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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상논단]국민연금 운용 이대로 좋은가
오피니언 사외칼럼 2024.07.01 05:30:00지난달 27일(현지시간) 조 바이든과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선거 방송토론이 개최됐다. 바이든 대통령이 정한 시간과 매체에서 진행된 방송토론이었지만 방송토론 이후 바이든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그다지 호의적이지는 않았다. 두 후보 간 입장 차이는 분명해 보인다. 흥미로운 것은 기후변화에 대한 후보 간의 입장 차이다. 환경 문제에 관해서 트럼프는 깨끗한 물과 같은 생활환경에 집중했고, 모든 종류의 에너지를 사용했지만 가장 좋은 환경지표를 보였다면서 에너지 문제의 변화를 시사했다. 트럼프는 파리기후변화협정을 돈 낭비로 폄훼하면서 기후변화 대응도 달라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트럼프가 집권하면 파리기후변화협정을 폐기할지는 불확실하지만 중국이나 인도가 더 많은 기여금을 내야 한다는 압박으로 변화를 시도할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는 대통령 재임 시절 정부의 세제 혜택을 받는 퇴직 연금 등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등 기금의 수익률 제고와 관련이 없는 기준으로 자금을 운용하는 것을 불법화했다. 바이든이 집권하자마자 이 조항을 없앴지만 하원을 장악한 공화당은 트럼프의 정책을 법안으로 만들어 통과시켰다. 바이든은 이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최근에서야 연기금이 ESG 기준을 사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겼다. 트럼프는 선거 기간 내내 규제 완화를 외치고 있지만 정부가 관장하거나 세금 혜택을 받는 분야에서 돈 낭비에 불과한 주장을 기반으로 기금을 운영하는 것은 규제하겠다는 생각을 엿볼 수 있다. 밀턴 프리드먼은 이윤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경영하는 것이 이해관계자들 모두에게 혜택을 준다는 사실을 설파한 적이 있다. 이윤만을 생각하는 경영이 이해관계자 중심으로 경영하는 것보다 투자자는 물론 근로자와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혜택을 준다. 기금운용에서도 마찬가지다. 국민연금을 수익률 중심으로 운용하면 모든 국민연금 가입자에게 혜택을 준다. 국민연금이 특정 환경 투자 사업에 투자하여 수익률이 떨어졌다면, 모든 국민연금 가입자는 손해를 보게 된다. ESG가 국민연금기금 운용의 기준으로 들어올 당시에도 연금사회주의 문제가 제기됐다. 당시에는 국민연금도 매우 조심스럽게 접근했다. 의결권 행사에서도 그림자 투표(shadow voting, 주주총회에 참석하지 못한 주주의 의결권을 주총 참여 주주의 찬반 비율 대로 행사하는 제도)를 실시한다면서 연금사회주의와는 선을 그었다. 2017년 말 이 제도가 폐지되면서 초기만 하더라도 의결권 행사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들이 발표됐다. 이후 의결권 행사가 일상화하면서 경영개입의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국민연금이 대체투자를 늘리면서 사모투자가 올 1분기 74조2000억 원에 달하고 전체 자산 대비 사모투자 비중은 6.7%, 대체투자 자산 대비 사모투자 비중은 42.7%로 증가했다. 사모투자는 헤지펀드 및 사모대출 등을 포함한 투자다. 2021년 10월 자본시장법 시행령이 개정되고 규제가 대폭 완화됐다. 일반 사모펀드와 기관전용 사모펀드에 동일한 운용규제가 적용되고, 사모펀드가 의결권이 있는 주식을 10% 이상 취득해 6개월 이상 지분을 보유해야 할 의무도 사라졌다. 기관전용펀드의 의결권이 일반 사모펀드와 같은 방향으로 행사된다면 경영권을 쉽게 탈취할 수 있게 됐다. 결과적으로 국민연금이 기업 사냥꾼의 뒷돈을 대줄 수 있는 물고가 터진 것이다. 행동주의펀드의 공격을 받는 우리나라 기업의 수가 2019년 8개에서 2023년 77개로 증가했다. 인수합병도 급증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국민의 돈을 강제로 모아서 사모펀드들과 함께 기업사냥을 하고, 회계적 성과만 높이는 구조조정으로 국민경제를 빈 깡통으로 만드는 꼴이 됐다. 국민연금기금이 사기업의 경영에 개입하는 것은 헌법과 국민연금법 위반이다. 위법 행위가 오래 진행돼 연금사회주의에 우리 사회가 물들어 버렸다. 경제 성장과 기업의 밸류업을 위해 ESG를 빌미로 한 국민연금기금의 경영권 개입은 중단돼야 한다. -
워런 버핏에겐 있고, 한국 CEO에겐 없는 것[김흥록 특파원의 뉴욕포커스]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4.06.30 18:27:261976년 발표된 이글스의 유명 팝송인 ‘호텔 캘리포니아’는 후렴구 내내 ‘호텔에 온 것을 환영한다’고 외치다가 정작 마지막 소절에서는 ‘체크아웃을 할 수는 있겠지만 떠날 수는 없다’는 가사로 끝난다. 이글스의 이 가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정책 딜레마를 설명할 때 종종 인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는 정책 소통 분야 연구의 권위자로 평가받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이를 인용했다. 그는 만약 연준이 성명이나 정책 결정 내용을 간략하게만 알리고 풍부한 맥락을 설명하지 않는다면 시장은 성명 문구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해진다고 지적했다. 그렇게 될 경우 연준은 시장의 예민한 반응 때문에 정작 필요한 변화를 적시에 표현하지 못할 리스크가 커진다는 것이다. 그러면 통화정책이 들어올 수는 있지만 나갈 수는 없는 ‘호텔 캘리포니아’의 딜레마에 빠져들게 된다는 논리다. 메스터 총재가 주문한 것은 결국 시장과의 더 많은 소통이다. 이미 연준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때마다 성명을 발표하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45분가량 기자회견을 매번 진행하는 등 전 세계 중앙은행 중에서도 손에 꼽힐 정도로 활발하게 소통하고 있다. 19명의 FOMC 위원들은 수시로 언론과 접촉하고 대중 연설을 통해 통화정책에 대한 자신의 판단을 말한다. 이미 많은 소통 채널을 운영하고 있지만 더 치열하게 소통의 형식과 내용을 고민하고 있다. 이는 연준뿐 아니라 미국의 금융시장을 관통하는 고유의 문화라는 생각이 든다. 미국에서는 주요 상장사 최고경영자(CEO)들이 방송 출연이나 대중 강연을 통해 회사 비전과 성장 계획을 직접 설명한다. 코미디언이 진행하는 팟캐스트까지 가리지 않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물론, 젠슨 황 엔비디아 CEO도 올 3월 미디어 간담회를 열고 사업 현황과 중장기 계획을 소상히 설명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회장, 브라이언 모이니한 뱅크오브아메리카 CEO도 언론의 단골 손님이다. 그렇다고 이들이 회사 주가에 좋은 이야기만 하는 것도 아니다.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은 올해 연례 주주총회에서 투자할 수 있는 곳이 별로 없다는 고충을 솔직히 털어놓기도 했다. 이렇듯 솔직한 소통 방식이 과연 득이 될까. 메스터 총재는 “(더 많은 소통을 할수록) 결정의 변화가 있을 때 시장 참여자와 일반 대중은 이를 약속 위반으로 인식하지 않게 되며 결국 신뢰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투명성과 소통이 안정성을 의미한다는 점은 정책 당국이나 일반 기업이나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미국 상장사와 비교하면 국내 상장 기업의 소통 문화는 여전히 폐쇄적이다. 일부 대기업 CEO가 신제품 출시 등 이벤트에 맞춰 언론과 접촉하기는 하지만 투자자나 이해관계자들을 위한 일상적인 공개 소통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내로라하는 국내 기업의 CEO나 오너 중에서는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이들이 적지 않다. 심지어 개방적 문화를 가진 업종으로 불리는 테크 업계의 창업자들조차 직접 회사의 리스크나 비전을 자신의 입으로 설명하는 모습을 보기 힘들다. 대규모 투자 계획이 별다른 설명 없이 미뤄지거나 취소·변경되는 모습을 보면 투자자들에게는 의심과 불확실성만 남을 뿐이다. 기업 스스로 호텔 캘리포니아의 문제를 키우고 있는 셈이다. 최근 국내 개인투자자의 미국 주식 보관 금액이 115조 원을 돌파해 2011년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개방적인 글로벌 기업들을 접할수록 한국 상장사들의 폐쇄적인 소통 방식에 대한 불만과 불신도 커질 것이다. 한국의 경제 규모나 위상은 커졌지만 국내 주요 주가 지수는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국내 상장사들이 주가 상승에 소극적이라는 투자자들의 불만은 극에 달하고, 정부도 증시 밸류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회사의 가치에 대해 제대로 평가받고 싶은가. 무엇보다 투명한 정보를 바탕으로 솔직하게 소통하라. 투명성은 안정성을 낳고, 안정성은 시장이 좋아하는 덕목이다. -
2분기 어닝시즌 개막…파인엠텍 등 실적株 주목을 [이번주 추천주]
증권 국내증시 2024.06.30 17:38:56삼성전자를 시작으로 2분기 ‘어닝시즌’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는 가운데 국내 증권사들이 실적이 개선되는 반도체·화장품·바이오 종목을 주간 추천주로 제시했다. 30일 유안타증권은 파인엠텍(441270)을 이번주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파인엠텍은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에 내장힌지를 납품하는 기업이다. 유안타증권은 삼성전자가 하반기 중 신규 폴더블폰을 연달아 내놓는다는 점에 주목했다. 삼성전자는 신규 폴더블 스마트폰을 7월 출시하고 4분기 중에는 보급형 폴더블폰을 내놓을 계획이다. 아울러 신사업인 전기차 모듈하우징 매출이 신규 공장 완공 이후 증가할 것이라는 점도 투자 포인트로 제시했다. 유안타증권은 원익QnC(074600)도 추천주로 제시했다. 원익QnC는 반도체용 쿼츠(석영유리)를 제조·가공하는 기업이다. 유안타증권은 원익QnC에 대해 “2025~2026년 메모리반도체 설비투자 재개가 본격화될 전망인데, 전공정 투자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은 원익QnC 실적에 긍정적”이라며 “인텔·삼성전자 등 북미 파운드리 설비투자 확대에 따라 세정부분 영업이익 기여도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증권은 코스닥 바이오 대장주로 떠오른 알테오젠(196170)을 추천했다. 알테오젠은 피하주사(SC) 제형의 플랫폼을 글로벌 빅파마에 제공하는 기업이다. 삼성증권은 알테오젠이 글로벌 제약사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는 키트루다SC 등의 임상 결과가 나올 경우 주가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하나증권은 실리콘투(257720)와 KCC(002380)를 주간 추천 종목으로 제시했다. 실리콘투는 화장품을 매입해 다양한 국가에 판매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실리콘투는 지난해 말 7710원에서 6월 마지막 거래일인 28일 4만 7000원으로 6배 넘게 주가가 급등했다. 하나증권은 화장품 산업의 고성장에 힘입어 실리콘투의 실적 역시 크게 성장할 것으로 봤다. 하나증권은 실리콘투가 올해 매출 6500억 원, 영업이익 12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는데, 이는 전년 대비 각각 90%, 150% 증가한 것이다. 내년에도 영업이익 증가세가 이어져 1703억 원까지 이익 규모가 커질 것으로 봤다. 하나증권은 KCC에 대해서는 실리콘 부문이 성장성에 주목했다. 최근 실리콘 부문은 지난해 업황 자체가 약세를 보이면서 수익성이 악화됐으나 최근 안정화되기 시작한 데다 주요 계약 구조를 바꾸면서 원가 부담이 낮아졌다. 이에 1분기 실리콘 부문의 실적 호조세에 힘입어 KCC가 ‘어닝 서프라이즈’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울러 하나증권은 KCC가 보유 중인 자사주와 유가증권 등으로 밸류업 동참이 가능할 것으로 봤다. -
신한금융, 일본 도쿄서 애널리스트 데이 개최…진옥동 "밸류업은 중요한 과업"
경제·금융 은행 2024.06.30 11:12:39신한금융그룹이 일본 도쿄에서 한국의 금융 애널리스트 20여 명과 일본의 자본시장 전문가들을 한 자리에 초청해 일본의 성공적인 기업 밸류업 사례를 공유하는 '신한금융그룹 애널리스트 데이'를 개최했다. 신한금융은 이달 27일과 28일 국내 금융 애널리스트의 이해도 제고 및 신한금융의 적극적인 추진 노력을 대내외에 알리기 위해 이번 자리를 마련했다고 30일 밝혔다. 첫날 세미나에는 일본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정책 실무를 담당하는 호리모토 요시오 일본 금융청 국장과 아오 카츠미 도쿄증권거래소 이사가 참석해 각각 일본의 기업가치 제고 방안 도입 취지 및 적용 과정,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증권거래소의 주요 정책을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와 함께 신한금융은 일본의 자본시장 전문가들에게 그룹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진행 상황을 공유하며 제도의 성공적인 안착을 위한 그룹의 계획과 의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했다. 이튿날에는 미즈호 종합연구소와 키라보시 금융그룹을 방문해 일본 금융사들의 기업가치 제고 관련 우수 사례를 공유하고 이에 대한 성공 요인과 노력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이번 행사에 참석한 금융 애널리스트는 “이번 기회를 통해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을 먼저 경험한 일본 사례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었다”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신한금융그룹의 확고한 의지를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진옥동 회장은 27일 만찬에 깜짝 등장해 이번 행사에 참석한 한국 금융 애널리스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진 회장은 일본의 성공 사례와 신한금융의 밸류업 추진 방향성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며 제도 정착 및 발전을 위해 모두 함께 힘을 모아 주길 당부했다. 진 회장은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우리 후대에 지속 가능한 미래를 선물하기 위한 중요한 과업”이라며 “신한금융은 사명감을 갖고 대한민국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선도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금투세 피난처라던데…만능 절세 통장 ISA 가입해볼까 [선데이 머니카페]
증권 국내증시 2024.06.30 06:00:00금융투자소득세 시행을 6개월 앞둔 지금, 국내 투자자들의 고민은 커져만 가고 있습니다. 여당과 정부는 금투세 폐지를 주장하고 있지만, 야당이 ‘부자감세’라며 폐지를 완고히 반대하면서 정말 6개월 뒤에 금투세가 시행될지, 폐지될지 아무도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 닥쳤습니다. 이에 투자자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기 시작했습니다. 제1의 대안으로 떠오른 건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입니다. ISA는 주식 매매 차익에 대해 과세하지 않기 때문에 금투세를 피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이 연신 문을 두드리며 큰 관심을 드러내고 있죠. 이번 선데이 머니카페에서는 ISA, 그 중에서도 투자중개형 ISA가 얼마나 크게 성장해왔는지, 왜 ISA가 금투세의 대안으로 떠올랐는지 다뤄보겠습니다. 2021년 2월 출시한 투자중개형 효과…증권 가입금, 은행 첫 추월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증권사 ISA 가입금액은 13조 9383억 원으로 은행의 ISA 금액인 13조 7115억 원을 뛰어넘었습니다. 이는 2021년 2월 투자중개형 ISA가 도입된 이후 처음입니다. 3년 동안 급속도로 성장해 온 투자중개형 ISA는 올해 1월 10조 원을 넘어섰고 올해만 4조 원 넘는 투자금이 몰리면서 결국 은행을 뛰어넘었습니다. 투자중개형 ISA의 강점은 예·적금과 금융사가 정한 펀드 등 투자 상품이 제한적인 은행 ISA와 달리 투자자가 직접 국내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등 여러 자산군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해외 주식이나 해외 상장 ETF에는 투자할 수 없지만, 국내에 상장된 여러 해외 ETF에 투자할 수 있습니다. ISA는 예적금·펀드·ETF·주식 등에 투자하면 200만 원(서민·농어민형 400만 원) 한도로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다양한 종류의 투자 자산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계좌입니다. 절세 효과가 비교 불가할 정도로 훌륭해 절세 만능 통장으로 불리기도 하죠. 금투세 피하자…ISA로 피신하는 개미들 투자중개형 ISA가 투자자 사이에서 인기몰이에 성공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먼저 금투세를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이 투자자들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금투세는 연간 5000만 원을 넘는 금융 상품 투자 이익에 대해 20~25%의 세금을 매기는 정책으로 내년 초 시행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ISA 계좌 내에서 발생한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모두 비과세가 적용됩니다. 국내 상장 해외 ETF를 거래할 때나 배당, 이자 소득에 대해서는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지만, 매매차익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지 않는 구조인 거죠. 1년 한도가 2000만 원인 현행 ISA 구조를 고려해 금투세 시행 전 미리 ISA에 가입하려는 투자자들도 다수였습니다. 미리 ISA에 가입해 투자 한도를 1년치 한도인 2000만 원이라도 먼저 늘리려는 똑똑한 투자자들이 먼저 움직인 겁니다. 실제 투자 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393만 명에서 5월 말 443만 명으로 50만 명이 늘었습니다. 반면 은행 ISA 가입자 수는 같은 기간 99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오히려 줄었습니다. 은행에서 가입하는 ISA는 예·적금 등 상품에서 발생하는 이자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노리는 투자자들이 많은데, 올해 은행 가입자는 줄고 증권은 늘어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두 번째 이유는 해외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었다는 점입니다. 해외 ETF 매매차익은 이자소득으로 간주돼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는데, 이를 연간 200만 원, 서민·농어민형은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져 세금을 내지 않고 해외 주식에 투자하고 싶은 투자자들이 투자중개형 ISA를 선택했습니다. 5월 말 기준 해외 ETF 투자 비중은 21.7%로 주식(42.4%)에 이어 2위를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ETF의 비중이 15.5%고 해외 ETF는 4.3%에 그쳤지만 올 들어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역대급 강세를 나타내자 해외 ETF 투자 비중이 5배가량 커졌습니다. 세제혜택 강화 초읽기…개미들 “금투세 폐지도 이뤄지길” ISA가 서민 자산증식 수단이라는 인식으로 인기몰이를 이어가다 보니 정치권도 ISA 세제혜택을 강화하는 안을 추진하기 위해 분주합니다. 이달 초에는 여당인 국민의힘이 금투세 폐지와 함께 ISA 납입 한도를 높이는 안을 당론으로 채택해 발의했습니다. 올해 초에는 정부가 ISA 납입 한도를 연 4000만 원, 총 2억 원으로 기존보다 두 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했는데, 22대 국회 진용을 갖춘 정치권이 힘을 불어넣기 시작했습니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1대 국회 폐원으로 폐기됐지만 여당은 22대 국회에서 ISA 비과세 한도 상향 등을 추진하기로 했고 야당 역시 현재 ISA 계좌 납입 한도를 현재보다 상향하고 납입금을 전액 비과세해 세제 혜택을 주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여야 모두 납입·비과세 한도 증액과 투자 대상 확대 등 ISA 세제 혜택 강화를 공언해 이번 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세제혜택 강화에 발 맞춰 금투세를 폐지해 국내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는 주장에 점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ISA 혜택을 강화하고 동시에 금투세는 폐지해 국내 증시에 자금을 꾸준히 끌어들일 동력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죠. 특히 정부가 추진 중인 밸류업 프로그램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이 세 가지 요인이 맞물려 국내 증시에 자금이 유입되고 증시를 떠받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미국, 일본, 인도 증시가 활활 타오를 때 소외됐던 한국 증시가 올해를 기점으로 다시 활력을 얻기를 기원해봅니다. -
"금투세 피하자"…증권사 ISA 가입금액, 은행 추월했다
증권 국내증시 2024.06.28 17:23:50증권사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가입 금액이 올해만 4조 원 넘게 증가하면서 처음으로 은행을 추월했다. 내년에 금융투자소득세가 시행돼도 ISA 내 주식을 매매해 생긴 차익은 금투세 산정에 반영되지 않기 때문에 ISA 우산 아래 세금을 피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정치권에서 ISA 납입 한도와 비과세 한도를 늘려주려는 움직임이 있어 증권사 ISA 가입을 서두르는 모양새다. 2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올 5월 말 기준 증권사의 ISA 가입 금액은 13조 9383억 원으로 은행의 ISA 가입 금액인 13조 7115억 원을 넘어섰다. ISA는 예적금·펀드·상장지수펀드(ETF)·주식 등에 투자하면 200만 원(서민·농어민형 400만 원) 한도로 비과세 혜택을 주는 상품으로 다양한 종류의 투자 자산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절세 만능 통장으로 불린다. 증권사의 ISA가 인기몰이를 이어가고 있는 것은 금투세 폐지 여부가 불확실해진 것과 연관이 깊다. 국내 주식과 채권 등 투자에서 5000만 원을 초과한 금융 상품 투자 이익에 20~25% 세금을 매기는 금투세는 내년부터 시행될 예정인데 매매 차익에 대해 비과세가 적용되는 ISA 계좌에 미리 가입하려는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 투자 중개형 ISA 가입자 수는 지난해 말 393만 명에서 5월 말 443만 명으로 50만 명이 늘었다. 반면 은행 ISA 가입자 수는 같은 기간 99만 명에서 90만 명으로 오히려 줄었다. 투자 전문가들은 금투세 절세 혜택을 노린 투자자들이 미리 투자 중개형 ISA에 가입해 투자 한도를 극대화하려는 움직임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현재 ISA는 1년에 2000만 원씩 최대 5년 동안 1억 원까지 납입이 가능하다. 금투세 도입 전에 미리 ISA 계좌를 만들어 1년치 한도인 2000만 원을 추가 납입하려는 투자자들이 크게 늘어난 셈이다. 해외 ETF 매매 차익에서 발생하는 배당소득세를 절감할 수 있다는 점도 투자 중개형 ISA 가입금 증가로 이어졌다. 현재 ISA는 해외 주식 직접투자와 해외시장에 상장된 ETF 투자가 불가하다. 대신 국내에 상장된 해외투자 ETF에는 투자가 가능한데 현행 세금 시스템상 해외 ETF들의 매매 차익은 배당소득으로 간주돼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된다. 하지만 투자 중개형 ISA에서는 연간 200만 원(서민·농어민형 400만 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진다. 실제 5월 말 기준 해외 ETF 투자 비중은 21.7%로 주식(42.4%)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는 국내 ETF의 비중이 15.5%고 해외 ETF는 4.3%에 그쳤지만 올 들어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역대급 강세를 나타내자 해외 ETF 투자 비중이 5배가량 커졌다. 한 증권 업계 임원은 “미국 증시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났는데 상대적으로 높은 세율이 부담스러운 투자자들이 일정 수준까지 비과세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투자 중개형 ISA로 유입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ISA 혜택 강화를 본격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강해지면서 추후 투자 중개형 ISA의 인기몰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12일 국민의힘은 금투세 폐지와 함께 ISA 납입 한도 상향안을 당론으로 발의했다. 앞서 올해 초 정부는 ISA 납입 한도를 연 4000만 원, 총 2억 원으로 기존보다 두 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배당·이자소득세 비과세 한도 역시 일반형은 기존 200만 원에서 500만 원, 서민·농어민형은 4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리겠다고 공언했고 금융소득종합과세자가 가입할 수 있는 국내 투자형 ISA도 신설하겠다고 한 점도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김재은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21대 국회 폐원으로 폐기됐지만 여당은 22대 국회에서 ISA 비과세 한도 상향 등을 추진하기로 했고 야당 역시 현재 ISA 계좌 납입 한도를 현재보다 상향하고 납입금을 전액 비과세해 세제 혜택을 주자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여야 모두 납입·비과세 한도 증액과 투자 대상 확대 등 ISA 세제 혜택 강화를 공언해 이번 국회에서 해당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추후 여야 간 극적 합의로 금투세가 폐지된다고 해도 ISA에 대한 수요는 밸류업 프로그램 본격화에 따라 꾸준히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주요 상장사의 배당이 늘어날수록 절세하려는 수요 역시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꾸준한 배당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이 급증했다는 점과 추후 밸류업 프로그램의 영향에 고배당 주식과 ETF가 시장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ISA 계좌에 대한 인기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우리금융,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발간
경제·금융 은행 2024.06.28 15:02:06우리금융그룹은 지난해 지속가능경영 성과를 담은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고 28일 밝혔다. 우리금융은 매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ESG경영 활동과 성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왔다.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국제 표준인 GRI 등 ESG 글로벌 공시기준을 준수해 작성했으며 전문검증기관으로부터 제3자 검증을 완료했다. 이번 지속가능경영보고서는 ‘기후변화 관련 재무공개를 위한 태스크포스(TCFD) 리포트’를 통해 △그룹 중장기 탄소 감축 목표 수립 △과학기반 탄소 감축 목표 이니셔티브(SBTi) 인증 획득 △핵심 관리 산업의 금융배출량 감축 목표와 방안 등 2050년 넷제로 달성을 위한 계획을 크게 세 부문으로 구분해 작성됐다. 보고서에는 ‘상생금융 3·3패키지’ 등 실질적인 민생금융 지원을 통한 상생금융 실천과 우리금융 산하 비영리재단이 진행한 ‘굿윌스토어 건립 프로젝트’, ‘우리루키 프로젝트’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이 수록됐다. 또한 △금융소비자보호 △고객중심경영 △인재경영 등에 대한 정보 공개 범위도 확대했다. 이밖에도 이 보고서에는 △분기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 등 기업 밸류업 활동 강화 △이사회 다양성 확대 △기업문화 혁신 등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을 위한 우리금융의 실질적인 개선 활동과 성과도 포함됐다.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은 “우리금융은 ‘금융을 통해 우리가 만드는 더 나은 세상’이라는 ESG 비전을 달성하고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임직원이 합심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콜마비앤에이치, '기업가치 제고 계획' 예고 공시
증권 국내증시 2024.06.28 12:32:45화장품과 건강기능식품 ODM(제조업자 개발 생산)기업 콜마비앤에이치가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수립해 내년 1분기 중 공시할 예정이라고 28일 밝혔다. 기업 밸류업 공시로는 8번째이며 안내 공시로는 5번째다. 콜마비앤에이치는 한국콜마그룹의 계열사로 2004년에 설립됐으며 2015년에 미래에셋 제2호스팩과 합병을 통해 코스닥 시장에 상장됐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연결 기준 올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16.3% 증가한 1199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한 95억 원을 기록했다. 증권 업계에서는 올 하반기 콜마비앤에이치가 국내 화장품 인기 속 수출 증가에 힘입어 좋은 실적을 기록할 것을 내다봤다. 콜마비앤에이치는 앞서 19일부터 사흘간 중국 상하이 국립전시컨벤션센터(NECC)에서 진행됐던 세계 최대 규모 건강기능식품 박람회 ‘2024 HNC 엑스포’에 참여하며 개발 중인 신규 제품을 소개하는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에 나섰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중국 대형 로컬 업체의 매출 증가 및 신규 수주 확보로 외형이 큰 폭 성장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
신영운용 ‘신영밸류고배당펀드’, 설정 후 892%↑…코스피 2.5배
증권 재테크 2024.06.28 10:16:49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 수익률이 지난 21년간 10배 가까이 불어나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의 2.5배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으로 배당이 증가하는 기업에 대한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오랜 기간 동안 노하우를 축적해온 고배당펀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신영자산운용은 28일 “KG제로인에 따르면 신영밸류고배당펀드C형은 2003년 설정 후 누적 수익률 891.8%를 기록중”이라며 “최근 1년 수익률도 18.3%로 양호한 성과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펀드는 저평가 우량 배당주에 집중해 투자한다. 신영운용은 △합리적이고 일관된 배당정책과 재무안정성 보유한 종목 통해 안정적 배당 수익 추구 △펀드 배당수익률이 코스피 배당수익률 대비 높은 수준 유지 △기업 펀더멘털 회복 및 미래 성장성까지 고려한 저평가 종목 투자 통해 장기적으로 자본 수익 추구 등 원칙을 지키는 투자를 강조했다. 김화진 신영자산운용 운용본부장은 “업종간 저평가와 배당 매력, 업황 강도를 비교해 업종 내 우량 배당주를 발굴하고 시장과 차별적 성과가 기대되는 개별 종목의 선별투자가 중요하다”며 “단순히 밸류에이션 지표가 낮다는 이유만으로 주가 상승을 기대하기보다는 주주환원 의지가 확고하고 그 근간이 되는 이익이 증가하는 기업의 재평가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한편 신영자산운용은 지난 4월 엄준흠 대표이사 취임 후 기업분석 역량을 강화하고 팀 중심의 운용 및 프로세스 구축으로 역량을 집중시키고 있다. 엄 대표는 “고객 수익률 극대화는 장기투자에서 나온다”며 패시브 전략이 넘쳐나는 시대에 장기 가치투자 전문 운용사로서 일관성을 유지해 나갈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그는 이어 “당사 투자철학 및 펀드에서 보유 중인 기업에 대한 투자의견과 다양한 장기투자 인사이트에 대해 고객과 투명하게 소통할 것”이라며 “100년 이상 가는 가치투자를 목표로 하고 진정한 국내주식 투자 수단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운용하겠다”고 강조했다. -
NH證 “한국금융지주 PF 위기 마무리 수순…목표가 상향”
증권 국내증시 2024.06.28 08:14:34NH투자증권(005940)이 한국금융지주(071050)에 대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기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28일 NH투자증권은 한국금융지주의 목표주가를 기존 8만 6000원에서 9만 원으로 상향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2년간 금리 인상으로 인해 본업의 경쟁력이 돋보이지 못했으나 저금리 기조, 주식시장 활성화, PF 시장 연착륙과 함께 이익 회복이 가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금융지주의 실적 추정치도 상향했다. 윤 연구우너은 “2분기 지배순이익은 2223억 원으로 시장 평균 추정치를 상회할 것”이라며 “금융당국의 PF 정상화 방안에 따라 사업성 평가 진행에 매분기 손실을 인식할 가능성이 높아 2분기에는 약 1000억 원을 인식할 예정인데 이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다만 한국금융지주가 밸류업 프로그램에 동참하지 않는 기조라는 점은 아쉽다고 꼬집었다. 그는 “타사와 달리 본업에서의 수익 확대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 원칙을 고수하고 있고 자사주 계획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기업가치 제고가 강조되는 시점에서 경쟁사와의 주가 차별화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실적 개선 증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이슈&와치]"이사 충실의무 확대 등 중구난방 발표…정책혼란 부채질"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4.06.27 18:59:33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7일 금융감독원이 주도하고 있는 상법 개정 이슈에 대해 “금감원장은 법률 전문가고 어떤 생각을 하는지 잘 안다”며 “건설적 논의를 위해 화두를 던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전날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를 자본시장법 특례 규정을 통해 추진하겠다고 했다. 최 경제부총리는 “(금감원장의 행동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며 두둔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30%라는 상속세율 인하 목표를 제시한 대통령실에 대해서도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고 재확인했다. 최 부총리의 설명에도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구난방식 정부 대응이 정책 혼란을 키운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부터 금융투자소득세, 상법, 농산물 유통까지 법률이나 행정권한이 없는 부처에서 고위 공직자의 설익은 발언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정책은 기재부가 하거나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논의를 주도하는 것이 맞다”며 “소관이 아닌 부처에서 정책 발언이 나오면 일관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16일 미국 뉴욕 투자자설명회(IR)에서 “밸류업 프로그램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상법상 주주 이익에 대한 이사의 충실 의무가 무조건 도입돼야 한다”고 처음으로 상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이사회 이사들의 충실 의무 대상을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겠다는 의도였다. 주무 부처인 법무부나 금융정책을 담당하는 금융위원회가 아닌 금감원에서 이슈를 제기한 것이다. 정치권과 경제계에서 배임 소송 문제를 제기하자 이달 14일에는 “배임죄는 차라리 폐지하는 게 낫다”고 밝혔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 원장이 정부 입장을 대변해 힌트를 주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시장에서는 “부처 장관들 대신 금감원장이 정하는 것이냐”며 혼란스러워 했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당정 간 내밀한 정책 조율을 거친 뒤 발표해도 여소야대라 추진이 어려운 형편”이라며 “(소관 부서가 아닌 곳에서) 어젠다를 주도하는 모습은 국정운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으로 분류되는 인물”이라며 “자칫 측근 그룹만 스피커가 될 수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이 원장은 26일에도 밸류업과 관련한 세제 개편 논의가 이뤄질 때 상속세 완화와 관련한 의견을 피력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상속세 과표나 세율이 오랜 기간 억눌려져 국민의 상당수가 몇 년 이내에 상속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전했다. 이를 두고 관가에서는 “부총리가 할 법한 일들”이라는 말이 흘러나온다. 정부는 부인하지만 여당·정부·대통령실도 유기적으로 돌아가지는 않는 분위기다. 앞서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상속세 최고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에 맞춰 30%로 인하해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했지만 이튿날 최 부총리는 “(성 실장의 발언은) 검토 가능한 여러 대안 중 하나”라며 확답을 피했다. 최 부총리는 “성 실장 발언의 방향성에는 공감한다”면서도 “경제정책 사령탑은 기재부”라고 밝혔다. 정치권에 따르면 20일 진행된 국민의힘 재정·세제개편특별위원회 회의에서 기재부는 상속세율을 30%대로 낮추고 유산취득세 형태로 전환하자는 대통령실의 제안에 난색을 표했다. 염 교수는 “기재부는 지금 세수 부족도 고려하면서 경제구조 개혁도 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안고 있다”며 “(중구난방식 정책 토론보다) 면밀한 조율을 거친 뒤 기재부가 정책 결정을 주도하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최근에는 한국은행이 식료품 물가를 놓고 농림축산식품부와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가 국내 농산품·식료품 물가를 낮추기 위해 유통 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지적하자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이 “농업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발언”이라고 맞받아쳤다. 그러자 한은 물가통계팀은 송 장관이 근거로 삼은 데이터는 국가별 물가 수준을 비교하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자료를 내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부처 간 조율 없이 정책이 나오고 상황을 진단하다 보니 정부 내부의 이견이 노출되고 있다”며 “문제점이 보이고 논쟁이 길어지면 국민들이 정책에 갖는 기대감도 떨어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렇다 보니 정책의 주도권을 야당에 빼앗기는 듯한 장면도 나온다. 총선 직후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종합부동산세 다주택 중과를 페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고 반도체 지원의 경우 야당이 100조 원 규모의 지원 패키지를 제시했다. 정부안인 26조 원대와 비교하면 ‘통 큰’ 지원인 셈이다. 전직 장관 출신 인사는 “내부적으로 부처끼리 인식이 공유된다고 해도 주무 부처가 아닌 곳에서 여러 얘기가 쏟아지고 나중에 담당 부처에서 결정하는 게 달라지면 이를 받아들이는 국민과 기업 입장에서는 뭐가 맞는지 헷갈려 앞으로 어떻게 될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정제되고 일관된 메시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SK그룹 시총, 상반기 38% 늘어…포스코그룹은 -26%
증권 국내증시 2024.06.27 06:05:00인공지능(AI) 붐과 강달러 장기화로 반도체와 자동차 등 수출 실적주들이 인기를 끌면서 SK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시가총액이 지난해 말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해 ‘2차전지’ 열풍으로 약진했던 LG그룹과 포스코그룹은 올해 전기차 캐즘(대중화 직전 일시적 수요 둔화)으로 부진에 빠졌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그룹의 시가총액은 246조 4695억 원으로 올 들어 30% 넘게 상승했다. 올 1월 이미 시가총액 168조 원을 돌파해 당시 166조 원이던 LG그룹을 밀어낸 SK그룹은 격차를 더욱 벌리며 2위 자리를 공고히 했다. SK그룹이 6개월간 기록한 시가총액 상승률은 국내 5대 기업집단 중 가장 높은 수치다. SK그룹 전체 시총 비중에서 70% 넘게 차지하는 SK하이닉스(000660)를 포함한 반도체 관련 계열사들의 활약이 컸다. SK하이닉스는 전 세계 AI 열풍의 중심에 서 있는 엔비디아와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계약을 맺으며 탄탄대로를 걷고 있는 중이다. 올 들어 외국인투자가가 3조 8000억 원가량을 순매수하며 주가가 무려 70% 가까이 급등했다. 이달 25일에는 종가 기준 162조 3445억 원의 시총을 기록하며 혼자서 현대차(005380)그룹 상장사 12개 시총(159조 5148억 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반도체 소재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C(011790) 역시 지난해부터 공들여온 미국 투자가 성과를 보이고 있는 것과 더불어 지난달에는 미국 정부 보조금 혜택 전망이 등장하며 올 들어 주가가 75.28% 상승했다. 지난해 2차전지로 흥했던 LG그룹은 전기차 업황 둔화로 타격이 큰 모양새다. 26일 기준 LG그룹의 시총은 156조 614억 원으로 6개월 새 30조 원가량 줄며 지난해 대비 순위도 두 계단이나 하락했다. LG그룹 전체 시가총액 비중에서 절반을 차지하는 LG에너지솔루션(373220) 주가는 올 들어 20% 넘게 감소했다. 기업 밸류업 기대로 국내 주식 투자 규모를 늘리고 있는 외국인마저 외면하는 모양새다. 중국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석유화학산업 불황도 뼈아팠다. LG에너지솔루션 다음으로 기여도가 높은 LG화학(051910) 주가도 올 들어 30% 가까이 빠졌다. 정보기술(IT) 기기 및 가전제품 수요 증가와 애플 신제품 출시 등으로 LG전자(066570)와 LG이노텍(011070)이 선전을 보이고 있기는 하나 하락 국면을 바꾸기에는 부족하다. LG그룹과 마찬가지로 지난해 2차전지 혜택을 입었던 포스코그룹도 올 들어 시총이 25조 원 가까이 감소했다. 지난해 69만 4000원까지 치솟았던 포스코퓨처엠(003670) 주가는 이날 25만 4500원에 거래를 마치며 6개월 새 30%가량 하락했다. 2차전지와 함께 주력 업종으로 삼고 있는 철강 부진도 시총을 끌어내렸다. 철강 업황은 최대 수요처인 중국 부동산 수요가 회복되지 않으면서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POSCO홀딩스(005490) 주가도 최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는 등 올 들어 27.13% 하락했다. 지난해 4위에 머물렀던 현대차그룹은 정부의 기업 밸류업 정책 수혜와 함께 고환율 장기화로 역대급 자동차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3위에 올라섰다. 현대차와 기아(000270)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두 업종 모두 올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을 지배했던 저(低)주가순자산비율(PBR)과 수출실적주 이중 혜택을 받으며 외국인의 집중 투자 대상이 됐다. 올 들어 외국인들은 현대차와 기아 주식을 각각 3조 4350억 원어치와 1조 76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에 힘입어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각각 42.26%, 30.80% 상승했다.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672조 587억 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23% 늘며 변동 없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네이버(NAVER(035420))와 카카오(035720)는 올 들어 시가총액이 30% 가까이 감소하며 체면을 구겼다. 이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태로 홍역을 치뤘던 태영그룹 주가 감소율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온라인 광고 시장 불황과 더불어 추진 중인 AI 사업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보이지 못해 당분간 상승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이다. 전문가들은 올 하반기에도 특정 종목 중심으로 순환매 장세가 이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반도체·자동차·화장품 등 기존 주도 업종이 상반기 때처럼 증시를 이끌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와 관련해서는 11월 미국 대선 전까지는 낙관적인 상황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장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수요 회복이 확인되기 전 베팅은 위험하다”고 말했다. -
이사 충실의무 확대…자본법 손질해 추진
증권 정책 2024.06.26 17:47:22금융감독원이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로 확대하는 방안과 관련해 상법이 아닌 자본시장법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포괄적으로 검토하고 나섰다. 다만 법 소관 부처인 금융위원회와는 별도로 살펴보는 작업인 데다 기업공개(IPO) 시장이 크게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 실제 현실성 있게 추진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정부가 추진하는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 확대와 관련한 여러 방안 중 하나로 자본시장법 개정을 모색하고 있다. 법무부가 주관하는 상법 개정으로는 해당 제도를 서둘러 도입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 아래 그 대상을 금융위 관할 법이자 특별법인 자본시장법으로 돌린 셈이다. 당국이 이사의 충실 의무 확대 내용을 자본시장법에 넣는다면 그 자리는 제3장의 2 ‘주권상장법인에 대한 특례’의 하위 조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상법 개정안과 달리 상장 회사에만 적용되는 규정이다. 금감원은 2009년 자본시장법 시행 전까지는 기업 지배구조 소관법이 상법이 아닌 증권거래법이었다는 점에 착안해 이 방안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비상장사에는 개인 주주가 적어 최대주주와 일반 주주 간 이해 충돌이 대부분 상장사에서 일어난다는 사실도 감안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상장회사회관에서 열린 ‘지배구조 개선 세미나’ 직후 기자들에게 관련 질문을 받고 “상법의 적용 범위가 넓다는 점을 우려해 상장법인만 대상으로 적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일부 전문가들의 주장을 본 적이 있다”며 “정해진 것은 없지만 어떤 방안이든 의견을 모을 필요는 있다”고 말했다. 재계는 이 같은 방안이 현실화될 경우 비상장 기업들이 IPO를 꺼리게 돼 ‘증시 활성화’라는 취지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법이든, 자본시장법이든 기업 경영을 압박하는 수단을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도 “자본시장법 개정 논의는 금시초문”이라며 선을 그었다. 정철 한국경제인협회 연구총괄대표는 “상법 개정이 장기적 기업 발전을 저해하고 경영 현장에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고 강조했다. -
재계 반발에 상장사부터 옥죄나…IPO 위축·사외이사 기피 우려
증권 국내증시 2024.06.26 17:47:09금융감독원이 자본시장법 특례 규정을 통해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를 추가하는 방안을 고려하는 것은 일반법인 상법 개정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국가법령정보센터에 따르면 상법은 2010년 이후 15차례 개정에 그쳤으나 같은 기간 자본시장법은 69차례나 개정 시행됐다. 일반법인 상법 적용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특별법으로 주권상장법인에만 제한적으로 영향을 미친다는 점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소관 부처인 법무부가 추상적인 규정이 될 수 있다며 상법 개정에 미온적인 입장이라 일종의 우회로를 찾은 셈이다. 그러나 자본시장법 특례를 통해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에 주주를 포함할 경우 자본시장에 미치는 충격은 상법 개정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장 상장사 부담이 커지면서 자발적 상장폐지에 나서는 기업이 늘어날 가능성이 제기된다. 기업공개(IPO)도 크게 위축되면서 국내 자본시장 기능이 자칫 망가질 수 있다는 우려도 높다. 금융투자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스닥 상장사는 지금도 사외이사를 구하기 힘든 실정인데 자본시장법 특례 등으로 상장사의 이사 의무가 확대되면 이사 후보자를 구할 수조차 없게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입법 권한이 없는 금감원이 자본시장법 소관 부처인 금융위원회 등 정부 내 협의도 없이 중대 사안을 공론화하는 것에 대해서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반응이 많다. 상법 개정만 해도 찬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 중인데 배임죄 폐지·축소 등 형법 개정에 이어 자본시장법 특례까지 쟁점만 늘리는 형국이다. 다만 금감원은 해당 사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검토한 적이 없고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민 중인 단계라며 목소리를 낮췄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학계나 전문가들이 상장법인만을 대상으로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주장이 있다는 것을 본 적 있다”며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공론화하는 과정에서 어떤 의견이든 모을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속내를 들여다보면 금감원은 자본시장법 특례까지 살펴볼 정도로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날도 이 원장은 경제단체들이 주최한 ‘기업 밸류업을 위한 지배구조 세미나’에 참석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적 원인으로 기업 지배구조의 모순을 꼽았다. 상법 개정을 직접 언급하지 않았으나 주요 20개국(G20),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기업 지배구조 원칙 등 글로벌 기준에 맞게 자본시장을 개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G20·OECD는 이사에게 회사와 주주에 대한 최선의 이익을 위해 행동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이 원장은 “주주 권리 행사가 보호·촉진되고 모든 주주가 합당한 대우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기업지배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계는 상법 개정안이 현행 법체계를 훼손할 뿐만 아니라 소송 남발 가능성, 경영권 위협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날 세미나에서 권재열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회사법의 근간을 건드리면 큰 부작용이 있을 것”이라며 “국내 주식투자 인구가 1400만 명이 넘는데 이사가 모든 주주의 비례적 이익을 위한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상징적 의미로 이사의 충실 의무 조항을 개정하더라도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준혁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충실 의무 규정은 일반 규정이라 법원이 구체적 사안에서 어떤 판단을 내릴지 정확하게 예측하기 어렵다”며 “상법 개정이 구체적 상황별로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인협회·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경제단체 8곳은 이달 24일 상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공동 건의서를 발표하고 정부·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이날 정철 한경협 연구총괄대표는 “상법 개정이 장기적인 기업 발전을 저해하고 경영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며 “신속한 경영 판단이 어려워지고 이사회의 정상적인 의사 결정도 온갖 소송과 사법 리스크에 시달릴 가능성이 있다”고 호소했다. 한편 재계와 당국은 상속세 개편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상속세 제도는 높은 세율에 최대주주 할증 등 가업상속공제에 불합리한 요인 등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에 영향을 주고 있다. 이 원장은 “왜곡된 상속세로 주가가 억눌려 있다는 문제의식에 이견이 없고 당국 내 논의 과정에서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다”고 했다. -
8배 빠른 영상 제작에 캐릭터 모델링도…K웹툰 '밸류업' [스타트업 스트리트]
산업 중기·벤처 2024.06.26 17:41:20만화 왕국인 일본은 애니메이션 산업을 발전시켜 과거 한때 성장이 정체됐던 위기를 극복했다. 토에이·마파와 같은 애니메이션 제작사들이 원천 지식재산권(IP)인 만화를 기반으로 제작한 콘텐츠가 전 세계 영화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서 소비된 덕분이다. 반면 그동안 한국에선 웹툰이라는 새로운 ‘만화 발명품’을 만들고도 애니메이션 시장에선 일본과의 격차가 크게 벌어져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애니메이터 개개인의 실력이 뒤처지진 않지만 산업계 전반의 시스템과 인프라 구축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K웹툰 시장의 새로운 성장을 이끌 주인공으로 기술 기반 스타트업이 주목받고 있다. 애니메이션 제작 비용을 크게 줄여주는 한편 빅데이터에 기반한 참신한 캐릭터를 구축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표적인 기업이 바로 시나몬으로 인공지능(AI) 기술과 3D 모델링 기반의 영상 자동화 솔루션 ‘시네브이(CINEV)’를 개발 중이다. 웹툰뿐만 아니라 게임, 영화 업계에서도 이 회사의 3D 콘텐츠 제작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 웹툰 업계에 영상 자동화 솔루션 적용이 확산되면 영상 제작 및 편집 인력을 최소화할 수 있어 웹툰 기반 애니메이션 시장이 크게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네브이는 소프트웨어에 입력된 텍스트를 배경과 캐릭터, 모션으로 구성하고 영상화해준다. 사용자가 원하는 대로 영상 편집을 할 수 있으며 다른 AI 영상 서비스와 결합하는 것도 가능하다. 인건비 상승으로 제작을 주저했던 만화 프로덕션에서 새로운 솔루션으로 2차 콘텐츠 기반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얘기다. 시나몬은 네이버웹툰, 스노우 등 네이버 계열사와 크래프톤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으며 올해 하반기 시네브이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있다. AI를 적용한 웹툰 제작 기술로 일본에 진출한 스타트업도 있다. 라이언로켓은 생성형 AI 기술력으로 한국과 일본에서 15개 이상의 콘텐츠 업체와 협업을 진행해왔다. 이 회사의 서비스인 ‘젠버스(Genvas)’는 10장의 학습용 이미지만으로도 독자적인 만화 캐릭터를 구현해주는 것이 특징이다. 기존의 이미지 생성형 AI 기술은 단발성 이미지 제작에는 유리했지만 웹툰에 사용되는 연속되고 일관적인 캐릭터를 만드는 데엔 한계가 있었다. 젠버스를 활용하면 기존 제작 환경 대비 비용이 50% 절감된다는 게 라이언로켓 측 설명이다. 정승환 대표는 모든 사람이 창작 크리에이터가 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겠다는 목표 아래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시장 변화에 발맞춰 애니메이션 제작사도 AI 도입에 나섰다. 투니모션은 웹툰 원고를 활용해 원작의 세계관을 훼손하지 않는 콘셉트의 숏폼 애니메이션을 제작한다. 기존 애니메이션 대비 8배 빠른 속도로 제작 기간을 단축했다. 지금까지 ‘마왕의 딸로 태어났습니다’, ‘말단 병사에서 군주까지’를 포함 총 6편의 웹툰을 숏폼 형태 시리즈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했다. ‘마왕의 딸로 태어났습니다’는 중국 대형 OTT 플랫폼인 아이치이·유쿠·텐센트비디오는 물론 싱가폴의 미왓치에 수출되기도 했다. 시장조사기관 얼라이마켓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웹툰 시장은 2021년 37억달러(약 5조1411억 원)에서 2030년 561억달러로 연 평균 36.8%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한국 웹툰이 드라마나 영화로 제작되는 경향이 강했다면 앞으로는 AI 기술을 통해 애니메이션으로 재탄생하는 추세로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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