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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환율·수출·대외신인도까지 흔들…퍼펙트스톰 문턱 선 韓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5.02 16:56:51대통령 파면에 이어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가 동반 사퇴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면서 우리나라 경제가 퍼펙트스톰(복합 위기)의 문턱에 들어섰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우리 경제의 명운이 걸린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시작하는 민감한 시기에 외교·경제 사령탑이 동시에 이탈하면서 협상 동력이 급격히 약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선까지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정치 혼란과 정책 공백이 지속될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과 함께 우리 경제가 걷잡을 수 없는 위기에 빠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2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면서 가장 먼저 타격이 예상되는 분야로 미국과의 통상 협상이 꼽힌다. 최 전 경제부총리는 지난달 24일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과 진행한 ‘2+2 통상 협의’에서 △관세·비관세 조치 △경제안보 △투자 협력 △환율 정책 등 양국 간 논의의 기본 틀에 합의했다. 정부는 이를 토대로 미국과의 실무 협의를 거쳐 7월까지 관세 폐지를 목표로 한 ‘패키지 합의’를 도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협상단 수석대표로서 대외 협상과 부처 간 의제 조율을 총괄하던 최 전 부총리가 사퇴하면서 정무적 조율 기능이 크게 약화될 수밖에 없게 됐다. 실무 협의 과정에서 이견이 좁혀지지 않거나 주고받기식 딜이 필요한 상황에서는 고위급 장관 간 직접 대화가 불가피한데 미국 측 수석대표인 베선트 장관의 카운터 파트너가 사라지면서 우리 측의 대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과 관세 협상을 벌이고 있는 다른 나라의 동향을 파악하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졌다. 최 전 부총리는 당초 4일부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 총회에 참석해 한중일 재무장관 3자 회담과 통상 현안 관련 주요국인 일본·인도와 만날 예정이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부총리가 ADB 총회에서 인도·일본 등 다른 국가들의 대미 통상 협의 동향을 살필 계획이었지만 이 역시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공세가 거셀 것으로 예상되는 환율 협상 또한 수장이 공석인 상황에서는 주도권을 쥐기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환율은 당초 우리 측 논의 안건에 없었지만 베선트 장관의 요구로 막판에 의제로 포함됐다. 미국은 6월 환율 조작국 지정 여부를 판단하는 보고서 발간을 앞두고 있다. 환율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실제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 초 1484.1원까지 치솟았다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이후 1420~1430원대를 횡보하더니 이날 1405.3원까지 떨어졌다. 무려 한 달 사이에 환율 등락 폭이 80원에 달했다. 이런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이후 원화 가치는 주요 통화 대비 절하돼 관세 협상에서 미 재무부의 주요 타깃이 될 것으로 우려된다. 대외 신인도를 지키는 일 역시 쉽지 않은 과제다. 지난해 비상계엄과 대통령 탄핵소추, 국무총리 탄핵 등 극심한 정치 혼란 속에서도 국제신용평가사들은 한국의 국가신용등급을 유지해왔다. 글로벌 신평사들은 정치 안전성과 정책의 일관성을 등급 평가의 핵심 요소로 본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정치적 불안이 계속 심화되면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환율이 오르고 국가 리스크(위험) 프리미엄까지 높아지게 된다”고 우려했다. 실제로 국가 디폴트(채무 불이행) 위험을 가늠하는 지표인 한국의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선포 이후 올해 1월 중순까지 가파르게 상승했다. 이후 하락세를 보였던 CDS 프리미엄은 3월 12일 트럼프 대통령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 발표를 전후로 다시 급등했다. 4월 4일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 선고를 계기로 31bp 수준까지 내려왔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수출 지표에도 우려 신호가 포착되고 있다. 4월 한국의 대미 수출은 자동차(-16.6%), 일반 기계(-22.6%), 반도체(-31%) 등 주력 품목 모두에서 전년 대비 큰 폭의 감소세를 기록했다. 이는 통상 정책 불확실성과 글로벌 공급망 변화 속에 기업의 수출 심리가 위축된 결과로 풀이된다. -
李 파기환송심 하루 만에 형사7부 배당 '속도전'
사회 사회일반 2025.05.02 16:54:40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파기환송심을 맡을 재판부로 서울고법 형사7부가 배정됐다. 첫 공판기일은 15일이다. 대법원의 상고심 선고가 나온 지 하루 만에 재판부 배정과 기일 지정이 완료되는 등 서울고법이 사건 심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서울고법은 2일 “대법원으로부터 이 후보 사건 관련 기록을 송부받았다”며 사건을 형사7부에 배정했다고 밝혔다. 담당 재판부는 첫 공판기일을 15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형사7부는 이재권(23기) 부장판사와 박주영(33기)·송미경(35기) 고법판사로 구성돼 있다. 재판장인 이 부장판사는 제주 서귀포 출신으로 제주제일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1994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97년 서울지방법원 판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고법 판사, 대법원장 비서실 판사,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제주지방법원 수석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2021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는 사법정책연구원에서 수석연구위원으로 근무했다. 법원 내부에서 정통 엘리트 판사로 평가되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친 판결을 내린 사례가 거의 없는 ‘표준형 판사’로 꼽힌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 능력은 물론 정책 및 행정 역량도 겸비한 법관”이라며 “유연한 태도 속에서 정무적 감각도 갖춘 인물”이라고 전했다. 형사7부는 올 2월 10·26 사태와 관련해 사형당한 김재규 전 중앙정보부장의 재심 개시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계엄사령부 합동수사단 소속 수사관들이 피고인을 수사하며 폭행과 가혹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재심 사유가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가 첫 기일 지정을 완료하면서 신속 재판 진행 가능성이 커졌다. 법조계에서는 1·2심에서 양형과 관련된 자료가 이미 제출돼 있어 첫 공판에서 변론을 곧바로 종결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하루 만에 변론을 종결하고 즉시 선고까지 이뤄질 수 있다”며 “피고인의 불출석 등 절차적 비협조가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도 “재판부 배정 후 2주 만에 기일이 지정된 것은 빠른 편”이라며 “이번 사건은 공판에서 다룰 것이 많지 않아, 한 차례 공판만으로도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내 이럴 줄 알았다, 이 나라 어찌할꼬"…황교안, 한덕수 출마에 장탄식, 왜?
정치 정치일반 2025.05.02 16:45:14황교안 대통령 예비후보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비판하는 글을 남겼지만 돌연 삭제했다. 2일 황 예비후보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의 권한대행이라니”라며 “내 이럴 줄 알았다”고 탄식했다. 한 전 총리가 전일 총리직을 사퇴한 데 이어 국회의 탄핵안 상정 직전 최상목 경제부총리마저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주호 교육 부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것을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황 예비후보는 “한덕수 대행에게 출마하지 말고 끝까지 소임을 다하라고 신신당부했다”며 만류했던 것을 설명했다. 그는 “이 나라 어찌할꼬”라며 한 전 총리의 사퇴가 사회적 혼란을 가중시켰다고 비판했다. 황 예비후보는 이후 10여 분만에 해당 글을 삭제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이날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한 전 총리는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대선 출마의 공약으로 취임 즉시 개헌 추진 , 통상 문제 해결. 국민통합과 약자 동행을 제시했다. 한 전 총리는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기구를 만들어 개헌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3년 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면서 "취임 첫해에 개헌안을 마련하고, 2년 차에 개헌을 완료하겠다"며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와 국민들이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하되, 저는 견제와 균형, 즉 분권이라는 핵심 방향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
법사위, '대통령 되면 형사재판 정지' 형소법 개정안 상정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5.02 16:35:19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가 2일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대통령 재직 기간 중 형사재판 절차를 중지하도록 하는 내용의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법안심사소위원회에 회부했다. 이날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재적위원 14인 중 찬성 9인, 반대 5인으로 형사소송법 개정안 안건 상정이 가결됐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대통령이 재직하는 동안 형사재판절차를 중지해 헌법상 불소추권을 실현하도록 하는 취지의 내용을 담고 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헌법 84조는 대통령이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중 형사소추를 받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다"면서도 "현행법률체계에서 대통령에 당선돼 재직 중인 피고인에 대해 이미 게시된 형사재판이 계속 진행되는 경우 재판부가 이를 중지할 법적 근거가 명확하게 규정돼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 위원장은 "헌법상 불소추권과 실제 재판 운영 사이의 충돌이 발생할 수 있고 헌법 취지를 구현하지 못할 수 있다"면서 "재판이 계속됨으로써 대통령으로서의 직무수행에 장애가 발생할 수 있다"며 법안 추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김 의원 역시 "헌법상 지극히 당연한 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을 우려가 있기 때문에 법에 명문화시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에선 민주당 주도의 법안 상정에 강하게 반발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은 "민주당이 이런 꼼수를 부리는 것은 이재명 후보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서 어떻게든 법도 바꾸려고 하는 것일텐데 결국은 대선에서 패하고 이 후보를 죽이는 꾀만 내고 있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도 "이 후보의 유죄판결은 확정된 것이나 다름 없는데 이 후보와 민주당은 시간을 끌기 위해서 3가지 방법을 준비하고 있는 것 같다"며 구체적으로 "재판을 진행하는 법관들에 대한 탄핵, 재판 지연, 그리고 아예 법을 바꾸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
"특위 대신 새 협의체 만들자"…대선 후보 압박나선 의협
문화·스포츠 헬스 2025.05.02 16:24:26의료계가 다음 달 대선을 앞두고 대통령 후보들에게 기존 의료개혁특위 대신 ‘대한민국 의료환경개선위원회(가칭)’ 창설을 제안했다. 아울러 수업 거부로 유급 위기에 몰린 의대생에게 학사 유연화 조치를 시행하라고 요구했다. 의료계 지지를 지렛대로 삼아 차기 정부에서 의료정책 주도권을 쥐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2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대선 후보들을 향해 “새 정부가 들어서면 대통령 직속의 ‘대한민국 의료환경개선위원회’를 구성해달라”며 “이 위원회를 통해 속도감 있게 현재와 미래 의료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의 대안을 생산해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현재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해체하고 새로운 의정 협의체를 만들어 의료 개혁을 논의하자는 것으로 차기 정부에서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김성근 대변인은 의협이 제안한 위원회에 대해 “의제 설정부터 의료계가 실질적으로 주도해야 한다”며 “의료개혁특위가 만든 개혁 과제를 정리하는 게 첫 번째로 할 일”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새로운 정책을 내놓을 수는 없다 해도 과거 의료 개혁 1·2차 실행 방안에서 발표한 개혁 과제를 중심으로 의료 개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조규홍 복지부 장관은 전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앞으로도 사회적 논의 기구는 반드시 계속돼야 한다”며 의료개혁특위 중심 체계를 유지해야 함을 시사한 바 있다. 게다가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등 이미 실행 중인 개혁 과제에 적지 않은 예산을 투입해 되돌리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의협은 앞서 지난달 대선기획본부를 발족한 데 이어 각 정당에 정책 제안서 요약본을 보내는 등 대선 후보들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제안서에는 보건복지부에서 보건부를 분리해 신설하자는 제안,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의료 제품에 대한 규제 완화 요구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은 이날 정부에 학사 유연화 조치를 통해 미복귀 의대생 유급 절차를 재검토할 것도 요구했다. 김 대변인은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내년 1학년이 트리플링(정원의 3배) 될 수 있다”며 “의대생들에게 타 과 학생들과 달리 특혜를 달라는 것은 아니지만 의사라는 직업이 역할을 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학사 유연화 조치는 없다고 못 박고 있다. 또한 일부 사직 전공의들은 정부가 의료 정상화를 위해 상반기 중 수련 특례를 열어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마련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대해서도 정부는 하반기 정기 모집 전 별도의 특례 모집 계획이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한편 의대 정원을 심의할 수급추계위에 대해 의협은 내부적으로 위원 선정을 완료했지만 정부가 의협 이외 의사 단체에 추천 공문을 보낸 게 타당한지 따진 후 추천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위원 추천 마감일인 12일까지 위원을 추천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의협은 복지부가 유일한 법정단체인 의협 외 다른 의사 단체에도 위원 추천 공문을 보낸 것은 ”법을 자의적으로 해석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
경제관료 결기 보이고 떠난 최상목
경제·금융 경제동향 2025.05.02 16:24:04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일 경제 사령탑 임기를 1년 4개월 만에 마치고 관직에서 물러났다. 관가에서는 최 부총리의 자진 사퇴가 정통 경제 관료로서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최 전 부총리는 서울대 법대 82학번으로 “세상을 바꾸는 것은 법이 아닌 행정”이라는 신념 아래 사법고시 대신 행정고시를 택해 공직에 몸담았다. 서울대 법대를 수석 졸업할 정도로 두뇌가 비상할뿐더러 정책을 설득하는 능력도 탁월해 ‘기재부 천재’ 계보를 잇는 관료 중 한 명으로 평가받았다. 2024년 1월 윤석열 정부의 2번째 경제 부총리로 임명된 뒤 ‘역동 경제’를 기치로 내걸고 각종 정책을 추진했으며 올 1월 기재부 직원들로부터 ‘닮고 싶은 상사’로 선정되기도 했다. 하지만 부총리로서 뜻을 펼치기에는 여건이 좋지 않았다. 여소야대 국면에 더해 최근 10여 년간 국회 권력이 지나치게 비대해지면서 정부의 역할이 점점 위축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유력 대선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이 나라가 기재부의 나라냐”며 기재부를 공격하기도 했다. 이 후보는 기재부 해체론을 대선 공약으로 내건 상태다. 정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일 “정부와 국회의 권한이 점점 비대칭화되면서 관료들이 소신을 갖고 일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한 뒤에는 88일간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1인 3역’을 수행했다. 경제 현안은 물론이고 사회·안전·국방·외교 등을 모두 도맡아 혼란을 최소화했다. 부총리로 복귀한 후에는 경제 현안 해결에 총력을 다했다. 대외 신인도를 관리하는 데 역점을 기울였고 미국 정부의 이른바 ‘2+2 협상’을 진두지휘하며 관세 폐지를 목적으로 한 ‘7월 패키지’를 마련하자는 협의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여기에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마련해 국회와 마지막까지 협상을 마무리한 뒤 국회 본회의에서 추경안이 통과된 것을 끝으로 경제 수장 역할을 마무리 짓게 됐다. 선장을 잃은 기재부는 당분간 김범석 1차관이 장관 직무대행을 수행하게 된다. 김 직무대행은 이날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하고 “기재부 전 직원이 어떠한 상황에도 흔들림 없이 맡은 바 업무를 충실하게 수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초유 ‘대대대행’ 체제에…산업부, 긴급 통상현안 회의
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2025.05.02 16:23:57산업통상자원부가 관계 부처와 함께 ‘긴급 통상현안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대선 출마와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사퇴로 초유의 ‘대대대행’ 체제가 시작된 가운데 정부 각 부처에 통상 현안에 차질 없이 대응하라고 당부했다. 산업부는 2일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 주재로 기획재정부·외교부·교육부·국무조정실 실무자가 참여하는 통상 현안 점검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관세 조치에 대한 대응 등 통상 현안이 산적해 있다”며 “국내외 여러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으로 통상 현안을 관리하기 위해 범부처 대응 체계를 긴급 점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정부는 대미 통상 협의와 관련해 국익 최우선 원칙하에 미국과 협의를 차분하고 진지하게 진행해나갈 것”이라며 “차기 정부로 통상 협의가 차질 없이 이어지도록 전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7월 패키지’ 도출이라는 기존 일정대로 대선 전까지 실무 협의를 내실 있게 이어 나가고 굵직한 합의는 다음 정부가 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내용이다. 15~16일 제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통상장관 회의에는 정 본부장이 예정대로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에는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 본부장과 그리어 대표가 별도로 회담을 가질 경우 지난주 진행된 2+2 한미 통상 협의의 후속 조치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예정이다. -
한덕수, 오세훈과 국밥회동…"'약자 동행' 정책 계승"
정치 정치일반 2025.05.02 15:47:11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2일 대선 출마 선언 직후 오세훈 서울시장과 함께 쪽방촌을 찾았다. 한 권한대행은 오 시장의 ‘약자와 동행’ 정책을 이번 대선 공약에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한 전 권한대행은 이날 서울 종로구 돈의동 쪽방주민공동시설인 새뜰집을 오 시장과 함께 방문했다. 한 전 권한대행은 2023년 1월 146번 새벽 버스를 탄 경험을 언급하며 “대개 4시쯤 출발해 건물에서 청소하시는 분들이 15분만 빨리 떠나는 버스가 있으면 좋겠다고 해서 오 시장님께 말씀드렸더니, 흔쾌하게 서울시에서 해줘서 좋아했다”고 밝혔다. 한 전 권한대행과 오 시장은 동행식당을 찾아 점심으로 순대국밥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한 전 권한대행은 “(대선) 공약을 만드는데, 오 시장이 내세운 ‘약자와의 동행’에 대해 허락을 받아 대폭 포함해도 되겠냐”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제가 출마는 못하지만 누구라도 서울시가 시행하는 정책이 필요하면 여야 구분 없이 뭐든 다 드리겠다”며 “선점하는 게 임자”라고 화답했다. 한 전 권한대행은 이후 기자들과 만나 복지 정책 기조와 관련해 “어떤 물건을 나눠드리는 것보다 본인이 갖고 싶은 것을 갖게 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어려운 분들에게 지원하되, 지원받은 분들이 어떻게 쓸 거냐 하는 것에 대한 선호와 선택에 따라 쓸 수 있는 정책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전 권한대행은 이후 광주광역시의 5·18 묘지 참배에 나선다. 한 전 권한대행은 광주행에 대해 “남의 말은 듣지 않고 본인이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확증편향과 반지성이 팽배해있다. 상생하고 협치가 중요하다”며 국민 통합에 방문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전 권한대행은 쪽방촌 방문에 앞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아 참배했다. -
곽규택, '최상목 탄핵'에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5.02 15:34:37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이 2일 더불어민주당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탄핵 시도에 대해 “종로에서 뺨 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는 격”이라며 비판했다. 곽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대미 관계에서 통상 이슈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는 상황에서 중요한 정부의 자원을 정파적 의견 때문에 탄핵하는 것이 우려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아무런 예정에 없던 상황에서 갑자기 어젯밤 법사위 전체회의가 소집됐다”며 “대법원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유죄취지 파기환송이 난 직후에 갑자기 탄핵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결은 법리상으로 당연한 것”이라며 “대법원에서 공직선거법을 신속히 재판하겠다고 강조했고 그에 따라 판결한 것인데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비록 대통령 후보가 피고인인 사건이지만 민주당은 최소한의 사법권 존중을 보였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통령의 재직 중 형사소추를 금지한 헌법 제84조의 해석을 두고는 “불소추특권이 있을 뿐이지 재판에 대한 언급은 없다”며 “문헌상으로 재판은 계속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 형사재판을 진행하는 재판관을 또 탄핵할 가능성도 많다”고 쏘아붙였다. 다만 곽 의원은 “6월 3일 대선 전까지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대하기는 객관적으로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미 결론이 정해진 사건이기 때문에 신속하게 판결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이재명 후보는 당연히 대선 이후에 결론 내는 것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확정판결까진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
[영상] 한덕수 전 총리, 대선 공식 출마 선언…"개헌 후 3년차에 퇴임"
정치 선거 2025.05.02 15:28:23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제21대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한 전 총리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출마 기자회견에서 "임기 첫날 대통령 직속 개헌 지원기구를 만들어 개헌 성공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3년 차에 새로운 헌법에 따라 총선과 대선을 실시한 뒤 곧바로 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은 국회와 국민들이 치열하게 토론해 결정하시되, 저는 견제와 균형, 즉 분권이라는 핵심 방향만 제시하겠다"고 말했다. 한 전 총리는 "나라와 국민의 미래가 아니라 개인과 진영의 이익을 좇는 정치싸움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며 "우리가 애써 일으켜 세운 나라가 무책임한 정쟁으로 발밑부터 무너지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영상] 한덕수 대선 출마 선언 첫날, 오세훈과 국밥 회동
정치 선거 2025.05.02 15:18:18제21대 대통령 선거 출사표를 던진 한덕수 전 국무총리는 2일 서울 종로구 쪽방촌을 찾아 첫 공개 일정을 소화했다. 한 전 총리는 서울시가 운영하는 주민공동시설 ‘새뜰집’을 방문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진한 포옹을 나눈 뒤, 쪽방촌 의료지원 현황을 들었다. 이후 두 사람은 서울시 복지 프로그램인 ‘동행식당’으로 자리를 옮겨 오찬을 함께했다. 동행식당은 쪽방촌 주민들이 지정된 식당에서 하루 한 끼 원하는 메뉴를 직접 골라 식사할 수 있도록 서울시가 지원하는 복지 프로그램이다. 이 과정에서 한 전 총리는 길가에서 지지자들과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오찬 자리에서 한 전 총리는 오 시장에게 "서울시가 중앙정부의 복지제도 개편 방향을 먼저 시험하고 있는 것 같다"며 "시장님이 내세웠던 '약자와의 동행', '다시 성장' 등의 정책을 제 공약에 포함시켜도 되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은 "제가 출마는 못하지만 준비한 정책을 여야 구분 없이 다 드리겠다고 공언했다"며 "선점하는 분이 임자"라고 화답하며 협력 의사를 밝혔다. 한편, 한 전 총리는 현장 방문 중 길거리에서 지지자들과 일일이 악수를 나누며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
李 “달라질 건 없다”…정책·민생 행보 집중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5.02 15:08:57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2일 전날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에도 민생 행보를 이어갔다. 사법 리스크가 재점화됐지만 직접 대응하기보다 현장에서 국민을 만나는 통합 행보를 부각하겠다는 취지다. 대법 판결에 강경하게 나서는 당 지도부와는 역할을 분담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 ‘경청 투어’ 일정으로 강원도 철원·화천·인제·고성군을 방문했다. 전날 경기 포천·연천에 이어 당의 험지로 꼽히는 접경 지역 공략이다. 이날 철원군 동송전통시장에서는 지지자 50여 명이 ‘농어촌기본소득 실현’ 등의 팻말을 든 채 이 후보를 맞이했다. 일부는 전날 대법 판결을 의식한 듯 “힘내세요” “이재명 대통령”을 외치며 이 후보를 격려했다. 이 후보는 지역사랑상품권을 꺼내 튀김 등을 사 먹기도 했다. 북한과 맞닿아 개발이 제한되고, 경기가 침체된 접경 지역 맞춤 공약도 발표됐다. 이 후보는 페이스북을 통해 “9·19 군사합의를 복원하고 대북 전단과 쓰레기(오물) 풍선, 대북·대남 방송을 상호 중단해 접경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군사공동위원회 구성, 평화경제특구 지정, 불필요한 군 방호벽 철거 등을 공약했다. 이 후보는 인제를 방문한 자리에서 당의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탄핵 추진 등 대대적 공세를 두고 “원내에서 하는 일”이라며 “저는 민생과 현장에 집중하려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대선 출마를 선언한 데 대해 “국민은 민주주의와 헌법을 파괴한 세력에 대해 단죄를 준비하는데, 그에 합당한 행동인지 스스로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일갈했다. 이 후보는 지역에서 숙박하며 3일에는 강원 속초·양양 등 ‘동해안 벨트’, 4일 경북 영주·예천 및 충북 단양·영월 등 ‘단양팔경 벨트’에서 경청 투어를 이어간다. 5일에는 부처님오신날 행사에 참석 뒤 6일부터 경청 투어가 재개될 방침이다. 이 후보 측 관계자는 “이 후보는 어떠한 사법적 시도에 관계없이 국민만 보고 대선 일정을 완주할 것”이라고 했다. -
이주호 "대선 전 과정, 투명하게 관리할 것"
사회 사회일반 2025.05.02 14:57:00대통령과 국무총리·경제부총리까지 모두 공석이 된 초유의 상황에서 국정을 맡게 된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2일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며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무위원 간담회, 추가경정예산안 의결을 위한 국무회의를 차례로 주재하며 선거 관리의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북한의 도발에 철저히 대비할 것을 강조했다. 이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서 “오직 국민과 역사의 평가만 두려워하면서 마지막 소임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특히 “새 대통령을 선출하는 선거의 전 과정이 투명하게 관리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지원할 것”이라며 “공직사회는 철저히 정치적 중립을 지켜달라”고 주문했다. 국정 서열 4위인 이 권한대행은 전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최상목 전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잇따라 사퇴하면서 이날 0시부터 대통령 권한대행직을 맡게 됐다. 이 권한대행은 △미국과의 본격적인 통상 협의 △민생·경제 살리기 △반도체, 인공지능(AI) 분야 글로벌 기술 패권 경쟁 대응을 ‘3대 과제’로 꼽으며 “혼신의 힘을 다해 국정을 챙기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13조 8000억 원 규모의 추경안 심의·의결과 관련해 “추경예산이 신속히 집행돼 민생 현장에 적기 지원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열린 NSC에서는 “국가의 안위와 국토의 안전을 보전하는 동시에 국민께서 안보 불안으로 조금도 염려하지 않도록 배전의 노력을 해야 할 때”라며 “북한이 어떠한 도발 책동도 획책할 수 없도록 빈틈없는 대비 태세를 유지하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 또 “외교·안보 부처 간 긴밀한 소통과 협업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모든 부처가 국익 최우선 원칙으로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대대대행’이라는 초유의 상황에 대해 “국정은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안정적으로 국정이 운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교육부 장관이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아 외교·안보·통상에서 공백이 우려된다는 지적에는 “국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국무위원들과 잘 논의해서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교육부는 앞으로 30여 일 동안 이 권한대행의 국정운영을 지원하기 위한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지원단’을 구성했다. 지원단장은 김영곤 교육부 차관보가 맡고 교육부 인력을 중심으로 외교·안보·경찰 등 유관 부처에서 인력을 추가 보강할 방침이다. 업무지원단은 △기획조정팀 △일정총괄팀 △공보팀 △외교안보팀 △재난치안팀 △민생경제팀 등 총 6개 팀으로 운영된다. 지원단 규모는 최 전 장관이 권한대행이던 당시 김범석 기재부 1차관이 이끌었던 업무지원단보다 작을 것으로 전망된다. -
“李, 피선거권 박탈 유력” 법조계의 파기환송심 관측
사회 사회일반 2025.05.02 14:36:17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허위사실공표 혐의 사건이 대법원 전원합의체에서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되면서, 파기환송심에서도 피선거권 박탈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 법조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이미 1심 재판부가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데다, 해당 형량이 양형기준상 ‘가중 영역’에 해당해 실형이나 피선거권 제한 수준의 벌금형이 다시 선고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서울고등법원은 2일 이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기록이 법원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대법원이 1일 전원합의체를 통해 2심 무죄 판결을 유죄 취지로 파기한 지 하루 만이다. 통상 파기환송 사건은 며칠 내 송부되지만, 하루 만에 사건이 회송된 점은 이례적이다. 사안의 시급성과 정치적 중대성이 고등법원에도 전달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1일 선고 기일에서 이 후보가 언론 인터뷰 등에서 “‘김문기를 몰랐다’는 발언”과 “‘국토부의 협박으로 백현동 용도변경을 했다’는 발언” 모두가 허위사실공표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해당 발언들이 유권자의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중요한 사실’이며, 선거인의 일반적 인식 기준에 비춰봤을 때 “단정적이고 구체적인 허위”로 받아들여진다고 봤다. 특히 2심의 ‘다의적 표현’이라는 해석을 받아들이지 않고, 전체 맥락상 유권자가 거짓으로 인식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공직선거법상 당선목적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 제1항)의 양형기준에 따르면, 기본 양형은 벌금 200만 원~800만 원 또는 최대 징역 10월이고, 가중 영역은 벌금 500만 원~1000만 원 또는 징역 8개월~2년이다. 1심에서 선고된 징역 1년은 이 중에서도 가중 영역에 해당하며, 사안의 중대성과 피고인의 책임이 무겁다고 판단한 결과로 해석된다. 고등법원 부장판사 출신의 한 변호사는 “전원합의체 판단은 단순한 파기 결정이 아니라, 사실상 하급심이 따라야 하는 법적 기준을 제시한 것”이라며 “파기환송심에서 다시 무죄가 나올 가능성은 매우 낮고, 양형 수준도 피선거권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낮게 나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전망했다. 익명을 요구한 형사법 전문 변호사도 “1심에서 실형이 선고됐다는 건 재판부가 감경 사유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의미”라며 “벌금형으로 내려간다 해도 100만 원 미만이 나올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직선거법 제18조는 벌금 100만 원 이상이 확정될 경우 5년간 피선거권을 제한한다. 이 사건처럼 1심에서 가중 양형이 선고된 사례라면, 파기환송심에서 형이 감경되더라도 피선거권 유지 요건을 충족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특히 당선 목적이 명확한 공표 행위일수록 양형 기준은 엄격하게 적용된다. 법조계에선 파기환송심도 빠르면 한 달 내로 마무리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대법원이 사건 접수 후 불과 34일 만에 전원합의체 결정을 내린 만큼, 사안의 정치적·공적 중대성이 하급심에도 강하게 전달됐다는 분석이다. 파기환송심에서 유죄가 확정될 경우, 이 후보는 향후 총선·대선 출마는 물론 정치 활동 전반에 중대한 제약을 피할 수 없게 된다. -
'헌법 84조' 해석 안 밝힌 대법원에 '의견 분분'…이재명 당선되면 형사 재판은?
사회 사회일반 2025.05.02 14:19:05대법원이 1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하면서도 대통령 불소추특권에 대한 해석은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진행 중인 재판의 운명이 각 재판부 판단에 맡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헌법 84조는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의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핵심은 '소추'의 정의다. 표준국어대사전은 소추를 '형사 사건에 대해 공소를 제기하는 일'로 정의한다. 법조계에서는 현직 대통령을 내란·외환죄가 아니면 새로 기소할 수 없다는 점에 이견이 없다. 문제는 이미 기소된 사건이다. 내란·외환 이외 죄로 재판받던 중 당선된 경우, 해당 재판을 계속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다. 소추를 사전 뜻대로 형사 기소에 국한해서 보는 견해에서는 이미 기소를 한 기존 재판은 그대로 진행된다고 해석할 수 있다. 이 경우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이미 기소돼 재판 중인 선거법 사건 등에 출석해야 한다. 그러나 법조계에서는 소추를 기소 이후 공소 유지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보는 관점도 적지 않다. 검사의 수사·소추권이 문제가 됐던 이른바 '검수완박' 권한쟁의심판 사건에서 당시 헌법재판소의 이선애·이은애·이종석·이영진 헌법재판관들은 "소추는 공소의 제기와 유지, 법정 활동, 재판 불복 등을 포함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헌법 84조 해석을 언급하지 않았다. 심리 대상인 검찰의 상고이유서에 해당 내용이 포함되지 않았고, 현재 재판에서 문제가 된 것도 아닌데 대법원이 선제적으로 판단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천대엽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은 지난달 3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대법원이 헌법 84조와 관련해 개별 재판부에 재판을 어떻게 운영하라고 지시할 수 있느냐"고 묻자 "할 수 없다"고 밝혔다. 천 처장은 "각 재판관이 알아서 진행해야 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도 "현재 구조상으로는 그렇게 볼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이에 따라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우선은 각 재판부가 재판 진행 여부를 자율적으로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각 재판부는 공판 기일을 지정해 재판을 열거나 기일을 추정(추후 지정)한 뒤 대법원이나 헌법재판소의 판단이 나올 때까지 기다릴 수 있다. 법원의 공판기일 지정이나 추정 결정에 불복할 방법은 없지만, 이를 이유로 한쪽 당사자가 재판부를 바꿔 달라며 기피 신청을 한다면 대법원이 이에 관해 판단을 내리는 경우를 상정할 수도 있다. 또는 심리가 상당히 진척된 위증교사 사건, 사실상 서울고법의 양형심리만 남은 공직선거법 사건에서 판결이 선고되고 대법원으로 넘어온다면 이때 최종 해석을 밝히는 방안도 거론된다. 또는 대통령이 법원의 재판이나 출석요구로 헌법상 권한이 침해됐다면서 재판부를 상대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헌재가 84조에 대한 해석을 통해 논란을 매듭지을 수도 있다. 이 후보가 당선될 경우 불소추특권 적용 여부는 각 재판부의 결정과 이에 따른 대법원 또는 헌재의 판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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