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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국힘 2차경선에 金·安·韓·洪 진출…나경원 탈락
정치 정치일반 2025.04.22 18:43:59국민의힘 대선 2차 경선에 김문수, 안철수, 한동훈, 홍준표 예비후보가 진출하게 됐다. 4강에 포함될 유력 후보로 꼽혔던 나경원 의원은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황우여 국민의힘 선거관리위원장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차 경선 진출자를 발표했다. 각 후보의 지지율 수치와 순위는 공직선거법에 의거해 발표되지 않았다. 황 위원장은 이날 진출자를 발표하며 “그동안 한 분 한 분 자랑스러운 후보들의 경륜과 열정이 참으로 소중했다"며 “짧은 시간이지만 최선을 다해 훌륭한 모습을 보여준 후보들에게 감사하며 건승을 기원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2차 경선 진출자를 가려내기 위해 역선택 방지조항이 담긴 국민여론조사를 21~22일 이틀 간 진행했다. 이날 8명의 예비후보들 중 4명의 진출자가 가려진 만큼 23일 토론 순서 등을 정하는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2차 경선 일정이 시작된다. 오는 24일과 25일에 1대 1 맞수 토론이 열리며, 26일에는 4자 토론이 진행된다. 이후 27~28일 이틀 간의 당원 선거인단 투표·국민여론조사를 통해 오는 29일 대선 후보를 두고 최종적으로 경쟁할 2인이 발표된다. -
[기자의 눈] 청년을 들러리 세우는 국민의힘
오피니언 사내칼럼 2025.04.22 17:56:48“다시 태어나야 한다면? 1번 바퀴벌레, 2번 자동차 바퀴.” 술자리 우스개가 아니다. 이달 20일 대선 후보 선출을 위한 국민의힘 경선 B조 토론회에서 청년 MC가 밸런스 게임의 연습 문제라면서 던진 질문이다. 둘 중 하나를 반드시 골라야 하는데 선택지가 애매하게 균형을 이뤄 밸런스 게임이라 불린다. 홍준표 후보는 “둘 다 싫다”며 정색했고 나경원 후보는 “답변하고 싶지 않다”고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이를 지켜본 청년들보다 말문이 막힐 수는 없었을 테다. 윤석열 정부가 청년을 외면했던 기억이 생생한데 국민의힘이 대뜸 ‘청년 정당’을 자처하고 있어서다. 윤 전 대통령은 이태원에서 수백 명의 청년들이 압사당했음에도 주무 장관에게 책임을 묻지 않았다. 반면 수해 실종자 수색에 청년 해병을 투입시켜 목숨을 잃게 하고는 이를 수사하는 장교를 해임했다. 또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에 항의하는 청년 과학자의 입을 틀어막았고 국회에 청년 군경을 밀어 넣어 또래 시민과 대치하게 했다. 청년들의 발랄한 제안을 반영해 밸런스 게임과 청년 MC 등 예능적 요소를 도입했다지만 정작 당사자인 청년들의 시선이 곱지 않은 이유다. 전대미문의 정치적 격변기를 겪고 있는 청년의 불안과 고민은 모르쇠하고 이들을 단지 가벼운 재미만 좇는 존재로 전락시켰다는 데서는 모욕감까지 느껴진다. 밸런스 게임에는 죄가 없다. 문제의 핵심은 청년들의 가슴에 아픈 상처를 남긴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국민의힘이 인정하지 않는 것에 있다. 실제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청년 세대 어떡하나”라며 흰소리를 하는데도 대선 후보 누구도 비판의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 4명으로 압축된 2차 경선에서는 지난 3년간 상할 대로 상한 청년의 아픔을 두고 후보들이 치열하게 토론하기를 기대한다. 응원봉을 들거나 ‘과잠’을 입고 나와 탄핵을 두고 찬반으로 대치했던 2030 세대들의 갈라진 마음도 두루 살피기를 바란다. 취업과 주거 문제 해결을 위한 청사진 역시 보다 구체적이고 현실성 있게 내놓아야 한다. 청년의 마음을 되돌리지 못하고 그저 들러리 취급만 한다면 정권 재창출은 언감생심이다. -
나경원 “안철수 이 당 저 당 다녀”…컷오프 앞두고 신경전 고조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4.22 17:53:34나경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경선 1차 컷오프를 앞두고 “저는 좌우를 왔다갔다 하지는 않는다”며 안철수 예비후보를 재차 겨냥했다. 2차 경선에 진출하기 위한 ‘4위’ 자리를 두고 두 후보 간의 신경전이 고조되는 모양새다. 나 후보는 22일 BBS 라디오 ‘신인규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안 후보는 우리 당의 스펙트럼이 넓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워낙 이 당 저 당 다니시니까”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가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바른미래당 등 당적을 변경해 온 점을 비판한 것이다. 나 후보는 전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안 후보를 뻐꾸기에 빗대며 “대선 때마다 이 당 저 당 다니다가 늘 누구 손을 들어주는데, 우리 당 가치에 동의를 하나 그런 생각을 해 봤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 후보는 “어떤 분은 저를 뻐꾸기라 부른다”며 “이재명을 막을 수 있다면 기꺼이 뭐라도 되겠다”고 맞받아쳤다. 앞서 20일 진행된 국민의힘 1차 경선 토론회에 대해선 “워낙 시간이 짧고 홍준표 후보와 한동훈 후보 간의 이야기만 부각돼서 조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 후보가 토론회에서 당내 ‘반탄파(탄핵 반대파)’를 비판한 것을 두고는 “경선에서는 국민들한테 미래를 말씀드려야 한다”며 “탄핵이라는 절차로 조기 대선을 치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탄핵 각하를 줄곧 주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출마설에 대해선 “한 권한대행이 국민의힘 경선에 참여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면서 “저희 비전을 국민들께 알려드려서 선택받은 후보와 한 권한대행이 같이 더 큰 비전을 만드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밝혔다. -
대선 앞 선거법 걸릴라…지역행사 잇단 취소
사회 전국 2025.04.22 17:48:06지난달 영남권 대형 산불에 이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으로 조기 대선이 실시되면서 각 지자체가 개최하려던 행사들이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다. 대선 기간 행사 개최 시 단체장의 언행이나 행동이 자칫 선거법 위반과 연결지어질 수 있는 만큼 각 지자체들은 신중을 기하고 있다. 22일 전국 각 지자체에 따르면 충남 홍성군은 이달 예정됐던 ‘2025년 구항봄꽃한우축제’와 ‘제3회 은하면 딸기축제’를 취소했다. 지자체 예산으로 음식물을 제공하는 축제로 공직선거법 위반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제주도가 후원하는 제12회 국제e-모빌리티엑스포는 애초 이달 8일 부터 나흘간 열릴 예정이었으나, 석달 연기돼 오는 7월 치러진다. 이 행사에서는 미래 모빌리티 관련 컨퍼런스, B2B 비즈니스 상담회 등이 진행되는데 선거를 앞두고 중앙부처 및 지자체 공직자들의 참석이 어려워 연기를 결정했다. 이 밖에도 5월초 예정됐던 글로벌 미래항공우주 컨페스타는 9월로 연기됐으며, 2025년 제주도 식품대전 위드 맥주축제도 5월에서 9월로 일정이 미뤄졌다. 충북 음성군은 대통령 선거 일정을 고려해 제26회 음성품바축제를 6월 11일로 연기했다. 군은 5월 21일부터 5일간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선거사무 일정과 겹쳐 인력 운용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고 연기를 결정했다. 충남 천안시는 애초 5월 29일부터 이틀간 열릴 예정이었던 ‘2025 천안 유니브시티 페스티벌 위드 청년 맥썸 페스티벌’을 6월 20일로 연기했다. 경기도시장상권진흥원은 당초 19일부터 27일까지 개최하려던 ‘경기 살리기 통큰 세일’ 사업 기간을 6월 이후로 연기했다. 광명시도 5월 25일 개최하려던 ‘KTX 광명역 평화 마라톤대회’를 6월 8일로 연기했으며 부산 남구는 다음 달 열릴 예정이었던 ‘유엔남구 청소년 축제’를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울산에서는 올해 태화강마두희축제가 당초 단오와 연계해 5월 30일부터 6월 1일까지 사흘 동안 열릴 예정이지만, 선거일이 가까워 6월 13일부터 15일까지로 변경했다. 이들 지자체들은 한결같이 선관위에 선거법 저촉 여부를 질의하고 있다. 공직선거법 86조상 지방자치단체장이나 공무원은 선거일 60일 전부터 교양 강좌, 사업 설명회, 공청회, 직능 단체 모임 등 각종 행사를 개최하거나 후원할 수 없다. 다만 법령에 따라 개최하는 행사, 특정일에 열 수밖에 없는 행사, 재해 구호·복구 행사 등은 예외로 허용한다. 하지만 지자체 입장에선 일반 축제라도 예산을 통해 주민들에게 음식과 편의를 제공하는 것에 소극적이 될 수밖에 없다. 울산시 관계자는 “봄꽃 축제같은 계절적 요인이 있는 축제는 그대로 진행하지만, 연기가 가능한 축제는 오해를 사지 않기 위해 뒤로 미루고 있다”라며 “지난 3월 산불로 4월 축제도 취소했는데, 이번엔 선거로 연기되거나 취소되는 축제가 많아 아쉽다”고 말했다. -
이재명 "의대정원 합리화…공공의대 세워 인력 양성"
정치 정치일반 2025.04.22 17:41:2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2일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의대 정원을 합리화하겠다”고 밝혔다. 이 후보는 ‘지역 공공의료 강화’도 함께 강조하며 정원 확대 시 늘어나는 의대 인력을 지역 공공병원으로 흡수해 정책적 완충 역할을 시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이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의료 정책 발표문에서 “(의대 정원 문제를) 모든 이해 당사자가 참여하는 사회적 합의에서 다시 출발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인공지능(AI)과 첨단 과학기술 발달에 따른 시대 변화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거주 지역’과 ‘민간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의료서비스의 격차가 존재한다”며 “공공의대를 설립해 공공·필수·지역의료 인력을 양성하고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차세대 공공의료 시스템을 갖춘 공공병원을 확충하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역 간 의료 격차를 줄이고 응급, 분만, 외상 치료 등 필수의료는 국가가 책임지겠다”며 “건강보험 재정의 안정과 효율적 사용을 위해 건보 제도를 개혁하고 환자의 권리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보장하도록 의료 시스템을 강화하겠다”고도 했다. 이 후보는 앞서 2022년 대선에서도 같은 내용의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맞춰 민주당도 지난해 ‘공공보건의료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공공의대와 대학원을 설립 및 운영하고 공공의대 학생들이 졸업 후 의료 취약 지역 내 의료기관에서 10년간 의무 복무하는 방안을 담았다. 문제는 문재인 정부에서도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했다가 의료계의 거센 반발로 철회됐다는 점이다. 의료계는 공공의대 설립도 해법이 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당시 의료계는 인력이 부족한 기초 의학의 경우 지방 인력이 오히려 수도권으로 이동하고 있어 실질적인 교육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반대했다. 민주당도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해 ‘공공·필수·지역의료 강화’라는 방향성만 제시했다는 설명이다. 지난 대선 공약과 달리 구체적인 공공의대·병원을 확정적으로 내세우지 않고 있다. ‘사회적 합의’를 강조한 것도 의료계 설득이 우선이라는 인식에서다. 의료 공약 실무를 맡은 당 관계자는 “공론화위원회 등을 설치해 사회적 합의를 먼저 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은 우선 국민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의료사관학교’ 방식의 공공의대를 검토하고 있다. 이른바 세금으로 고액 연봉의 의료진을 양성한다는 정서적 반감을 줄이겠다는 얘기다. 해당 관계자는 “사관학교에 나랏돈이 쓰인다고 비판하지 않는 것처럼 공공 영역에 특정된 의료 인력을 확충하는 방식은 합의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통합 돌봄 체계에 대해서도 “의료-요양-돌봄이 유기적으로 이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내년에 시행되는 돌봄통합지원법을 기반으로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 건강 돌봄 체계를 완성하겠다”고 약속했다. -
에어컨 5만대 전력 하루에 쓰는 챗GPT…"AI 경쟁에 전력망 필수"
경제·금융 정책 2025.04.22 17:40:36최근 국내에서도 인기를 끈 챗GPT의 ‘지브리 화풍’ 이미지 변환 작업 이면에는 막대한 전력 소모라는 그늘이 있다. 카네기멜런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성형 인공지능(AI)이 이미지 변환 기능을 사용하는 데 소모되는 전력은 건당 약 2.9Wh에 이른다. 이는 스마트폰을 30%가량 충전할 수 있는 전력이다. 단순 대화 생성(0.047Wh)이나 문장 요약(0.049wh)에 비하면 60배 더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이렇다 보니 챗GPT의 전기 소비량은 급증하고 있다. 최근 이용자가 5억 명을 돌파한 챗GPT는 에어컨 5만 대를 1시간 동안 돌리는 에너지를 매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연간으로 환산하면 약 18TWh로 미국 미시시피주가 1년 내내 사용하는 주택용 전력과 맞먹는다. 이 같은 상황에서 에너지 고소비 작업이 사용자들 사이에서 유행이 되자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그래픽처리장치(GPU)가 녹아내리고 있다”며 이미지 변환 기능 사용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 첨단기술은 특이점을 지나면 수요와 기술 수준이 기하급수적으로 커지는 경향이 있지만 AI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수준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 세계가 AI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그 이면에서는 기술을 뒷받침할 전력 설비 확보전도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AI 최강대국인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포한 것도 그 연장선상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전날 “우리는 지금의 2배 또는 그 이상의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비상 권한을 사용해 대형 공장과 AI 시설을 건설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실제 취임 당일 미국 내 에너지 생산 수송 등의 가속화를 위한 국가 에너지 비상사태를 선언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데 이어 며칠 뒤 최대 5000억 달러 규모의 AI 인프라 프로젝트 ‘스타게이트’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양산업으로 평가받던 석탄화력발전소의 부활도 예고한 상태다. 이는 AI 컴퓨팅과 AI 데이터센터 등 필수 인프라 건설에 막대한 에너지 확보가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22일 “트럼프의 에너지 정책이 ‘드릴 베이비 드릴’로 알려져 있지만 속을 뜯어보면 데이터센터와 발전소·송변전망 등을 계속해서 건설하는 ‘빌드 베이비 빌드’로 바꿔 불러야 맞는다”고 설명했다. AI와 에너지 간 얽히고설킨 관계는 미국만의 문제가 아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15~2024년 10년간 글로벌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는 연평균 10% 증가했다. 이는 2005~2014년 10년간 증가율(연평균 3%)의 3배를 넘는 속도다. IEA는 향후 10년간 데이터센터의 전력 소비량이 전체 전력 소비의 최소 10%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2035년 한국의 전력 소비량은 목표 수요 기준 619TWh다. 여기에 10%인 61.9TWh 안팎을 데이터센터 몫으로 배정해야 10년 후 글로벌 스탠더드에 뒤처지지 않는 셈이다. 대선 후보들이 내놓는 △100조~200조 원 AI 투자 △5만 장 첨단 GPU 확보 △한국형 챗GPT 무료 제공 등의 AI 공약이 유명무실해지지 않으려면 그에 걸맞은 전력 공급 역시 가능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첨단 GPU와 데이터센터를 싼값에 안정적으로 돌리면서도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려면 중장기적으로는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와 원전 등 ‘에너지믹스’의 황금 비율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부는 2038년 에너지원별 발전 비중을 원전(35.2%), 재생에너지(29.2%), 액화천연가스(LNG·10.6%), 석탄(10.1%) 등으로 제시했다. 태양광에 지나치게 의존할 경우 기상 조건에 따른 발전량 변동이 너무 커져 AI가 수시로 멈출 수 있다. 그렇다고 값싸고 안정적인 원전을 무작정 늘리자니 주민 수용성이 낮은 데다 입지 제약이 심해 맘먹은 대로 지을 수 없다. 전력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국가가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AI 데이터센터의 ‘환상의 짝꿍’이 될 소형모듈원전(SMR) 개발을 서두르고 LNG 발전을 ‘브리지 전원’으로 인정해 그 쓰임새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김경수 "지역간 격차 탓 사회 분열…'메가시티'로 간극 줄여야"
정치 정치일반 2025.04.22 17:40:18김경수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2일 “우리 사회의 분열이 겉으로는 정치적인 갈등으로 나타나지만 한발 들어가 보면 경제적 불평등과 지역 간 격차가 밑바탕에 있다”며 “이 문제를 건드리지 않고서는 지금의 대결적 갈등 구조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영등포에 마련된 선거캠프에서 진행한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경제적 불평등을 풀 해법으로 ‘지역 격차 해소’를 꼽은 뒤 “갈등의 뿌리가 해소돼 국민들에게도 여유가 생기면 아무리 정치인들끼리 싸우더라도 지금처럼 진영 간에 치열하게 대립하는 구조는 안 생긴다”고 설명했다. 자신의 ‘5대 메가시티’ 공약이 단순한 지역균형발전의 차원이 아니라 사회적 갈등 해소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과제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5대 메가시티를 전면에 내세웠다. △균형발전은 대한민국 경제성장과 미래를 위해 중앙정부와 국회·지방정부가 함께 풀어야 할 국가적 과제다. 예를 들어 대학 교육만 해도 지방정부가 자기들이 발전할 방향을 설정한 뒤 그것에 맞는 전공을 몇몇 대학을 중심으로 집중 투자해 ‘톱’이 되게 해줘야 한다. 기업은 인재가 많은 곳을 찾아가지 않느냐. 인공지능(AI)을 공부하려면 광주, 영화 산업 및 정책금융 인재는 부산에서 집중 육성하면 전국에 서울대가 10개 만들어지는 효과가 생긴다. 자연스럽게 대학 서열화도 해소되고 갈등의 뿌리도 해소될 수 있다. -사회적 갈등이 심각한 데는 정치의 부재가 크다. △정치라는 게 기본적으로 이해관계 조정과 갈등 중재를 통해 타협하고 합의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우리 사회를 종합적으로 바라봐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경험이 대단히 중요하다. 정치 선진국을 보면 오랫동안 정치 경험을 쌓으면서 평소에 갈등을 조정하는 능력을 충분히 단련하는 과정을 거치지 않느냐.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기본적인 철학이 생기고 사회적 대화나 경청 기술이 생긴다. 이것이 정치의 기본 과정인데 경험이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 -정책 공약의 키워드를 ‘경제’로 잡았다. △1997년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사상 초유의 위기다. 통계만 봐도 자영업자들이 한 해 90만 명 이상 폐업을 하고 있고 경제성장률도 2%에 못 미친다. 문재인 정부에서 이러한 경제적 전환기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판 뉴딜’을 통해 미래 먹거리에 대한 투자를 진행하려 했지만 윤석열 정부에서 동력이 이어지지 못했다. 2%대 밑으로 떨어진 성장률을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재정을 확대하고 국가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봤다. 새로운 성장 방식과 새로운 성장 축을 통해 경제위기를 넘어 대한민국이 도약할 방안을 제시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다들 AI를 강조하는데 차별점은 무엇인가. △AI 산업 투자를 생태계 조성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점이다. 정부가 직접 AI 기업을 설립하는 게 아니라 민간이 투자하기 어려운 인프라 구축을 통해 다양한 산업에서 AI를 활용해 혁신을 이룰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른 후보의 공약이 그래픽처리장치(GPU) 1만 장 구입과 같이 공급자 중심이라면 우리는 수요자에 초점을 두고 있다. 기업이 AI를 활용할 수 있도록 인프라 장벽을 낮추는 일, 비용을 줄이는 일을 정부가 지원해야 한다. 이렇게 수요자를 키우고 발굴하고 육성해서 AI 생태계를 완성하는 게 가장 큰 차별점이다. -순회 경선 현장에서 달갑지 않은 구호들도 많았는데. △영남권 경선에서는 연설을 통해 저의 얘기를 풀었다. 영남에서 정치하며 느낀 어려움, 고통을 자연스럽게 담았다. 이를 통해 당원과 공감대를 만들었던 것 같다. 연설이라는 게 정치인이 사람들과 소통하는 하나의 통로 아니냐. 무엇보다 내가 전달하고 싶은 진심이 무엇인지를 담으려 했다. 그래서 메가시티나 균형발전 문제, 지역의 어려움 등 (청중들이) 피부에 와닿을 수 있는 부분들이 담기면서 공감대를 얻은 것 같다. ■ 김경수 예비후보는=경남 고성에서 태어나 진주 동명고와 서울대 인류학과를 졸업했다. 국회 보좌진 생활을 이어가다 2002년 대선 후보 캠프에 합류하면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과 인연을 맺는다. 노 전 대통령 퇴임 이후 봉하마을에서 '마지막 비서관'으로 남았다. 두 번의 낙선(의원·지사) 끝에 20대 총선에서 의회에 입성했고 2018년 민주당 최초로 경남지사에 당선됐다. 2021년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유죄가 확정돼 지사직을 잃었지만 지난해 특별사면을 통해 복권됐다. -
金 “반값 월세촌” 韓 “전국에 5개 서울” 洪 “의정갈등 해소”
정치 정치일반 2025.04.22 17:40:08국민의힘 대권 주자들이 22일 앞다퉈 정책 공약을 쏟아내며 2차 경선행 티켓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나섰다. 김문수·한동훈·홍준표·나경원 대선 예비후보는 청년주택·지방균형발전·의정갈등 해소 등 정책 이슈를 선점한 한편 안철수 예비후보는 막판까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를 겨냥한 공세를 이어갔다. 김 예비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청년층 주택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대학가 반값 월세존·1인형 아파트와 오피스텔 공급 확대·생활분리 세대공존형 주택 보급 등을 제시했다. 대학가 반값 월세존은 대학가 인근 원룸촌에 용적률·건폐율 기준을 완화해 월세를 반값으로 공급하는 구역으로, 수도권 대학가 기숙사 수용률이 18%에 불과하다는 문제의식에서 비롯됐다. 김 예비후보는 공공주택의 10% 이상을 1인 가구 맞춤형으로 특별 공급하고 오피스텔 세제상 중과대상 주택 수 제외와 10년 이상 보유 후 처분 시 매년 5%씩 세액공제 혜택을 통해 1인 가구를 위한 주택 공급을 늘리겠다는 구상이다. 이 밖에도 출산한 부부와 양가 부모 세대가 독립적인 생활공간을 유지할 수 있게 하는 ‘세대공존형 아파트’를 만들어 공공택지의 25%를 돌봄시설을 갖춘 아파트로 공급할 계획이다. 김 예비후보는 “부동산 필수 수요자인 청년이 쾌적하고 저렴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한 예비후보는 수도권 집중 문제 해결을 위해 “전국에 5개의 서울을 만들겠다”며 ‘5대 메가폴리스’ 공약을 내놓았다. 첨단산업을 유치해 일자리를 늘리고 교육 시설·교통 인프라 확대를 통해 정주 여건을 조성하는 메가폴리스를 만들겠다는 방침이다. 한 후보는 “메가폴리스에는 인공지능(AI)·바이오·에너지·미래차·반도체 등 국가전략 5대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대학·연구소·청년인재·민간자본이 함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첨단산업 유치를 위한 전략으로는 ‘규제제로특구’와 ‘조세제로펀드’를 제안했다. 국가전략 5대 산업 분야 각각에 대응하는 규제제로특구를 조성해 특구 내에서 관련 산업 분야 규제를 완전히 철폐하고 특구 개발사업 투자 유도를 위한 조세제로펀드를 만들어 수도권 부동산 매각 대금을 특구에 투자하면 양도세를 감면·면제하겠다는 방안이다. 한 예비후보는 “지방에서 5대 메가 클러스터를 만드는 것은 과거처럼 ‘보텀업(상향식)’ 방식이 아닌 중앙정부 차원에서 몇 년 내에 반드시 해내겠다는 정책적 목표와 우선순위를 가지고 추진해야 하는 것”이라며 “첨단산업 발전과 균형적 국토 개발은 ‘성장하는 중산층의 시대’를 여는 문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 예비후보는 이날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를 찾아 김택우 의협 회장과 면담을 갖고 윤석열 정부 내내 이어진 의정 갈등을 해결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예비후보는 “여야 정치인 중에서 이 문제를 책임지고 조정하고 협의하고 타결시키겠다고 나설 사람이 없다”며 “대선을 계기로 새 정부가 생기면 바로 의논해서 즉시 해결할 수 있는 방책을 찾기 위해 온 것”이라고 밝혔다. 6·3 조기 대선을 앞두고 의협을 찾은 대선 경선 후보는 홍 예비후보가 처음이다. 홍 예비후보는 의료계에서 전달받은 네 가지 요구 사항을 수용하고 차기 대통령이 되면 즉각적으로 의료 정상화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김 회장과의 면담에서 “가능한 빨리 학생들이 복귀해서 학업에 동참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 회장은 “홍 예비후보가 의대 정원 문제 해결 의지를 표명했다”며 “차기 정부에서도 의료 전문가가 정책 파트너로서 함께 논의해야 의료 시스템 정상화와 도약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다만 홍 예비후보 측은 의료계가 요구한 네 가지 사항의 구체적인 내용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나 예비후보도 ‘국가균형발전 대개혁: 부울경 공약’ 기자회견을 열고 ‘5대 초광역메가시티·3대 글로벌 혁신허브’ 공약을 발표했다. 나 예비후보는 이날 부산 자갈치시장과 울산 신정시장을 찾아 지역 공약을 발표할 계획이었으나 기상 악화로 인한 교통편 문제로 일정을 취소했다. 공약 발표에 집중한 주자들은 후보 간 ‘네거티브 공세’를 피하고 정책적 면모를 부각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안 예비후보는 1차 경선 막바지까지 “이재명을 막기 위해 그때도 지금도 제 모든 것을 내려놓았다”며 “당을 살릴 사람, 나라를 구할 사람, 이재명을 이길 사람. 오직 안철수”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
이번엔 경제단체 합동…대선후보 초청 강연 내달 초 추진
산업 기업 2025.04.22 17:37:57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주요 경제단체들이 다음 달 초 합동으로 대선 후보 초청 강연회를 개최한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대한상의와 경총, 한국경제인협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 5단체는 다음 달 2일과 7~8일 중 이틀을 정해 남대문 대한상의 국제회의장에서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대선 후보를 각각 초청해 특별 강연회를 열 계획이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과 손경식 경총 회장, 류진 한경협 회장, 윤진식 무협 회장, 최진식 중견련 회장 등을 비롯해 전국상공회의소 회장, 주요 기업 대표, 회원사 최고경영자(CEO) 등 300여 명이 모인 자리에서 대선 후보들은 경제·사회 현안에 대한 비전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어 질의응답을 마친 뒤 경제계는 제언집을 전달한다. 제언집에는 통상 문제와 인플레이션, 인공지능(AI) 확산에 대응하기 위한 정부 지원과 규제 개선 등의 주장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20대 대선을 포함해 이전에는 대한상의와 경총 등 경제단체들이 별도 후보 초청 행사를 열고 재계 의견을 전달했지만 이번 대선이 40여일밖에 남지 않았고 다음 달 초 근로자의 날과 어린이날 등 공휴일도 많아 합동 행사를 열기로 중지를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재계 관계자는 “대한상의가 주최하고 경제단체별로 참여 의사를 받는 방식으로 추진됐다"고 말했다. 다만 중소기업중앙회는 빠졌다. 중기중앙회는 매년 5월 셋째 주를 중소 기업주간으로 지정해 다양한 행사를 하는데 이를 계기로 대선 후보들을 초청할 계획이다. 다음 달 12일 서울 여의도에서 중기중앙회가 개최하는 ‘차기 정부 중소기업 정책방향 대토론회’가 그 무대가 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 토론회 역시 중기 관계자 300여 명이 참석하는 대규모 행사다. 중기중앙회 관계자는 “주 52시간 등 공통 현안도 있지만 중소기업만의 목소리를 전달할 필요가 있어 따로 자리를 만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임진혁 기자 liberal@@sedaily.com -
"2040년까지 석탄발전 폐쇄"…文보다 10년 앞당긴 李
정치 정치일반 2025.04.22 17:37:35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040년까지 탈석탄을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목표로 잡은 2050년보다 10년 앞당긴 것으로, 인공지능(AI) 산업의 성패가 전력 확보에 달린 상황에서 서둘러 석탄발전을 중단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이 후보는 지구의 날인 22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2040년까지 석탄발전을 폐쇄하고 전기차 보급 확대로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2030년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달성하고 2035년 이후 로드맵도 빠르게 재정립하겠다”며 탄소 감축 목표를 제시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가 2050년을 탈석탄 달성 시기로 잡은 가운데 이 같은 목표를 10년이나 당긴 것이다. 탄소 중립, 온실가스 감축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지만 ‘AI 기반 사회’를 중시하는 현재로서는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후보 역시 AI 100조 원 투자를 골자로 한 산업 육성책을 발표한 가운데 AI 구동에 필요한 전력 수급 계획을 제시하기도 전에 석탄발전 폐쇄를 주장하는 것은 섣부르다는 것이다. 특히 이 후보는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필요한 원전 정책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이대로면 석탄발전소의 가동 연한은 통상 30년가량이지만 영흥5·6호기는 이보다 4년 일찍 폐쇄해야 한다. 삼척블루파워1·2호기는 수명 절반도 못 채우고 폐쇄할 위기에 놓인다. 충분한 전력 확보가 불투명한 데다 가동 중인 발전소를 조기 폐쇄하는 것은 국가적인 낭비라는 비판도 나올 수 있다. 이 후보 측도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기조에서 벗어나 원전과 신재생에너지를 함께 추구하는 ‘에너지믹스’로 정책 방향을 전환했다. 신재생에너지를 확대한다는 기존 방침에는 변함이 없지만 서둘러 원전을 폐쇄하기보다는 원전도 함께 유지하는 방향을 검토하겠다는 의미다. 이 후보 캠프 관계자는 “AI 산업에 필요한 전력의 총량은 확보하되 소형모듈원전(SMR)과 같이 우리가 갖고 있는 기술을 잘 활용해 최대한 안정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하자는 것이 현재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
100일만에 무너진 시장 신뢰…'투매 대상' 전락한 달러 자산
국제 경제·마켓 2025.04.22 17:37:3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에서 당선됐던 지난해 11월 미국 금융시장에는 ‘트럼프 트레이드’ 바람이 불었다. 증시와 달러·국채·가상자산까지 매수세가 붙는 ‘에브리싱 랠리’였다. 취임 석 달 만에 시장의 기조는 ‘셀 아메리카(Sell America) 트레이드’로 완전히 돌아섰다. 미국 주식과 국채·달러까지 달러 표시 자산은 모조리 투매 대상이 됐다. 전문가들은 달러 하락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가장 충격적인 현상은 달러 약세”라며 “세계 무역에 대한 우려가 있으면 달러는 투자 피난처가 돼야 했지만 달러에 매도가 집중됐다”고 지적했다.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에 대한 경고도 이어지고 있다. 그레고리 피터스 PGIM픽스드인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미국은 100년 동안 기축통화의 지위를 누려왔고 이런 입지를 뒤집는 데는 100일도 걸리지 않았다”며 “지금 상황은 엄청난 사건(big deal)”이라고 평가했다. 최근의 달러 하락세는 단순한 환율 변동이 아니라 1944년 브레턴우즈 체제 이후 80년간 쌓아온 달러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상징적 장면이 될 수 있다는 진단이다. 실제 달러의 하락은 다른 준비통화(reserve currency)의 가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데이터 업체 LSEG에 따르면 올 들어 일본 엔화는 미국 달러에 비해 10% 이상 강세를 보였고 스위스 프랑과 유로화는 약 11% 상승했다. 현 시점에서 글로벌 투자자들은 불확실성에 대한 피난처로 달러가 아니라 엔화와 유로·프랑을 찾고 있다는 의미다. 최근의 ‘달러 위기론’은 그동안 세계 금융 질서를 뒷받침하던 규범이 흔들린 데 따른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독립성 위협부터 미국 국채 매입에 대한 수수료 부과 가능성, 자본 통제, 미국의 국제통화기금(IMF) 탈퇴, 심지어 선택적 채무불이행 위협까지 광범위하게 논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몇 년간 달러의 기축통화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가 상당 수준 쌓였다는 점도 달러 위기론에 불을 지피고 있다. 달러 패권의 주요 척도 중 하나는 세계 각국의 외환보유액에서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이다. IMF에 따르면 이 비율은 2000년 전후 70%에서 지난해 말 57%까지 하락했다. 이와 관련해 ‘달러 스마일 이론’의 창시자로 유명한 스티븐 젠 SLJ유리즌 대표는 “달러 환율 등을 고려할 때 달러 비율은 2022년 말 기준 이미 47%까지 떨어졌다”고 봤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있던 2022년 한 해에만 8%포인트 급감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의 금융 제재와 세계 블록화가 이미 달러의 기축통화 입지를 상당 부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다. 미국의 부채 증가도 달러 패권의 위험 시나리오로 꼽혀왔다. 벤 파월 블랙록 투자전략가는 “지난 몇 년간 세계경제에는 상당한 구조적 변화가 발생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기존 추세를 가속화하는 요인”이라며 “우리는 금융시장에서 근본적으로 전혀 다른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달러 지위가 약해지고 있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조차 달러의 패권이 다른 통화로 완전히 넘어가는 상황까지 가지 않거나 혹은 상당히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달러의 유동성이나 거래 시스템, 안정성 등을 대신할 통화가 마땅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와 관련해 래리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은 “중국은 감옥, 유럽은 박물관, 일본은 요양원”이라고 비유했다. 에스와르 프라사드 코넬대 교수는 “달러가 외국인투자가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은 길고 힘든 과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미국은 금융시장과 통화에 대한 강력한 경쟁자가 없다는 점만큼은 분명히 유리하다”고 말했다. 싱크탱크인 공적통화금융기구포럼(OMFIF)의 마크 소벨은 “실행 가능한 대안이 없기 때문에 달러의 지배력은 예측 가능한 미래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봤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군사 지원 축소 위협과 관세 공격 이후 유럽 내에서 유로화 육성 의지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점은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와 패스컬 도너휴 유로그룹 의장은 최근 회동을 갖고 유로화의 국제적 역할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유럽에서는 독일이 확장재정을 결의하면서 지역의 최고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 공급이 늘어나는 상황을 유로의 위상 강화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코노미스트는 “유로가 달러를 대체할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정책 결정권자들이 이 기회를 포착한다면 세계 금융 질서의 획기적인 변화가 유럽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무역 결제 분야에서 위안화의 도전도 거세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인민대 국제통화연구소의 기업 대상 조사 결과 위안화 결제를 늘릴 계획이 있는 기업의 비율은 지난해 2분기 약 21.5%에서 올 1분기 약 24%로 늘었다. -
밖에선 무역전쟁 볼모, 안에선 규제 강화… 美 빅테크 사면초가[글로벌 왓]
국제 기업 2025.04.22 17:31:52미국 ‘거대 기술기업(빅테크)’이 사면초가에 빠졌다. 유럽 등 해외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정책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빅테크를 표적으로 삼고 있고 자국에서는 정부의 반독점 소송이 이어지는 탓이다. 미 연방거래위원회(FTC)는 21일(현지 시간) 차량 공유 업체 우버가 구독 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소비자를 기만했다며 우버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우버의 유료 구독 서비스 ‘우버원’이 구독 시 월 25달러 할인 혜택이 있다고 광고했지만 이를 제대로 제공하지 않았고 고객의 동의 없이 구독 요금을 부과했다는 것이 FTC 측의 설명이다. 우버 측이 사용자의 구독 취소를 막기 위해 취소 과정을 일부러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혐의도 추가됐다. 이에 대해 우버 측은 “소비자 동의 없이 서비스 가입이나 요금 청구를 한 적이 없으며 해지도 20초 이내에 완료된다”고 반박했다. 이번 조치는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미 행정부가 빅테크를 대상으로 제기한 첫 번째 소송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대선 후보 시절부터 친기업을 공약으로 내걸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조 바이든 전임 행정부와 달리 빅테크에 대한 규제 강도를 낮출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이번 FTC의 우버 제소로 미 행정부 내에 빅테크 규제 기조가 유지되고 있음이 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취임식에 수백만 달러의 기부금을 내고 트럼프 대통령과 눈도장을 한 번이라도 찍기 위해 앞다퉈 백악관으로 달려갔지만 관계를 개선하는 데는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앤드루 퍼거슨 FTC 위원장은 우버를 제소하면서 “트럼프 행정부하에 FTC는 미국민을 대신해 (빅테크 독점과) 싸우고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애플과 메타·구글·아마존 등 미국 빅테크들은 예외 없이 미 행정부가 제기한 반독점 송사에 휘말린 상태다. 모두 테크 업계를 강도 높게 압박했던 바이든 행정부 때 제기된 소송들이다. 이날도 워싱턴 연방법원에서는 구글의 검색엔진 시장 독점을 해소하기 위한 재판이 열렸는데 지난해 8월 구글의 인터넷 검색 시장 지배력이 ‘불법 독점’이라는 판결이 나온 데 따른 후속 절차다. 향후 3주간 진행될 예정인 이번 재판의 결과에 따라 구글은 브라우저 크롬을 매각해 90%에 달하는 검색 시장의 지배력을 잃을 수도 있다. 구글은 이미 이달 17일 다른 재판에서 온라인 광고 기술(광고 서버·거래소 분야) 독점 혐의가 인정돼 패소했고, 이에 관련 사업을 재편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이런 가운데 유럽연합(EU)은 빅테크 규제 강화를 미국의 관세 공세에 대한 대응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며 경고 수위를 높이고 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이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EU는 애플과 메타, X(옛 트위터), 틱톡 등 기업의 출신국이나 경영진이 누구인지에 관심이 없다”며 “(이들 기업에) 규칙을 공정하고 비례적으로, 편향 없이 적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EU 집행위원회가 애플과 메타를 상대로 진행한 디지털시장법(MDA) 조사 결과 발표 일정을 미룬 것을 두고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의식한 카드’라는 해석이 나오자 이를 반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폴리티코는 ‘기업의 출신국을 따지지 않고 비례적으로 규칙을 적용할 것’이라는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의 언급에 대해 “EU가 미국 빅테크에 대한 디지털 규제를 집행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앞서 이달 FT와의 인터뷰에서도 “90일 동안 상호관세를 유예한 미국과의 협상이 실패로 돌아가면 (빅테크 포함) 서비스 분야로까지 보복 범위를 확대할 준비가 돼 있다”고 못을 박았다. 업계에서는 산업적으로는 ‘딥시크 모멘트’로 상징되는 중국 테크 업계의 무서운 추격을 받는 미국 빅테크가 국내·외에서 규제 압박까지 받으면서 향후 쉽지 않은 경영 환경에 처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
김경수 "구걸 예산으로 지역발전 불가능…30조 자율예산 줘야"
정치 국회·정당·정책 2025.04.22 17:08:47김경수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2일 “지방정부의 수장이 중앙정부에 예산을 구걸하는 방식으로 어떻게 지역이 발전하겠느냐”며 “권역별로 최소 1년에 30조 원의 자율예산을 나눠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후보는 이날 전북 전주와 광주 등 호남권을 연달아 찾아 “대한민국은 해외에서 선진국이라고 인정하는 나라가 됐는데 지방 사람들은 소멸을 걱정해야 하는 현 상황이 아이러니한 일”라고 말하며 자신의 대표 공약인 ‘메가시티’ 알리기에 나섰다. 김 후보는 “지역 구분 없이 대한민국이 골고루 잘 사는 나라로 가지 않으면 미래가 없다”면서 “비수도권에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민주당의 다른 두 후보는 모두 경기도지사 출신이자 수도권 출신이라 지역 사정을 속속이 알 수 없다”며 “어떻게 하면 호남, 충청, 영남 등 비수도권 지역 국민들이 지역 소멸을 걱정하지 않게 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사람은 (경남지사 출신인) 저 뿐”이라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이후 광주 양동시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앙정부가 예산을 쥐고 시혜 베풀듯 조금씩 예산을 나눠주는 방식으로는 지역 발전은 불가능하다”며 “호남권 메가시티가 된다면 (광주에) 1년 3조~5조 원 정도의 예산을 직접 지원해 필요한 산업 분야를 육성해 나가도록 해야 하고, 새로운 변화를 꼭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네거티브 없이 아름다운 경선으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와 신뢰를 높이겠다”며 “당선된 후보를 중심으로 힘을 모아 압도적 정권 교체를 꼭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
이양수 “먹던 샘물 침뱉지 말라”…이준석 “인격 말살하려고 내몰던 집단”
정치 정치일반 2025.04.22 17:01:18이양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2일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예비후보를 향해 “어디 이사 갈 때 자기가 먹던 샘물에 침 뱉으면 안 좋은 거다”라며 공개 비판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 주류는 아직도 2차 가해 할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날 SBS 라디오에 출연해 “당시 권력투쟁에서 밀려서 당에서 쫓겨난 그런 어려운 상황에 처했는데, 그렇다고 해서 당원 전체를 매도하는 말은 삼가는 게 좋다”며 이 후보를 겨냥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 그렇게 얘기하시려면 허은아 전 의원 문제도 빨리 해결하시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거론되는 이 후보와의 ‘빅텐트’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이 사무총장은 “이준석 의원은 되게 싫어할 것 같다”며 “금수라고 그러던데 저는 금수 되지 않고 싶어서 그렇게까지는 얘기를 못 드리겠다”고 밝혔다. 앞서 이 후보는 18일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민의힘 당대표 시절 생자로 저를 정치적으로 죽이려고 했다”며 “그 상황을 감내하면서 여기까지 왔는데 입 싹 씻고 이겨야 되니까 빅텐트해야 된다. 이건 금수의 마음이 아니면 그런 얘기를 할 수 없다”고 꼬집은 바 있다. 이 사무총장의 발언이 전해지자 이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그는 “사람 하나 인격 말살하려고 내몰던 집단이 그에 대한 고작 이런 비판 하나 감내하지 못하냐”며 “국민의힘의 주류는 이런 식으로 아직도 2차 가해할 생각에만 몰두하고 있는 것이 확실해 보인다”며 강도 높은 비난을 쏟아냈다. -
김동연 "해수부 인천 이전"…'부산 이전' 李에 맞불
정치 선거 2025.04.22 16:58:47김동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가 22일 “해양수산부를 인천으로 이전하겠다”고 밝혔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의 ‘해수부 부산 이전’ 공약에 맞불을 놓은 셈이다. 김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캠프에서 수도권 공약을 발표하며 “인천을 해양 특화 도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그는 “해수부의 부산 이전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부산은 국제금융수도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이미 드렸다”며 이 후보를 견제했다. 이어 “인천항은 부산항과 함께 대한민국의 제2의 관문”이라며 “이미 해양경찰청이 있고, 국립해양대·해양수산산학진흥원·해사전문법원의 건립 유치를 함께 해 클러스터를 만들고 싶다”고 설명했다. 또한 “취임하면 대통령실과 국회를 바로 세종으로 옮기겠다고 이미 약속했다”면서 “국회의사당을 세종으로 옮기고 나서 그 부지에 한국판 센트럴파크를 조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추진 의사도 재차 내비쳤다. 김 후보는 “경기북부 인구가 360만 명이 넘었다”며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어 특자도가 만들어지면 대한민국 GDP가 1년에 0.31% 상승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부연했다. 수도권 교통 공약도 내놨다. 김 후보는 △GTX-A·B·C 조기 완공 및 연장 △GTX-D·E·F 추진 △1∼9호선 및 신분당선 연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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