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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스&] '장난감 제국' 일군 레고家 …어떻게 세계를 사로잡았나

■레고 이야기(옌스 아네르센 지음, 민음사 펴냄)





손가락 한 마디 크기의 작은 블록을 조립하면 집도, 자동차도, 마을도, 심지어 우주까지 만들 수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장난감으로 꼽히는 레고 이야기다. 세계적인 저출산 기조로 장난감 산업이 쇠퇴하고 비디오 게임기 및 스마트폰의 연이은 등장으로 전통적인 놀이 문화가 주춤하는 위기 속에서도 이 오래된 장난감은 언제나 살아남았고 심지어 더욱 강해졌다. 실제 오늘날에도 매년 9000만 명의 아이들이 레고를 선물받고 이중 1000만 명은 어른이 된 후에도 레고에 대한 사랑을 간직한 채 스스로에게 레고를 선물한다고 한다. 1932년 덴마크 작은 마을 빌룬의 목공소에서 출발해 어느덧 93년의 역사를 쌓은 오래된 기업이지만 세계 장난감 시장과 아이들의 놀이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은 여느 때보다 강력하다.

작은 장난감 하나로 전세계 남녀노소의 마음을 온통 사로잡은 이 성공담에 그 누가 끌리지 않을까. 실제 레고의 성공 스토리는 그동안 수없이 다루어졌고 레고의 브랜드 본질을 탐구하는 비즈니스 서적들도 이미 즐비하다. 그럼에도 신간 ‘레고 이야기’가 특별한 이유는 바로 창업자 가족들에게 공식 승인을 받은 기록이라서다. 덴마크 왕의 전기를 집필할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은 전기 작가인 저자가 오늘날 레고그룹의 성장에 중추적 역할을 했던 3대 오너 키엘 키르크 크리스티안센과 1년 반에 걸쳐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고 빌룬에 위치한 레고의 공식 기록 보관서를 뒤져 모은 각종 알짜 자료들을 더해 책을 완성했다.



연대기적 구성을 선택했다는 점도 기존 비즈니스 서적과는 차별점을 가진다. 책은 키엘의 할아버지이자 레고의 창업자인 올레 키르크 크리스티안센이 목공소를 인수하며 빌룬에 정착했던 1916년부터 시작된다. 이후 오늘날 레고를 있게 한 역사적 사건들을 순서대로 담담히 따라가면서 1대, 2대, 3대 수장의 면모가 돋보이는 각종 에피소드들을 차례로 풀어간다. 중간중간 삽입된 오너 키엘의 생생한 목소리는 책의 백미다. 1958년 레고 브릭을 처음 제작해 오늘날 레고그룹의 기틀을 세운 탁월한 비즈니스맨이자 아버지였던 고트프레드와의 일화는 물론 경영 과정에서 벌어진 여러 갈등과 충돌의 경험, 상속과 승계에 얽힌 이야기, 회사를 매각하도록 권유받을 정도로 적자가 쌓였던 위기 상황의 기억 등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그리하여 책은 역사상 가장 성공한 장난감 기업 레고를 4대에 걸쳐 일궈온 한 가문의 연대기이자 걸출한 비즈니스 케이스 스터디로 매력을 갖는다. 좋은 브랜드가 어떻게 위대한 브랜드로 발전하는가, 시대적 변화 속에서 전통 기업은 어떻게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등에 대한 해답도 찾아볼 수 있다. 2만 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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