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에는 필드에 나가는 게 쉽지 않다. 연습장에도 칼바람이 분다. 자연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다. 이런 겨울은 평소에 미뤄뒀던 일을 하기에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 중 하나가 골프 룰 공부다.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벌어졌던 다양한 사례를 통해 헷갈리기 쉬운 룰에 대해 알아본다. 편집자 주.
될 사람은 어떻게 해도 된다. 지난해 10월 경북 예천의 한맥CC에서 열린 KPGA 투어 경북 오픈 최종 4라운드에서 옥태훈이 그랬다. 그는 최종일 8언더파를 몰아친 끝에 2위 최민철을 5타 차로 넉넉히 따돌리고 시즌 3승을 달성했다.
행운도 따랐다. 8번 홀(파5)에서였다. 옥태훈은 티샷을 하자마자 클럽을 그대로 내동댕이쳤다. 볼은 우측으로 날아가더니 잠시 후 ‘퍽’ 소리가 들렸다. 볼은 카트도로 우측에 세워져 있던 방송 중계팀 카트의 앞좌석 수납함 쪽에 올라가 있었다. 방송 화면에는 티슈 상자 옆에 놓인 볼이 잡혔다.
옥태훈은 일단 규칙 15.2a(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로부터의 구제)에 따라 무벌타로 볼을 드롭했다. 코스 어디에서든 볼이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의 안이나 위에 정지한 경우 그 볼을 집어 올린 뒤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을 제거한 뒤 볼을 드롭해(퍼팅그린에서는 플레이스) 페널티 없는 구제를 받을 수 있다.
구제를 받은 뒤 샷을 하려고 자세를 취하니 이번에는 스탠스가 카트도로에 걸렸다. 카트도로는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 중 하나다. 따라서 옥태훈은 규칙 16.1에 따라 벌타 없이 구제를 받았다. 옥태훈은 안전하게 레이업을 한 뒤 세 번째 샷을 홀 가까이 붙여 버디를 잡았다.
만약 카트가 그 자리에 없었다면 볼은 나무와 풀이 무성한 숲으로 갔을 게 뻔했다. 분실구가 됐거나 볼을 찾더라도 난관에 직면했을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오히려 버디까지 잡았으니 ‘행운의 카트’였던 셈이다.
여기서 퀴즈 하나. 카트(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 안에 있던 볼은 어째서 위치를 추정해 플레이스를 하지 않고 ‘드롭’을 하는 걸까. 답은 해당 볼은 아직 지면에 닿아 정지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움직일 수 있는 장해물을 제거하다 볼이 움직이는 경우도 있다. 이때는 벌이 없으니 안심해도 된다. 다만 볼은 반드시 원래의 지점에 리플레이스를 해야 한다. 벙커 고무래에 볼이 걸렸을 때 이런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 볼을 원래 지점에 리플레이스하지 않고 샷을 했다면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를 한 경우(14.7)에 해당돼 일반 페널티(2벌타)를 받게 되므로 주의해야 한다. 더구나 중대한 위반이라고 판정이 되면 실격이 될 수도 있다.
중대한 위반이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플레이가 잘못된 장소에서 플레이한 것이 올바른 장소에서 할 스트로크에 비해 상당한 이익을 얻을 수 있었던 경우를 말한다. 중대한 위반 여부를 판단할 때는 스트로크의 난이도, 홀에서 볼까지의 거리, 플레이 선상에 있는 방해 요소의 영향, 그 스트로크에 영향 등을 고려한다.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의 구제에 대해서도 한 가지 더 알아둘 게 있다. 볼이 페널티 구역에 있을 때다. 이때는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 구제가 아니라 페널티 구제를 받아야 한다.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가 아니라 다른 이유 때문에 그 볼을 놓인 그대로 플레이하기가 명백하게 불합리한 경우에도 구제를 받을 수 없다. 예를 들어 덤불 속에 볼이 있어서 스트로크를 할 수 없는 상황 등이 여기에 해당된다.
플레이어가 명백하게 불합리한 클럽이나 스탠스, 스윙의 유형, 플레이 방향을 선택할 때만 방해가 존재하는 경우에도 구제가 허용되지 않는다. 만약 웨지 샷 거리가 남았는데, 평소라면 결코 사용할 리 없는 드라이버를 잡은 뒤 비정상적인 코스 상태의 구제를 요구한다면 허용되지 않는다는 얘기다(16.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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