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명]좋은 약은 입에 쓰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9.07 17:41:02657조 원. 내년도 국가 예산이다. 올해에 비해 2.8% 늘었으나 증가율은 2005년 이후 가장 낮다. 수출이 줄고 내수 부진으로 세수가 감소하면서 나라 살림살이가 빠듯해졌다. 나라 곳간이 비면서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기금인 외국환평형기금까지 손대야 하는 처지다. 허리띠를 졸라매더라도 내년 나랏빚은 61조 원 넘게 늘어 1200조 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짠물 예산안’ 발표 이후 여기저기서 불만 -
[여명] 반도체법·IRA 1년, '차이나이펙트'도 지워졌다
산업 기업 2023.09.05 16:52:361980년 선전(深?) 경제특구가 지정된 후 전 세계 주요 기업의 공장이 중국으로 몰렸다. 낮은 임금과 풍부한 노동력, 그리고 거대한 소비 시장마저 갖춘 중국은 기업들에는 너무 매력적이었다. ‘세계의 공장’ 중국의 효과는 지대했다. 값싼 의류, 잡화와 같은 공산품은 물론 양질의 가전제품까지 중국이 공급하면서 전 세계는 2000년대에 인플레이션 없는 성장, ‘골디락스’도 경험했다. 선진국 대부분은 ‘차이나이펙트(china-e -
[여명] '진짜 천막'을 쳐라
정치 정치일반 2023.09.03 17:49:552016년 6월 7일 서울 광화문광장. 여름으로 접어들기 시작한 날씨 속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 갑자기 4개 동의 천막이 들어섰다.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재명 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박근혜 정부의 지방재정교부금 정책에 반발하며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간 것. 자치단체장의 갑작스러운 단식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다. 당시 이 시장은 “중앙정부를 향한 약자의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광화문광장에 -
[여명]노조 리스크 직면한 TSMC, 美에서 통할까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31 14:30:16인류 문명의 중심은 태양의 궤도를 따라 동에서 서로 이동한다. 바로 역사학자 토인비가 주장한 ‘문명 서진설’이다. 인류 4대 문명(중국·메소포타미아·이집트·인도)이 모두 동방에서 발원했고 이후 그리스·로마 문명, 산업혁명을 이끈 서유럽의 제패에 이어 신대륙 미국으로 패권이 넘어갔다. 여기에 빗대 반도체에서도 한때 서진설이 유행했다. 칩 제조의 패권이 미국→일본→한국·대만으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
[여명]훅 다가온 인구 재앙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30 07:16:022021년 여름 출간된 손원평 작가의 소설집 ‘타인의 집’에는 ‘아리아드네 정원’이라는 제목의 단편이 실려 있다. 31쪽 분량의 짧은 글이지만 작가는 미래 한국 사회를 덮친 복합 재앙을 서늘하면서도 담담한 문체로 보여준다. 소설의 주인공은 나이 들어 자립 능력을 상실한 후 요양원에서 지내는 민아 할머니다. 말이 좋아 요양원이지 실상은 사회에서 불필요해진 노인 격리 수용소에 다름없다. 민아 할머니는 요양원이 정원보 -
[여명]금융에 '멀티플레이'를 許하라
경제·금융 금융정책 2023.08.28 06:00:00윤석열 대통령이 올 2월 ‘은행 돈 잔치’를 비판하고 ‘은행 산업의 과점 폐해’를 지적했다. 금융 당국은 은행권의 경쟁 시스템 강화를 위해 비이자이익 확대를 강조했다. 금융회사들은 이에 대해 한편으로는 불편한 기색을 보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의 비이자이익 확대에 걸림돌이 됐던 각종 규제를 금융 당국이 풀어줄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금융회사들은 비이자이익을 확 -
[여명] 결혼 증여세 면제, ‘금수저’ 프레임은 틀렸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22 16:52:30며칠 전 동창 결혼식에서 화제는 단연 신혼부부 증여세 면제였다. “결혼 자금을 좀 대줬다고 해서 세금 떼가는 게 말이 되느냐”고 따지는 조세 문외한의 불평부터 “어차피 세무조사를 하는 것도 아닐 텐데”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도 있었다. 그 와중에 누군가 “아이 둘 있는 너는 3억 원의 여윳돈이 있는가”라고 돌직구를 던지자 분위기가 일순 싸늘해졌다. 다들 “노후 자금도 빠듯한데…”라며 말꼬리를 흐렸지만 “결 -
[여명] ‘공동부유’와 ‘카르텔 타파’
산업 IT 2023.08.21 06:00:00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바로 옆에서 볼 기회가 두 번 있었다. 그가 2014년 7월 우리 국회를 방문했을 때와 같은 해 10월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면담했을 때다. 당시 그는 위엄이 넘쳐 ‘황제 같은 카리스마’를 풍겼다. 김 대표와의 면담에서도 북핵 해법을 위한 중국의 역할 강화 요청에 “6자회담 개최가 중요하다”며 남북한 모두를 염두에 두는 모양새를 취했다. 문화대혁명기 산전수전 다 겪은 그는 -
[여명]고령인력 활용방안 찾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18 06:00:00최근 들어 저출산·고령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면서 생산연령인구(15~64세)도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17일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생산연령인구는 2019년 3762만 8000명으로 정점을 찍었다. 이후 2020년 3737만 9000명, 2021년 3703만 명, 2022년 3667만 5000명으로 해가 갈수록 감소 폭이 점점 커지고 있다. 불과 3년 만에 100만 명 가까이 줄어든 것이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지면 2050년에는 생산연령인구가 지금보다 35%가 -
[여명]여전한 인플레, 커지는 화폐착각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3.08.16 06:00:00며칠 전 점심때 서울 진주회관에 가서 콩국수를 먹었다. 1만 5000원이라고 적힌 가격표를 보고 이 집에 온 지 몇 년 된 것을 알았다. 가장 최근 이 집에서 먹을 때가 1만 1000원이었다. “국수 주제에 1만 원이 넘는구나”라며 혀를 찼던 기억이 났다. 앞으로 또 몇 년 뒤에는 콩국수 한 그릇이 2만 원이 돼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신사임당 2장이 폴란드 망명 정부의 지폐와 겹쳐 보일 수도 있겠다. 값이 오른 게 어디 콩국수 -
[여명]86세대의 반성문 ‘다시, 민주주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14 06:00:00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 파문이 일파만파 확산하고 있다. 핵심 피의자인 윤관석 의원이 구속됐고 돈 봉투 수수가 의심되는 현역 의원들 명단이 줄줄이 흘러나오고 있다. ‘사법 리스크’라는 시한폭탄을 당에 투척한 당 대표, 상임위원회 질의 시간까지 쪼개 휴대폰을 눌러댄 ‘코인 의원’ 등 갖가지 의혹과 부패 사건이 ‘자칭 진보’ 민주당에서 터져나온다. ‘대한민국의 진보가 무너졌다’는 자조 섞 -
[여명]문재인 판사도, 윤석열 판사도 없어야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11 06:00:00김명수 대법원장의 임기가 다음 달 24일 끝난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고려해 이달 20일 전후 차기 대법원장을 지명할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몇몇 전·현직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이 차기 대법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6년 임기의 대법원장은 전국 법관 3200여 명의 인사권을 행사하고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건을 다루는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재판장 역할을 맡으며 헌법재판관 3인 지명권 등 막 -
[여명] 흉기난동 사건이 우리 사회에 던진 화두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3.08.09 06:30:00흉악 범죄는 과연 예방할 수 있는 것일까. 2002년 개봉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마이너리티 리포트’는 ‘흉악 범죄가 없는 이상적인 사회가 과연 가능한가’라는 물음에서 출발한다. 놀랍게도 영화 속 2054년 미래 사회는 살인과 같은 흉악 범죄가 발생할 수 없는 범죄 청정 도시의 모습으로 그려진다. 살인 등 흉악 범죄가 발 붙일 수 없는 것은 범죄 발생 가능성을 사전에 탐지해 범죄 행위 직전에 현장에서 그를 체포 -
[여명]코인판 증시의 광풍이 그치면
증권 국내증시 2023.08.07 06:00:00테마주 광풍이 무더위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달 26일 코스피와 코스닥을 합한 거래 대금은 하루 62조 2078억 원에 달했다. 코로나19에 따른 초저금리로 증시에 자금이 넘쳐나던 2021년 1월 11일(64조 8386억 원) 이후 역대 2위 수준이었다. 통상 거래가 한산한 휴가철 성수기에 주식거래가 폭발한 것은 올 초부터 시장을 달궈온 2차전지주에 개인투자자들의 자금이 급격히 몰렸기 때문이다. 특히 2차전지주 폭등의 한복판에 -
[여명]'무량판'은 죄가 없다
부동산 정책·제도 2023.08.04 06:00:00“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워낙 슈퍼 발주처다 보니 일감 좀 따보려고 영업 확대를 검토했습니다. 그러나 우리 회사는 끝내 LH 일을 하나도 못 했습니다. ‘LH 전관’이 있어야 수주가 된다고 직원들이 건의했지만 도저히 뽑을 수가 없더군요.” 한 감리 업체의 전직 사장 얘기다. 전관에게는 못해도 연봉 2억 원에 운전기사와 사무실을 내줘야 하는데 그 돈을 쓰려면 실무 직원들의 인건비를 깎아야 하기에 결국 일감을 포기했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