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A에서 벌어진 시위에 주방위군을 파견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경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군 장성들과 회의도 개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에 "폭력적이고 반란을 일으키는 무리가 우리의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막으려고 우리 연방 요원들에게 몰려가 공격하고 있다"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토안보부, 국방부, 법무부 장관에 LA를 이민자 침공으로부터 해방하고 이민자 시위를 끝내는데 필요한 모든 조치를 하라고 지시했다"며 "질서는 회복되고, 불법 이민자들은 추방될 것이며, LA는 자유로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미국 법전 제10권 제 12406조에 근거해 통상 주지사의 지시를 따르는 주방위군의 통제권을 국방부 장관에게 부여하고, 주방위군 2000명을 시위 지역으로 급파한 바 있다. 대통령이 주지사의 요청 없이 주방위군을 소집한 것은 60년 만에 처음이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도 LA인근 캠프 펜들턴에 주둔한 해병대가 LA에 파견된 주방위군을 지원할 준비가 됐다고 밝혔다.
캠프 데이비드서 군장성과 비밀 회의 연 트럼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LA에서의 시위가 내란은 아니지만 앞으로 더 많은 병력을 투입할 수 있다는 입장도 보였다. 백악관 풀기자단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란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에 "아니다. 하지만 폭력적인 사람들이 있으니 그들이 그냥 넘어가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내란법을 발동할 준비가 됐냐'는 질문에 "그건 내란 발생 여부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내란진압법(Insurrection Act)은 내란 등 법에 명시된 조건에 한해 대통령에게 군대를 국내에서 동원할 권할을 부여한다. 이 법은 1807년 제정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별장인 캠프데이비드에서 군 장성들과 회의를 개최 중이다. CNN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매우 중요한 주제에 대해 여러 관계자들과 회의를 하고 있다. 캠프 데이비드에서 회의를 하기로 한 것은 그곳이 다른 어떤 곳보다 보안이 잘 돼 있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우리는 장군과 제독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을 만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자리에는 루비오 장관과 JD밴스 부통령,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뉴섬 “트럼프에 원하는 것 주지말라” 멕시코 대통령 “이민자는 범죄자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급파에 정치적·외교적 파장도 커지고 있다.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엑스(X)에 "도널드 트럼프에 그가 원하는 것을 주지 말라"며 시위대에 평화를 유지할 것을 촉구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주방위군 투입이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고 비판했다.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도 8일 멕시코에서 열린 공개 행사에서 "이민 현상은 급습이나 폭력에 의해 해결될 수 있는 게 아니라 국경 넘어에 있는 모든 멕시코인을 고려한 포괄적인 이민 개혁을 위해 (책상에) 앉아서 노력하는 것을 통해 해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멕시코인이 없었다면 LA는 지금과 같지 않았을 것"이라며 "그들은 필요에 의해 이주하고 그곳에서 가족들에 지원금을 보낸다. 그들은 범죄자가 아니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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