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차 최승빈(24·CJ)은 데뷔와 함께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를 대표하는 영건 중 한 명으로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선수다. 177㎝에 72㎏의 크지 않은 체격에도 평균 300야드가 넘는 장타를 바탕으로 꾸준하게 성적을 내왔다.
하지만 우승과는 큰 인연이 없었다. 2023년 6월 제66회 KPGA 선수권대회에서 첫 우승을 거둔 뒤 2년 넘게 트로피를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13개 대회에 참가해 승수 추가는 이뤄내지 못했다.
최승빈이 첫승 후 46개 대회 만에 우승 갈증을 풀어낼 기회를 잡았다. 대 선배인 ‘탱크’ 최경주(55)가 10년째 호스트로 참여하고 있는 KPGA 투어 현대해상 최경주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2억 5000만 원)에서 이틀 연속 선두권에 올라 우승 가능성을 부풀린 것.
최승빈은 26일 경기 여주의 페럼클럽(파72)에서 열린 대회 2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이틀 합계 8언더파 136타를 적어낸 최승빈은 선두에 4타 차 공동 5위에 올라 올 시즌 첫 승이자 통산 2승 달성을 노릴 수 있게 됐다.
1타 차 공동 선두로 10번 홀(파4)부터 출발한 최승빈은 경기 초반 파 행진을 벌이다 14번(파3)과 16번 홀(파3)에서 징검다리 버디를 떨어뜨리며 후순위 선수들과의 격차를 벌렸다. 후반 2번 홀(파4)에서 3퍼트로 보기를 범한 그는 7번 홀(파4)에서 버디로 만회했고 남은 홀들을 모두 파로 막아내고 둘째 날 경기를 마쳤다.
최승빈은 이번 대회 후 곧바로 미국으로 넘어가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퀄리파잉(Q) 스쿨 1차 대회에 참가한다. 앞서 최승빈은 세 번 PGA 투어 Q 스쿨의 문을 두드렸지만 매번 탈락의 쓴잔을 마셨다.
최승빈은 “샷에 대한 자신감도 있고 감도 많이 올라왔고 몸 상태도 나쁘지 않다. 최종 라운드까지 잘 끝내고 기분 좋게 Q 스쿨에 가고 싶다”고 말했다.
KPGA 투어 3승과 일본 투어 4승의 황중곤(33)이 12언더파 단독 선두에 올랐다. 황중곤은 이번 대회에서 2022년 7월 아시아드CC 부산오픈 이후 3년 2개월 만에 승수 추가를 노린다.
대상 포인트 2위 이태훈(캐나다)은 8언더파 64타를 쳐내 중간 합계 9언더파로 전가람, 임예택과 함께 3타 차 공동 2위에 올랐다. 64타는 코스레코드 타이 기록이다.
‘원조 장타왕’ 김봉섭이 5언더파 공동 11위로 2라운드 경기를 마쳤다. 2008년 데뷔해 장타왕을 세 차례(2012년·2017년·2018년)나 거머쥔 김봉섭은 아직 우승이 없다. 2022년 상금 랭킹 90위에 그친 이후 지난해까지 침체를 겪었던 김봉섭은 올해 6월 KPGA 선수권대회에서 톱10에 든 데 이어 이번에도 상위 입상을 노린다.
대회 호스트인 최경주는 첫날 이븐파를 기록했지만 이날 3오버파 75타를 적어내 중간 합계 3오버파 공동 87위로 컷 탈락했다. 최경주는 “어제보다 그린에 공을 세우는 것이 어려웠고 버디 기회가 별로 없었다”고 아쉬워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는 (1개 대회만 남겨 놓은) PGA 투어 500회 출전 기록을 세워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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