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넘게 이혼 소송을 진행 중인 40대 여성 A씨는 최근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됐다. 두 자녀 명의로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남편이 수령해 개인 용도로 사용한 것이다.
28일 방송된 JTBC '사건반장'은 두 자녀를 홀로 키우며 이혼 소송 중인 40대 여성 A씨의 사연을 전했다. A씨는 "결혼 후 남편에게서 받은 생활비는 8만 원이 전부였다"며 “남편은 결혼 전 빚이 많다며 '2년만 참아달라'고 했고 그동안 생계는 내가 책임졌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약속했던 2년이 지나도 상황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남편은 생활비를 끊고 용돈만 받아갔다.
이후 남편의 계좌를 확인한 A씨는 온라인 도박, 게임 결제 등 납득할 수 없는 지출 내역을 확인했다. 문제를 제기하자 남편은 "왜 바가지를 긁느냐"며 가출했다가 며칠 뒤 돌아와 사과하고 통장을 넘겼다.
하지만 갈등은 계속됐다. 남편은 2년 전 A씨 몰래 지인들에게 돈을 빌려 주식에 투자했다가 전액 손실을 본 뒤 또다시 집을 나갔다. A씨는 결국 이혼을 결심했고 남편은 이를 거부하며 소송을 끌고 있다. 현재 소송은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남편은 양육비와 생활비를 단 한 푼도 보내지 않았고 아이들의 안부조차 묻지 않았다. A씨는 홀로 직장에 다니며 두 자녀를 키워야 했으며 최근에는 생활비가 바닥나 공과금도 밀리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A씨는 아이들 명의로 지급된 민생회복 소비쿠폰을 받기 위해 관할 구청을 찾았다가 이미 남편이 지원금을 수령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지원금 반환을 요청하며 구청과 시청, 행정안전부에 문의했지만 "불가하다"는 답변만 돌아왔다.
수차례 연락 시도 끝에 통화에 응한 남편은 "지원금 다 썼다. 네가 뭔데 따지냐"는 식으로 대응했고 사용처에 대해선 "담배 사고 피시방 갔다"고 밝혔다. A씨가 어렵게 부탁했지만 남편은 "나도 애들 아빠니까 당연히 내 돈"이라며 전화를 끊었다.
이후 남편은 카카오톡 상태 메시지에 "그놈의 돈 돈 돈 평생 그렇게 살아라"는 글을 올리며 A씨를 저격했다. 다시 연락한 남편은 "지원금을 돌려주겠다"고 말했지만 "집에 두고 간 게임기, 컴퓨터, 반지, 목걸이를 돌려달라"는 조건을 걸었다.
이에 대해 박지훈 변호사는 "이혼 소송 중에도 미지급 양육비는 청구할 수 있다"며 "사전처분을 통해 아이들을 위한 양육비를 우선 지급받는 절차를 밟을 수 있으니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상희 심리학 교수는 "학원비도 없는 상황에서 아이들 지원금을 가져간 아버지의 행위는 충격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홀로 전쟁처럼 일상을 버티고 있는 어머니가 너무 안타깝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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