 전략 비축 가능성을 높였습니다. 중국이 희토류 수출을 제한하자 국내 생산을 강화해 공급망을 안정화하려는 것인데요. 이에 따라 미국 정부는 시가보다 높은 가격으로 희토류를 매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배경을 좀 살펴볼까요. 올들어 글로벌 제조 공급망은 희토류에 크게 흔들리고 있습니다. 유럽에서는 희토류를 확보하지 못해 자동차 등 제품 생산이 중단될 위기라는 아우성이 높아지고 있고요. 미국 포드는 희토류 부족으로 지난달 시카고 공장의 익스플로러 SUV 생산을 1주일간 중단하기도 했습니다. 제네럴모터스(GM), 스텔란티스 등이 속한 미국 자동차혁신연합(AAI)은 지난달 미국 행정부에 보낸 비공개 서한에서 중국의 희토류 수출통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공장이 멈출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습니다.
희토류란 란탄족 원소 15종에 스칸듐, 이트륨을 더한 총 17개 원소를 말합니다. 분리·정제 과정이 복잡하고 비용이 높아 희귀한 자원이지요. 특히 전기차 배터리, 반도체, 스마트폰부터 군수 산업, 풍력발전 등 에너지 장비에까지 필수적이라 산업의 '필수비타민'이라고도 불립니다. 현재 중국은 희토류 원광의 약 60%를 생산하고, 전 세계 정제·가공의 85~90%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공급을 거의 독점하고 있는 만큼 지금같은 무역 갈등 상황에서 전략적 무기처럼 활용이 되고 있는 것이지요.
미국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정부가 희토류 전략 비축에 나선 만큼 미국 희토류 기업들에 대한 전략적 가치가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모건스탠리는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지정학적 긴장과 무역 갈등으로 인해 핵심 광물 공급망이 마침내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고 짚었습니다.
희토류 공급망 재편의 최대 수혜주로는 MP머티리얼즈(MP)를 추천했는데요. 캘리포니아주 마운틴 패스에 위치한 미국 유일의 희토류 광산을 소유하고 있고, 중국을 제외하고 가장 수직적으로 통합된 희토류 기업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목표주가는 주당 34달러로 제시하며 현재 주가(7일 기준 25.7달러) 대비 약 32% 상승 여력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회사는 현재 미국 내에서 희토류 채굴뿐 아니라 정제·자석 생산까지 수직계열화된 공급망 구축에 나서고 있습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MP는 향후 전기차 모터, 해상풍력 터빈, 휴머노이드 로봇 등 미래 산업에 필수적인 자석 소재의 상업적 생산을 시작할 계획입니다. 공급망 구축에 따른 투자 부담 등으로 수익화가 지연되고 있으나 2027년 이후 흑자 전환이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덧붙였습니다.
미국 뿐 아니라 중국, 호주, 캐나다 등 다양한 국가의 희토류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도 있습니다. 반에크 희토류 ETF(REMX)는 희토류 및 전략 금속 생산, 정제, 재활용 관련 기업들에 투자하는 상품입니다. 채굴부터 정제, 재활용까지 전 밸류체인을 커버하면서 국가 리스크까지 분산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요.
글로벌X리튬&배터리 테크 ETF(LIT)는 리튬 채굴, 정제, 배터리 생산 등 리튬 산업 전반에 투자하는 상품인데요. 엄밀히 말하면 희토류보다는 리튬 중심이지만 전기차 및 배터리 관련 희토류 수요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관련주로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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