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트럼프 스톡커] 연휴 대목에 지갑 닫고 AI 감원, 국채 금리 '뚝'
국제 정치·사회 2025.11.27 06:19:44미국이 이달 27일(현지 시간)부터 추수감사절 연휴에 돌입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따른 고물가로 소비 심리가 악화됐다는 지표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연중 최대 소비 대목 가운데 하나인 추수감사절에 미국 경기가 활력을 얻지 못하면 지난 12일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종료 효과도 반감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인공지능(AI) 도입 등의 여파로 애플을 비롯한 미국 기업(빅테크)들이 잇따라 감원 행렬에 동참하면서 중·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점점 더 얇아지는 분위기다. 경기가 둔화하는 신호가 강해질수록 다음 달 9~10일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릴 것이라는 관측은 역으로 힘을 얻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표적인 경제 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 후임으로 가장 유력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 국채 금리를 미리 끌어내리고 있다. 해싯 위원장이 재정적자 부담 경감, 관세 효과 극대화를 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뜻을 받들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차기 연준 의장은 이르면 다음 달 크리스마스 전에 발표돼 금융시장에 상당한 충격을 줄 전망이다. 고용·물가 불안에 미국 소매판매 4개월 만에 최저…소비자심리는 7개월 만에 최악 지난 25일 미국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가 7033억 달러로 8월보다 0.2%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이는 관세 정책 여파로 소매판매가 전월 대비 0.8% 감소한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0.3%보다도 낮았다. 미국 노동부가 지난달 24일 공개한 9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8월보다 0.3% 오른 점을 감안하면 미국인들의 소비량 자체는 8월보다도 더 줄어든 셈이다. 월간 소매판매 지표는 전체 소비 가운데 상품 판매 실적을 주로 집계하는 속보치 통계다. 미국 전체 소비 흐름을 가늠할 지표로 여겨진다. 이번 9월 소매판매 지표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사태의 여파로 당초 일정보다 한 달 넘게 늦은 시점에 발표됐다. 같은 날 미국 경제조사 단체 콘퍼런스보드가 공개한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더 충격적이었다. 1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88.7로 지난달 94.6에서 대폭 떨어졌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발표한 올 4월 85.7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경제학자들의 예상치 93.2보다도 4.5포인트 낮았다. 다나 피터슨 콘퍼런스보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6개월 뒤 경기 상황에 대해 미국 소비자들이 눈에 띄게 비관적이 됐다”며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에 대한 언급이 특히 늘었다”고 설명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앞두고 미국의 소비 지표가 나빠진 것은 최근 생활물가 상승, 고용 악화가 양방향으로 경제를 덮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25일 민간고용정보 업체 ADP에 따르면 이달 8일을 기준으로 최근 4주 동안 미국의 민간 고용 예비치는 일주일 평균 1만 3500명씩 감소했다. 이 수치는 예비치라서 새로운 자료가 추가되면 변경될 수 있다. 넬라 리처드슨 AD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추수감사절 연휴 기간에 접어들면서 일자리 창출이 지연되거나 줄어들 수 있다”며 “소비 여력에도 여전히 의문의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그나마 11월 16~22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21만 6000건으로 직전 주인 9~15일보다 6000건 감소했다. 이는 9월 셋째 주 21만 9000건 증가 이후 2개월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 22만 5000건도 밑돌았다. 다만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한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9~15일 196만 건으로 그 전주보다 7000건 더 늘었다. 직전 주의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5만 3000건으로 2만 1000건 하향 조정됐다. 이날 미국 상무부가 발표한 9월 내구재 수주는 계절 조정 기준 3137억 달러로 8월보다 0.5% 늘었다. 시장 예상치 0.3% 증가는 웃돌았지만, 8월의 전월비 증가율 3.0%보다는 크게 둔화했다. 고용뿐 아니라 물가도 다소 불안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25일 미국 노동부는 9월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가 8월보다 0.3%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2.7%를 올랐다. 에너지와 식품 등을 제외한 근원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1%, 전년 동기 대비 2.9% 각각 상승했다. 대체로 다우존스 집계 전문가 전망치에 부합했지만 연준의 목표치인 2% 상승은 여전히 크게 웃돈 수준이었다. PPI는 일정 시차를 두고 최종 소비재 가격에 반영된다는 점에서 월가에서는 소비자 물가의 선행지표로 평가한다. 애플 등 대기업들, 수만 명 감원 바람…“AI, 美임금 12% 대체할 수준” 미국 고용시장 악화는 대기업들의 잇딴 해고 바람에서도 확인된다. 미국의 대기업들은 최근 AI와 자동화 시스템 도입으로 불필요해진 인력을 대거 정리하고 있다. AI 도입에 따른 고용 변화는 노동 경직성이 비교적 높은 한국과 달리 채용과 해고가 상대적으로 유연한 미국에서 더 즉각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24일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지난 몇 주 동안 영업 관련 직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감원 대상에는 정부·기업·학교를 담당하는 영업팀 직원과 잠재 고객을 상대로 제품 시연 업무를 맡은 브리핑센터 인력이 포함됐다. 정확한 감축 규모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애플이 그간 대규모 구조조정을 하지 않았던 회사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인 조치로 평가됐다. 최근 자동화의 여파로 직원 감축에 나선 기업은 애플만이 아니다. 버라이즌도 최근 취임한 댄 슐먼 최고경영자(CEO)가 직원들에게 메모를 보내 앞으로 1만 3000명 이상의 인력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알렸다. 이는 창사 이래 단일 해고 인원으로는 최대 규모다.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아마존도 지난달 28일 AI 혁신에 대응하기 위해 직원 1만 4000명을 줄인다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9월 사무직 직원 900명을, 소매 유통 업체 타깃은 지난달 1800명을 각각 조직 효율화를 이유로 해고했다. 영화·방송 기업인 파라마운트도 스카이댄스와 합병한 뒤 후속 작업으로 지난달 1000명을 감원하고, 1000명을 추가로 내보내기로 했다. 최근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HP도 26일 직원 4000~6000명을 해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26일 CNBC에 따르면 노동시장과 관련해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와 에너지부 산하 오크리지국립연구소(ORNL)의 공동 연구진은 현 AI 기술이 미국의 총임금의 11.7%를 대체할 수준이라는 연구까지 내놓았다. 연구진은 미국 노동시장에 대한 영향을 측정하는 ‘빙산 지수(Iceberg Index)’를 개발해 현 AI 기술의 가치가 미국 노동인구 총임금의 11.7%, 약 1조 2000억 달러(약 1760조 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AI 시스템이 1억 5000만 명의 미국 노동인구와 상호 작용해 각 직업 내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모의 실험하고 그 기술의 가치를 임금으로 환산했다. 분석 결과 컴퓨팅이나 기술 분야에 집중된 눈에 보이는 AI 도입 기술의 가치만 전체 임금의 2.2%, 약 2110억 달러에 이르렀다. 연구진은 “국내총생산(GDP)이나 소득, 실업률과 같은 전통 지표는 기술 기반 변동의 5% 미만만 설명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연준은 같은 날 11월 경기동향 보고서(베이지북)를 발간하고 “해고 발표는 늘었지만 더 많은 지역에서 기업들이 대체 인력만 충원하거나 자연 감원으로만 직원 수를 제한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은 AI로 초급 직위를 대체했거나 기존 직원의 생산성을 높여 추가 채용을 하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보고서는 또 “고용이 약간(slightly) 감소했고 약 절반의 지역에서 노동 수요 약화를 언급했다”며 “물가는 적당히(moderately) 올랐고 주로 관세 비용 증가가 반영돼 제조업과 소매업에서 투입비용 압력이 널리 나타났다”고 짚었다. 보고서는 그러면서 소비 시장에서 ‘K자형’ 양극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애틀랜타·미니애폴리스 등 여러 지역 연방준비은행(연은)에서 고소득층만 소비가 늘고 중·저소득층에서는 소비가 둔화하고 있다는 보고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연은이 담당 지역별로 은행과 기업, 전문가 등을 접촉해 최근 경제 동향을 수집한 경제 동향 보고서다. 통상 FOMC 회의 2주 전에 발표한다. 이번 베이지북은 지난달 15일 보고서 발간 뒤 이달 17일까지의 지역별 경제 상황을 설문조사로 수집한 내용을 담았다. “파월 후임에 해싯 유력”…국채 10년물 금리 벌써 한 달 내 최저로 미국 노동·소비시장에 경고음이 울리자 12월 FOMC 회의에서 금리가 추가 인하될 것이라는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26일 금리 선물 시장이 추정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이날 85.1%로 치솟았다. 이는 일주일 전인 19일 30.1%에서 55.0%포인트나 높아진 수치다. 이 기간 금리 동결 확률은 69.9%에서 14.9%로 수직 하락했다. 금융시장의 추가 금리 인하 기대는 21일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연은 총재의 비둘기파(통화완화 선호)적인 발언이 중대 변곡점이 됐다. 당시 윌리엄스 총재는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중앙은행 주최 행사에서 “가까운 시기에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주장해 월가의 금리 인식을 단번에 뒤바꿔 놓았다.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맡는 뉴욕연은의 총재는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연준에서 상시 투표권을 갖는다. FOMC 부의장으로서 12명으로 구성된 투표 위원에 속해 연준의 실질적인 2인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윌리엄스 총재뿐 아니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도 24일 폭스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노동시장이 약한 상황에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은 큰 문제가 아니다”라며 다음 달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았다. 메리 데일리 샌프란시스코연은 총재도 올해 FOMC 투표권자는 아니지만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노동시장은 충분히 취약한 상황이라 갑자기 악화할 수 있다”며 금리 인하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냈다. 월가는 이에 더해 해싯 위원장이 차기 연준 의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는 블룸버그통신의 25일 보도에도 주목했다. 블룸버그통신은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이 원하는 금리 인하를 가져올 인물이라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현재 좁혀진 차기 연준 의장 후보는 해싯 위원장을 비롯해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월러 이사,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5명이다. 이들과 면접 전형을 진행하는 스콧 베선트 장관은 같은 날 CNBC 인터뷰에서 “대통령이 크리스마스 전 발표할 매우 좋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의 임기는 내년 5월까지다. 이사직 임기는 2028년까지이나 의장직 퇴임과 함께 여기서도 함께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 금리 인하 기대가 고조되자 26일 뉴욕 3대 증시는 추수감사절을 하루 앞두고 일제히 상승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6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9%, 나스닥종합지수는 0.82%씩 뛰었다. 글로벌 채권 시장의 기준점인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도 25일 4.000%를 거쳐 26일 3.998%까지 내려갔다. 이는 지난달 29일 연준의 FOMC 회의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채권 금리가 내려가면 가격은 이에 반비례해 올라간다. 금융시장의 금리 인하 기대가 커지면서 당분간 위험자산인 주식시장은 다소 힘을 받을 가능성이 생겼다. 물론, 물가가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에서 변수는 여전히 많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는 셧다운 사태로 조사를 못하는 바람에 영구적으로 나오지 않게 됐다. 물가 불안 탓에 올해 FOMC 투표권자인 보스턴·시카고·세인트루이스·캔자스시티연은 총재들도 모두 금리 인하에 반대하고 있다. 추수감사절에 소비 효과가 얼마나 클지도 불명확하다. 참고로 뉴욕 증시와 채권시장은 27일 추수감사절에 모두 휴장한다. 증시와 채권시장은 다음날인 28일에도 오후 1시, 오후 2시에 각각 조기 폐장한다. 한 동안 참고할 투자 지표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짧은 시간 안에 여러 변인이 시장에 반영될 수 있다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트럼프 참모 해싯, 차기 연준 의장 유력”…美 금리 인하 기대 커지나
국제 정치·사회 2025.11.26 11:06:18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경제참모인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이 차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제롬 파월 현 의장의 임기가 6개월 가량 남은 가운데 새 수장에 대한 인선 작업이 막바지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25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 측근들이 연준을 이끌 수장으로 해싯 위원장을 가장 앞선 경쟁자로 평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을 총괄하는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해싯 위원장과 함께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 미셸 보먼 연준 부의장,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라이더 채권 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 등 5명으로 최종 후보군이 압축됐다고 공식 확인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들어 연준과 갈등을 이어왔다. 금리 인하를 요구해온 자신의 방향과 달리 통화정책이 운용되고 연준 건물 리모델링 문제까지 불거지며 중앙은행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해왔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연준의 주요 인사들을 자신이 전적으로 신뢰할 수 있는 측근들로 채우기를 강력히 희망하며 해싯 위원장이 그 적임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 해싯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관과 유사한 견해를 보이며 미국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최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도 “내가 연준 의장이 된다면 지금 당장 금리를 내릴 것”이라며 “경제 데이터가 바로 그러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월가는 해싯 위원장이 연준을 이끌게 될 경우 추가 금리 인하를 포함한 완화 기조가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이날도 ‘해싯 유력설’이 전해지자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약 한 달 만에 처음으로 4% 아래로 떨어졌다.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은 내달 중 최종 윤곽이 잡힐 전망이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CNBC와 인터뷰에서 “5명의 매우 뛰어난 후보자를 갖고 있으며 그들 모두에게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차기 의장 단수 후보를 크리스마스 전에 발표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한편 연준은 오는 9~10일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개최한다. 시장에서는 9월과 10월 연이어 0.25%p(포인트)씩 금리를 내렸던 연준이 이번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를 단행할지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
[트럼프 스톡커] 11월만 6% 하락, 미장 '롤러코스터' 더 커질라
국제 정치·사회 2025.11.25 13:15:00미국 뉴욕 증시의 변동성이 인공지능(AI) 산업 거품론과 관세 불확실성, 사모대출 부실 우려 등 각종 변수에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제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기준금리 관련 발언 한마디에도 시장이 춤을 출 정도로 주가가 지나치게 예민하게 반응하고 있다. 월가에서는 당분간 AI 거품론을 둘러싼 불안 심리가 고조되면서 주가가 조금이라도 오를 때마다 대형 투자가들이 이를 차익실현 기회로 삼는 일이 되풀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이번주에는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지표가 영구적으로 나오지 않게 된 데다 추수감사절 휴장까지 예정돼 있어 불확실성이 주가에 한꺼번에 반영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12월 9∼10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가 다가올수록 금리 인하와 동결 확률도 출렁일 공산이 크다. ‘변동성 극심’ 미국 증시, “금리 추가 조정 여지” 뉴욕연은 총재 한마디에 반등 엔비디아의 3분기(8~10월) 실적 발표 직후인 지난 20일(현지 시간) 장중 5% 등락을 거듭하다가 급락했던 뉴욕 증시는 21일 돌연 반등에 성공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1.08%)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나스닥종합지수(0.88%)가 모두 전날 낙폭을 일부 회복했다. 이날 증시에 힘을 불어넣은 재료는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의 금리 관련 발언이었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중앙은행 주최 행사에서 “가까운 시기에 기준금리를 추가 조정할 여지가 아직 남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윌리엄스 총재는 그 근거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0.50∼0.75%포인트만 상승시킨 것 같다는 추산치를 댔다. 이는 그가 지난 9월 4일 연설에서 관세 정책의 인플레이션 상승 효과를 1.00∼1.50%포인트로 추정한 것보다 떨어진 수치였다. 윌리엄스 총재는 “관세가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은 올해 남은 기간과 내년 상반기에 걸쳐 지속되겠지만 2027년에는 2% 목표 수준으로 되돌아올 것”이라며 “경제 성장세는 지난해보다 둔화됐고 노동시장은 점진적으로 냉각됐다”고 평가했다. 공개시장 운영 업무를 맡는 뉴욕연은의 총재는 지역 연은 총재 가운데 유일하게 연준에서 상시 투표권을 갖는다. FOMC 부의장으로서 12명으로 구성된 투표 위원에 속해 연준의 실질적인 2인자라는 평가도 받는다. 뉴욕연은을 제외한 나머지 미국 지역 연은 총재 11명은 4명씩 1년 임기로 돌아가며 투표권을 행사한다. 올해에는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연은 총재 등이다. 공교롭게도 윌리엄스 총재를 제외한 4명의 연은 총재 투표권자들은 모두 최근 12월 금리 동결을 지지한다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슈미드 총재의 경우는 아예 10월 28~29일 FOMC 회의에서도 홀로 금리 동결 소수의견을 냈다. 지역 연은 총재들과 달리 현재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스티브 마이런 이사 등 연준 당연직 인사 상당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추가 인하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12월 금리 결정을 두고 연준 내 이견이 이례적으로 팽팽한 상황이라 윌리엄스 총재의 한마디는 시장 분위기를 단번에 뒤집어 놓았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시장이 추정하는 12월 0.25%포인트 금리 인하 확률은 20일 39.1%에서 21일 71.0%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금리 동결 확률은 60.9%에서 29.0%로 쪼그라들었다. 금리 동결 확률이 19일까지만 해도 69.9%에 달한 점을 감안하면 뉴욕연은 총재의 말 한마디에 금리 예측치가 천당과 지옥을 오갈 정도로 시장이 불안한 상태에 있는 셈이다. 월가에서는 윌리엄스 총재가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조율해 의견을 냈을 것으로 믿었다. 21일 증시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그래픽처리장치(GPU) ‘H200’의 중국 수출 허용 여부를 검토한다는 소식도 호재가 됐다. 다만 엔비디아가 이날도 등락을 거듭하다가 0.97% 하락으로 마감했다는 점에서 윌리엄스 총재의 발언 만큼 큰 힘이 되지는 않았다. WSJ “아무도 이런 변동성 예상 못해”…월가, AI 버블 우려에 더 큰 혼란 대비 증시는 간신히 반등했지만 월가에서는 주가 변동성이 당분간 더 커질 것이라는 관측에 여전히 무게를 두고 있다. 실제 20일 나스닥지수는 전날 장 종료 후 나온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에 대한 해석이 엇갈린 탓에 장 초반 2.58%까지 치솟았다가 장중 2.31%까지 주저앉았다. 뉴욕 증시에서 장중 변동폭이 5% 가까이 커지는 일은 매우 드문 현상이다. 21일 반등에도 S&P500과 나스닥지수는 17~21일 한 주간 1.95%, 2.74% 하락했다. 11월 들어 21일까지는 각각 3.47%, 6.12%나 빠졌다. 11월 3주 동안의 낙폭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올 4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개별 종목으로 보면 지난달 29일 207.04달러까지 올랐던 대장주 엔비디아의 주가가 178.88%로 13.6%나 하락했다. 29일 5조 달러를 넘었던 엔비디아의 시가총액도 이 기간 4조 3468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개인 투자자 열풍을 주도한 온라인 거래플랫폼 로빈후드는 이달 들어서만 26.9% 내렸고,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베이스도 30% 떨어졌다. AI 기반 기업용 소프트웨어 업체인 팰런티어 역시 22.8% 하락했다. AI 관련 주요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엑스(X)의 ‘AI&테크놀로지’ 상장지수펀드(ETF)의 하락폭도 10.3%에 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에 대해 22일 “아무도 이런 상황을 예상하지 못했다”며 “월가가 격동의 여정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AI 거품론, 경기 둔화, 차익 실현 요구 등이 시장에서 충돌하면서 투자자들이 더 큰 변동성을 대비하고 있다는 기사였다. 시장 변동성에 투자하는 카이로스 인베스트먼트 어드바이저스의 라몬 베라스테기 창립자는 20일 뉴욕 증시의 급등락을 두고 “내가 만나는 누구도 정확히 그 이유를 몰랐다는 게 이상했다”며 “사람들이 정말 질겁했다”고 월가 분위기를 전했다. WSJ는 19일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우리는 매우 다른 것을 보고 있다”며 AI 거품론을 부정한 데 대해서도 의구심을 표했다. 황 CEO의 발언이 2000년 8월 실적 발표 때 유망 인터넷 기업으로 각광받던 시스코의 존 챔버스 CEO의 발언과 비슷하다는 이유에서다. 챔버스 CEO는 당시 회사의 매출과 이익이 60% 이상 성장했다고 밝히면서 “두 번째 산업혁명이 이제 막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시스코의 주가는 이후 1년 동안 67% 하락했다. 투자회사 존스트레이딩의 마이클 오루크 수석 시장전략가 역시 지난 20일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제목의 투자자 노트에서 현 AI 투자 상황이 2000년 정보기술(IT) 거품과 유사하다고 지적했다. WSJ는 “AI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연중 내내 급등했는데 여기에 큰 베팅을 한 사람들의 걱정이 가장 심하다”고 짚었다. WSJ는 사모대출 부실 우려와 가상자산 급락도 투자자 우려를 키우는 부분으로 지목했다. 가상자산 가운데 시총 규모가 가장 큰 비트코인의 가격은 21일 8만 달러대까지 폭락하며 12만 달러가 넘었던 10월 최고치에 비해 33% 정도나 낮아진 상태다. 사모대출 관련 영국계 헤지펀드인 푸리에 자산운용의 올란도 게메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사모대출로 자금을 빌린 기업 가운데 일부는 과거 2∼3%대 금리로 현금 흐름의 7배까지 빌렸는데, 이제 그들이 다시 돈을 빌리려면 8∼10%의 이자를 내야 한다”고 설명했다. “젠슨 황 낙관론, 닷컴버블 때 시스코 CEO와 비슷”…27일 추수감사절 휴장 주요 외신들은 이번 주에는 뉴욕 증시 변동성이 더 커질 수도 있다고 걱정했다. 각종 물가·고용 지표 발표가 예정된 데다 휴장, 조기 폐장이 이어지면서 중요한 호재와 악재가 주가에 즉각 반영되지 않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는 25일에는 ADP 주간 민간 고용 지표, 9월 생산자물가지수(PPI), 9월 소매 판매가 동시에 공개된다. 이날은 미국 소비 심리를 가늠할 수 있는 가전제품 판매 대형 유통 업체인 베스트바이의 실적도 예정돼 있다. 26일에는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중단됐던 주간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 발표가 재개된다. 이어 27일은 추수감사절을 맞아 휴장하고, 28일 증시도 오후 1시(한국 시간 오전 3시)에 조기 폐장한다. 이와 함께 셧다운 사태로 발표가 미뤄졌던 지난달 CPI는 결국 나오지 않게 됐다. 연준이 다음달 FOMC에서 가장 중요한 물가 지표를 참고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국 노동부 산하 노동통계국(BLS)은 21일 10월 CPI 보고서 발표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셧다운 사태 때 노동통계국 직원들이 휴직 상태에 있었던 탓에 소매 가격을 이제 와서 소급해 조사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두고는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12일 언론 브리핑에서 “10월 CPI는 영원히 공개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고 알린 바 있다. 올 8월 1일 악화된 고용지표를 발표했다는 이유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즉시 해임된 에리카 맥엔타퍼 전 미국 노동통계국(BLS) 국장도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리고 “현장 조사원들이 11월 중순에 코스트코에 가서 10월의 가격을 조사할 수는 없다”며 “10월 CPI 발표는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최근 확산하는 미국 경제 침체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부 장관이 이에 반박하는 입장도 냈다. 베선트 장관은 23일 NBC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어떤 부문이 침체에 빠졌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주택 부문이 고전했고 금리에 민감한 부문이 침체에 빠져 있다”면서도 “나는 내년에 대해 매우 자신 있다”고 말했다. 베선트 장관은 이어 올 7월 제정된 감세 법안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OBBBA)’과 자동차 대출 이자 소득공제 등의 정책 덕분에 내년 1분기 노동자 가정에 상당한 환급이 이뤄지면서 미국인들의 실질 소득이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최근 서민 물가 상승에 관해서는 “서비스 경제 때문에 오른 것이라서 관세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여기에 이번주 미국 증시는 최근 지방 선거 완패, 억만장자 성착취범 고(故) 제프리 엡스타인 연루설 등으로 정치적 입지가 위축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도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화 구상이 번번이 엇나가는 가자지구와 우크라이나 협상 진행 상황도 국제 유가와 증시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AI 거품론이 가시지 않는 상황에서 금리, 물가, 고용, 관세, 사모대출 부실 등 불확실성 요소가 너무 많은 까닭에 한 동안 변동성 확대를 염두에 두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뉴욕도 도쿄도 돈 받는데 우리도"…관광세 도입 검토한다는 '이 도시' 어디?
국제 정치·사회 2025.11.25 12:34:26주요 7개국(G7) 대도시 가운데 유일하게 관광세를 부과하지 않는 도시인 영국 런던에도 조만간 관광세가 도입될 전망이다. 영국 BBC는 23일(현지시간) 레이철 리브스 재무장관이 의회에 상정된 ‘분권화 및 지역사회 권한 강화 법안’에 관광세 도입 권한을 지방정부에 넘기는 조항을 담았다고 보도했다. 특히 사디크 칸 런던시장은 그동안 관광세 필요성을 꾸준히 강조해 온 인물이기에 실제 도입이 멀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칸 시장 측은 “세부 정책에 대해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지만 관광세의 긍정적 효과에 대해서는 분명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런던시는 “해외 주요 도시처럼 합리적인 수준의 관광세는 지역 경제를 확장시키고 런던의 글로벌 관광·비즈니스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어떤 형태의 관광세가 도입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런던시가 2017년 방문객 수를 기준으로 산출한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하루 1파운드(한화 약 1932원)의 정액 관광세를 부과할 경우 연간 약 9100만 파운드(한화 약 1753억 원)를 확보할 수 있다. 숙박비의 5%를 세금으로 매기면 연 2억 4000만 파운드(한화 약 4621억 원)의 세수가 가능하다는 계산도 나왔다. 런던시는 관광세가 관광 수요를 크게 위축시키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으나 현지 관광업계의 반발은 이미 거세다. 영국 호텔·외식업 협회는 관광세 추진을 두고 “이미 높은 부가가치세(VAT)로 업계가 큰 부담을 안고 있다”며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여행객을 쫓아내고 결국 지역 내 일자리·투자·성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케이트 니콜스 협회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웨일스의 VAT는 이미 20%로 상당한 수준”이라며 “관광세는 사실상 ‘세금 위에 세금’을 올리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파리·뉴욕·도쿄·밀라노 등 G7 주요 도시 대부분은 숙박세·도시세 등 다양한 형태의 관광세를 이미 부과하고 있다. 영국 내에서도 스코틀랜드와 웨일스가 최근 도시 방문객을 대상으로 유사한 제도를 적용하기 시작했다. -
"인도 사람 다녀갔다고? 더러워"…매출 90% 증발한 中찜질방, 인종차별 논란 '활활'
국제 인물·화제 2025.11.25 12:11:37중국 하얼빈의 한 유명 찜질방이 인도인 손님이 다녀간 뒤 매출이 급락하는 사태를 겪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24일 SBS에 따르면 최근 인도 국적의 직장인 남성 3명이 하얼빈 지역에서 잘 알려진 찜질방을 찾았다. 이들은 중국 내 외국계 기업에서 일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시설을 이용한 뒤 후기 영상을 찍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영상 속에서는 사우나와 온탕 등을 체험하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해당 영상이 확산되면서 예상과 다른 반응들이 나왔다. 일부 중국 누리꾼이 “왜 인도인을 손님으로 받느냐”, “위생이 걱정된다” 등 인종차별적 비난을 퍼부으며 찜질방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부는 노골적으로 혐오 표현을 남기며 불매를 부추기기도 했다. 이 같은 반응이 거세진 배경에는 중국과 인도가 카슈미르 지역 국경 문제로 장기간 갈등을 겪어온 점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두 나라 군인들이 집단 몸싸움을 벌인 적도 있을 만큼 상황은 험악하다. 갑작스런 온라인 공격이 쏟아지자 찜질방 측은 즉각 해명에 나섰다. 업체는 “인도 손님들은 조용히 규칙을 지키며 시설을 이용했고 떠날 때 수건도 깔끔하게 접어두고 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평소와 다름없이 물 교체와 고온 살균, 침구류 정리, 자외선 소독까지 모두 마쳤다”고 덧붙였다. 이런 설명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웨이보 등 중국 SNS에서는 여전히 ‘인도인 혐오’ 성격의 게시물이 계속 올라오고 있으며 해당 찜질방은 일주일 사이 매출이 무려 90% 가까이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
"전국 어디서든 '이것' 가능하게 했더니"…신혼부부 확 늘어난 중국, 무슨 일?
국제 정치·사회 2025.11.25 11:54:16중국에서 오랜 기간 감소하던 혼인 추세가 올해 들어 다시 반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출산을 기피하는 분위기가 짙어지며 인구 감소가 이어지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전국 어디서든 혼인신고를 접수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연 조치가 일정 부분 효과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24일(현지시간) 제일재경을 비롯한 중국 주요 매체들은 중국 민정부가 발표한 올해 1~3분기 혼인등기 건수가 515만 2000건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474만 7000건과 비교하면 40만 5000건(8.5%) 증가한 수치다. 중국의 혼인신고는 2013년 1346만 9000건으로 최고치를 찍은 뒤 2022년까지 9년 연속 감소했고 2022년에는 700만 건 아래로 추락했다. 코로나19로 미뤄뒀던 결혼이 한꺼번에 몰린 2023년만 잠시 반등했지만 이후 다시 감소한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들어 통계가 반전된 배경에는 혼인신고 제도 개편이 자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지난 5월 개정된 ‘혼인신고 조례’를 시행하면서 ‘전국 통합 처리 제도’를 전격 도입했다. 그동안은 호적지나 실제 거주지 혼인등기소에서만 신고가 가능했고, 반드시 호적증명서를 제출해야 했지만 개편 이후에는 신분증만 있으면 전국 어디서든 혼인신고를 완료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조치는 특히 도시로 이동한 농민공 등 이주 노동자들의 결혼 절차를 크게 단순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유명 관광지에서 혼인신고와 신혼여행을 동시에 즐기는 패키지식 결혼이 유행하면서 신장·하이난 등지에서는 새로운 관광 산업이 형성되는 중이다. 다만, 혼인 증가가 인구 감소 추세를 되돌릴 신호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신중론도 만만치 않다. 미국 캘리포니아대 어바인 캠퍼스의 인구학자 왕펑 교수는 FT 인터뷰에서 “중국 당국과 관영 매체가 긍정적 신호를 찾고 있지만 이 통계만으로 인구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그는 “결혼과 출산율이 장기적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자료가 압도적”이라며 단기 통계에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
'빅쇼트' 마이클 버리 "파월 낙관론, 그린스펀과 유사"…AI 거품론 재차 주장
국제 정치·사회 2025.11.25 04:09:21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로 유명한 헤지펀드 투자자 마이클 버리가 최근 인공지능(AI) 거품론에 선을 그은 제롬 파월 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발언을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전 앨런 그린스펀 전 연준 의장의 발언에 빗대며 투자 위험을 재차 부각했다. 버리는 24일(현지 시간) X(옛 트위터)에 글을 올리고 “그린스펀 전 의장은 2005년 ‘집값에 거품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고, 파월 의장은 ‘AI 기업들은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어 (2000년 ‘닷컴버블(인터넷 산업 거품)’ 때와는) 사정이 다르다’라고 밝혔다”며 “내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었지만 나는 돌아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기 생각을 담은 유료 뉴스레터를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알렸다. 앞서 파월 의장은 지난달 29일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990년대 닷컴버블은 실적이 아닌 아이디어와 허상에 집착한 것이었지만 지금의 AI 기업들은 실적도 좋고 수익도 나는 등 사업 모델이 좋아 완전히 다르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이론에 충실한 학자 출신이 아니라 투자에 크게 성공한 경험을 인정받아 연준에 입성한 월가 출신 인물이다. 버리는 닷컴버블 붕괴 직전인 2000년 2월 21일 샌프란시스코 지역 매체인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자신이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의 하락에 베팅해 공매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도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 시점 이후 아마존 주가는 2001년 9월까지 약 90% 떨어졌다. 버리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앞두고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몰락에 베팅하고 큰돈을 벌어 유명해진 인물이다. 그의 투자 스토리는 마이클 루이스의 책 빅 쇼트에 소개됐고 이는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버리는 지난 10일에도 시장 과열을 경고하며 자신이 운용하던 헤지펀드를 해체했다. 버리는 12일에도 X(옛 트위터)에 2027년 1월까지 팰런티어 주식을 주당 50달러에, 같은 해 12월까지 엔비디아 주식을 주당 110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보유했다고도 알렸다. -
뉴욕증시, 연준·트럼프 '양대 풋'에 반등…동반 강세 마감[데일리국제금융시장]
국제 경제·마켓 2025.11.22 08:55:11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을 깨고 기준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존 윌리엄스 미국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의 발언이 공개되자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동반 강세로 마감했다. 이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 엔비디아의 일부 그래픽 처리장치(GPU)를 판매할 수 있도록 수출 통제 완화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도 증시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미국 중앙은행과 행정부에서 동시에 '풋'(풋옵션에 빗댄 시장 대응책)이 나온 셈이다. 21일(미국 동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493.15포인트(1.08%) 올라간 4만 6245.41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64.23포인트(0.98%) 상승한 6602.99, 나스닥 종합지수는 195.03포인트(0.88%) 오른 2만 2273.08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는 윌리엄스 뉴욕 연준 총재의 12월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 발언에 강세 압력을 받았다. 윌리엄스 총재는 이날 칠레 산티아고에서 열린 칠레 중앙은행 100주년 기념회의 연설에서 "나는 정책 기조를 중립 범위에 더 가깝게 이동시키기 위해 가까운 시일 내(in the near term) 연방기금금리(FFR)의 목표 범위를 추가 조정할 수 있다고 여전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뱅크오브뉴욕(BNY) 멜론의 존 벨리스 거시 전략가는 "윌리엄스 총재는 보통 (제롬) 파월 의장과 같은 입장으로 여겨진다"면서 "윌리엄스 총재가 말한 대로 단기 금리 인하에 대해 찬성한다면 파월 의장도 같은 생각일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고 평가했다. 또 나벨리에 앤 어소시에이츠의 루이스 나벨리에 최고 투자책임자(CIO)는 "지금이 조정의 바닥이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만약 시장이 기대하는 12월 금리 인하가 현실화한다면 12월에는 주식시장이 눈에 띄게 되살아날 여지가 크다"고 전망했다. 뉴욕증시 3대 지수는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발판 삼아 정오 무렵 일제히 1% 이상의 오름세를 나타냈다. 이에 더해 트럼프 행정부가 일부 GPU에 대해 수출 통제 해제를 검토한다는 보도에 더욱 큰 상승 탄력을 받았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트럼프 행정부가 엔비디아 GPU인 'H200'에 대해 중국 판매를 허용하는 방안을 내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 2022년부터 첨단 GPU에 대해 수출 규제 조치를 취했는데, 일부 제품에 대해 통제 해제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 보도에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관련 주식은 일제히 강세 압력을 받았다. AI 및 반도체 관련주로 구성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필리 지수)는 장중 2.42%까지 밀려 올라가기도 했다. 다만 여전히 AI 거품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GMO의 벤 인커 자산배분 공동 책임자는 "AI는 지금 가격도 너무 높고 투기적 움직임도 뚜렷해서, 전형적인 거품처럼 보인다"면서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거품일 수도 있다는 불안은 있지만, 그걸 확신하지는 못하니까 '시장 가격이 원래 이런 게 맞겠지' 하고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평가했다. 이러한 우려에 나스닥은 최고점 대비 상승분의 절반 이상을 반납하며 마무리했다. 이날은 커뮤니케이션스(2.15%), 헬스케어(2.11%), 소재(2.10%), 필수 소비재(1.74%), 부동산(1.30%), 산업재(1.20%), 금융(1.09%) 등 모든 업종이 일제히 상승했다. 유틸리티(0.01%)의 오름폭이 가장 작았다. 거대 기술기업 7곳을 의미하는 매그니피센트7의 희비는 엇갈렸다. 장중 4.27%까지 급락했던 AI 대장주인 엔비디아(-0.97%)는 상당 부분 회복한 채 마감했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알파벳 A 클래스)은 3.56% 올랐다. 아마존(1.63%)과 애플(1.97%), 메타 플랫폼스(0.87%)도 강세를 보였다. 반면, 테슬라(-1.05%)와 마이크로소프트(-1.32%)는 부진했다. 마이크론 테크놀러지(2.98%), 퀄컴(2.32%), 인텔(2.62%) 등 반도체 업체의 주가는 대체로 강세를 나타냈다. 엔비디아의 GPU 라이벌인 AMD는 1.09% 하락했다. 의류업체 갭은 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치를 웃돌자 8.24% 급등했다. 시카고옵션거래소(CBOE) 변동성 지수(VIX)는 전장 대비 2.99포인트(11.32%) 급락한 23.43을 가리켰다. -
[트럼프 스톡커] '갓비디아'라고 주가 높이고 '90분 차익' 투매
국제 정치·사회 2025.11.21 11:14:00엔비디아가 지난 3분기(8∼10월)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사상 최대 실적을 거뒀다는 소식에도 투자 심리가 회복되지 않으며 뉴욕 주식시장이 급락했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거품론을 잠재웠다’는 설익은 분석을 믿었던 국내 개인투자자들만 돌연 큰 손해를 입은 셈이다. 엔비디아의 호실적에도 AI 과잉 투자, 순환 출자에 대한 미국 월가의 불안한 시선은 완전히 걷히지 않았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도 다음 달 금리 동결을 지지할 조짐을 보이면서 갈 길 바쁜 AI 관련주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고용 악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관세 효과 등 여러 불확실성 요소가 시장에 산재한 탓에 뉴욕 증시의 변동성도 이례적으로 커진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월가가 올 연말까지 연준의 금리 결정,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소송 판단,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선임, 사모대출 부실의 확산 등의 상황을 지켜보며 AI 관련주 투자에 신중한 자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나스닥, 하룻동안 5% 롤러코스터…월가, 엔비디아 실적 틈타 대거 차익실현 20일(현지 시간) 뉴욕 증시는 그야말로 하루종일 롤러코스터를 탔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 나스닥종합지수는 장 초반만 해도 전 거래일 대비 최대 1.56%, 1.93%, 2.58%까지 오르며 강한 상승세로 출발했다. 그러다가 1시간 30분 정도 지난 오전 11시쯤부터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 물량이 쏟아지며 가파르게 하강 곡선을 그렸다. 장 개시 2시간 30분가량 지난 정오께부터는 아예 마이너스 수익률로 돌아서며 하락폭을 키웠다. 결국 다우존스지수는 전장보다 0.84%, S&P500지수는 1.56%, 나스닥지수는 2.16% 떨어진 채 거래를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3.15% 급락한 것을 비롯해 애플(-0.86%), 마이크로소프트(-1.60%), 아마존(-2.49%), 구글 모회사 알파벳(-1.15%), 브로드컴(-2.14%), 메타(-0.20%), 테슬라(-2.17%), 넷플릭스(-3.94%) 등 대다수가 약세를 면치 못했다.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은 무려 10.87%나 주가가 밀렸다. 이날 나스닥의 하루 변동폭은 4.7%가 넘었다. 이날 뉴욕 증시의 급등락은 지난 19일 장 종료 뒤 나온 엔비디아의 3분기 실적을 많은 월가 투자가들이 차익실현 기회로 판단한 데서 비롯됐다. 엔비디아가 실적 발표로 마치 AI 거품론을 꺼뜨린 것처럼 신호를 준 뒤 이를 틈타 관련 주식을 대거 처분했다. 엔비디아는 3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2% 증가한 570억 1000만 달러(약 83조 4000억 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치이자, 시장조사 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 549억 2000만 달러도 웃도는 수준이었다. 특히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이 66% 늘어나 역대 최대인 512억 달러에 달했다. 이는 전체 매출의 90% 가까이를 차지하는 규모였다. 시장 전망치 486억 2000만 달러도 크게 상회했다. 주당 순이익(EPS)도 1.30달러로 시장전망치 1.25달러를 넘어섰다. 엔비디아는 나아가 4분기(11월∼내년 1월)에도 650억 달러의 매출을 거둬 시장 전망치 616억 6000만 달러를 앞지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심지어 중국 실적은 일절 포함하지 않은 숫자였다. 엔비디아는 현재 미중 갈등 속에 중국에 AI 칩을 거의 수출하지 못하고 있다. ‘H20’에 대해서는 대중 수출을 허가 받았지만 중국 당국이 기술 자립을 고집하면서 3분기 관련 매출액이 5000만 달러에 그쳤다. 최첨단 반도체인 ‘블랙웰’의 경우는 수출 승인도 받지 못했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자료에서 현재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군이 블랙웰의 2세대 제품인 블랙웰 울트라라고 소개했다. 황 CEO는 실적과 함께 성명을 내고 “블랙웰 판매량은 도표에 표시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클라우드 그래픽 처리장치(GPU)는 품절 상태”라며 “AI 생태계는 급속히 확장하고 있고 더 많은 개발사와 스타트업이 등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블룸버그통신을 통해 “우리는 공급망을 매우 철저히 계획했기 때문에 판매할 블랙웰 칩 물량을 다수 확보했다”며 “공급 부족으로 매출이 제한될 우려는 없다”고 주장했다. “6년 된 GPU도 잘만 돌아가”…순환거래, 자본지출, 과대 시총 우려 여전 19일 황 CEO와 크레스 CFO는 AI 거품론에도 적극적으로 반박 입장을 냈다. 이들은 무리한 투자가 집행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현금 흐름을 통해서만 AI 자본지출이 이뤄지고 있다”고 맞섰다. 순환거래 논란에는 “엔비디아 소프트웨어 플랫폼인 CUDA의 범위를 확장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앞서 월가는 지난 9월 22일 엔비디아가 오픈AI와 손잡고 최대 1000억 달러(약 140조 원)를 투자해 10기가와트(GW) 규모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겠다고 밝힌 계획에 회의적인 시각을 내비친 바 있다. 엔비디아가 오픈AI에 자금을 지원하면 오픈AI가 거기서 얻은 수익으로 다시 엔비디아의 반도체를 구입하는 구조라서 사실상 1990년대 중후반 ‘닷컴버블(인터넷 산업 거품)’ 시대 통신 장비 업체들이 활용한 순환출자 구조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실적 이상으로 월가의 관심을 끈 GPU의 감가상각 기간과 관련해서도 엔비디아는 낙관론을 펼쳤다. 크레스 CFO는 “경쟁 AI의 가속기와 비교할 때 엔비디아의 CUDA GPU는 긴 사용 연한에서 우위에 있다”며 “6년 전에 출하된 A100 GPU가 여전히 100% 가동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월가에서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인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아마존 등이 실제 2~3년에 불과한 GPU의 감가상각 기간을 5~6년으로 부풀려 막대한 투자를 끌어내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이 같은 해명은 일시적으로 투자자들을 안심시키는 효과는 냈다. 엔비디아는 19일 뉴욕 증시 시간외 거래에서 5% 이상 치솟았고, 이는 코스피지수도 이튿날인 20일 4000선을 회복했다. 월가는 결론적으로 엔비디아의 실적과 해명이 과잉 투자 의심을 완전히 해소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했다. 매출 61%가 4개 회사에 쏠려 있을 정도로 사업 위험도가 높은 상태에서 주가가 지나치게 높게 책정돼 있다고 봤다. 엔비디아의 시총 규모는 지난달 29일 5조 달러(약 7100조 원)를 넘어서며 세계 3위 경제대국인 독일의 국내총생산(GDP)까지 추월한 바 있다.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사 4곳은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구글 등 미국의 거대 기술 기업(빅테크)일 가능성이 크다. 영화 ‘빅 쇼트’의 실제 인물이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견한 것으로 이름난 헤지펀드 투자자 마이클 버리는 시장 과열을 경고하며 이달 10일 자신이 운용하던 헤지펀드를 아예 해체했다. 버리는 12일 X(옛 트위터)에 2027년 1월까지 팰런티어 주식을 주당 50달러에, 같은 해 12월까지 엔비디아 주식을 주당 110달러에 매도할 수 있는 풋옵션을 보유했다고도 알렸다. 닷컴버블 시기 때와 유사한 순환 거래 구조와 부채까지 끌어다 쓰는 고객사의 자본지출 부담도 월가가 우려하는 지점이다.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9월 오라클이 180억 달러(약 26조 4000억 원), 지난달 메타가 300억 달러(약 43조 9000억 원), 이달 알파벳이 250억 달러(약 36조 6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를 각각 발행한 데 이어 아마존도 약 120억 달러(약 17조 6000억 원)의 자금을 채권으로 조달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에 드는 비용 상당액을 빚으로만 충당하는 형국이다. 아마존, 알파벳,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4곳이 지난 3분기에 집행한 자본지출만 총 1120억 달러(약 164조 원)에 이른다. 월가가 단기적으로 AI 투자의 지속 가능성에 의문을 표시하는 이유다. 다수 연준 인사들 12월 금리동결 힘 실어…AI주엔 수급·이자 부담 악재 AI 기업에 시장 유동성을 공급하고 이자 부담을 경감할 금리 인하의 가능성이 점점 낮아지는 점도 증시엔 큰 부담 요소다. 미국 연준이 19일 공개한 10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의사록에 따르면 0.25%포인트 추가 금리 인하를 지지하지 않는 내부 인사들은 월가의 기존 추정보다 더 많았다. 의사록은 “‘많은(many)’ 참석자들이 각자의 경제 전망에 비춰볼 때 올해 남은 기간 기준금리를 유지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12월 9~10일 FOMC 회의에서 금리를 내리는 게 적절하다는 의견을 낸 연준 인사는 ‘여럿(several)’으로 표기했다. 금리 인하의 의견을 낸 사람 수가 동결 입장을 제시한 이들보다 적었음을 암시한 것이다. 지난달 FOMC 회의에서는 스티브 마이런 이사가 0.50%포인트 금리 인하로, 제프리 슈미드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가 금리 동결로 각각 소수 의견을 냈다. 의사록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양적긴축(대차대조표 축소) 종료에 대해서는 ‘거의 모든(almost all)’ 참석자가 동의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지난달 29일 FOMC 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12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하는 것은 기정사실이 아니다”라며 “회의에서 위원 간 극명한 견해차가 있었고 민간 지표가 이 정부 데이터를 대체하지도 못한다”고 밝혔다. 12월 금리를 두고는 최근에도 슈미드 총재, 수전 콜린스 보스턴연은 총재, 알베르토 무살렘 세인트루이스연은 총재,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은 총재 등이 동결에 힘을 싣는 발언을 내놓았다. 이들은 모두 올해 투표권을 쥔 인사들이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연준의 미셸 보먼 부의장,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 마이런 이사 등은 추가 인하 필요성을 강조하며 반대 의견을 냈다. 이날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 시장은 12월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하될 확률을 39.1%로, 동결될 확률을 60.9%로 보고 있다. 조 바이든 전 대통령 때 임명된 최초의 흑인 여성 인사 리사 쿡 연준 이사는 20일 미국 워싱턴DC 조지타운대 경영대학원 연설에서 “고평가된 자산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게 현재 내가 가진 인상”이라면서도 “금융 시스템의 전반적인 회복력에 비춰볼 때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초래한) ‘대침체(Great Recesstion)’ 시기와 같은 약화가 나타날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고 전망했다. 쿡 이사는 지난 8월 주택담보대출 사기 의혹을 빌미로 트럼프 대통령이 일방 통보한 해임와 관련한 소송을 현재 진행하는 인사다. 월러 이사는 17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전문경제학회 연례 만찬 연설에서 “인플레이션은 연준 목표치(2%)에 근접하고 있고 노동시장은 약화되고 있다”며 “12월 FOMC 회의에서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말했다. 고용지표도 ‘애매’…대법 관세 재판, 차기 연준 의장, 사모대출 부실 등도 지뢰밭 뉴욕 증시는 20일 발표된 9월 고용보고서를 두고도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미국 노동부는 9월 비농업 일자리가 8월보다 11만 9000명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4월 15만 8000명 증가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폭이었다.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5만 명)도 크게 웃돌았다. 문제는 7∼8월 고용 증감폭은 총 3만 3000명 하향 조정됐다는 점이었다. 7월 고용 증가폭은 7000명 더 줄어든 7만 2000명으로 수정됐고, 8월도 2만 2000명 증가에서 2만 6000명 더 적은 4000명 감소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기존 7월 수치조차 조작된 것이라며 에리카 맥엔타퍼 전 미국 노동통계국(BLS) 국장을 8월 초에 즉시 해임했던 점을 고려하면 실제 고용 현실은 더 나빴던 셈이다. 9월 실업률도 4.4%로 8월 수치(4.3%)와 전문가 예상치(4.3%)를 모두 웃돌았다. 이 보고서는 원래 지난달 3일 발표될 예정이었다가 같은 달 1일 시작돼 이달 12일 끝난 연방정부 셧다운(일부기능 정지) 사태로 뒤늦게 공개됐다. 연내에 미국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소송 결과와 트럼프 대통령의 차기 연준 의장 발표가 있을 수 있다는 점도 증시에는 대형 변수다. 소고기, 커피 등 생활 물가가 크게 뛰는 상황에서도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셧다운 사태 영향으로 영원히 나오지 않게 됐다. CPI는 연준과 월가가 고용보고서와 함께 금리와 투자 결정에 가장 중대하게 참고하는 자료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투자은행(IB), 자산운용사, 지역 은행, 보험사 등 모든 금융권에 쌓인 사모대출의 부실 문제도 월가의 공격 투자를 막는 장애물로 꼽힌다. 월가에서 ‘새로운 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17일 공개된 블룸버그 팟캐스트에서 “사모대출은 ‘쓰레기 대출(Garbage lending)’”이라며 “다음 번 대형 금융위기는 사모대출에서 비롯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월가가 엔비디아의 실적 공개 이후에도 AI 관련주에 대한 의구심을 내려놓지 않은 탓에 당분간 국내외 증시 변동성은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말까지 미국발(發) 대형 이벤트가 많이 예고돼 있어 주가 상승이나 하락에 쉽게 베팅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는 뜻이다. ※'트럼프 스톡커(Stocker)'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시대에 투자에 도움이 될 만한 미국의 시장·기업·정책·정치·외교 관련 현장 이야기와 현안 분석을 전달하는 코너입니다. 구독하시면 유익한 미국 소식을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
'사고무친' 트럼프…관세·의회·법원 모두 '반기'[이태규의 워싱턴 플레이북]
국제 정치·사회 2025.11.21 08:18:07지난 1월 20일 취임식 후 요란하게 출범했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고무친(四顧無親, 의지할 만한 사람이 아무도 없음)'의 상황에 빠지는 모습이다. 커피, 오렌지주스 등의 수입을 의존했던 브라질에 경제계의 우려에도 자신있게 40%의 관세를 때리더니 국내 물가 흐름이 심상치 않자 이를 없던 일로 만들었다. 민주당 의원들에는 '사형에 처해야 한다'며 신경질적 반응을 보였고 미 연방법원은 워싱턴DC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주방위군 투입에 제동을 걸었다.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브라질 정부에 대한 관세 범위 수정'이라는 제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에 따르면 커피, 오렌지주스, 소고기 등의 품목에 대한 40%의 관세를 면제해주는 내용이 담겼다. 조치는 지난 13일부터 소급 적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식료품에 부과된 10%의 상호관세를 철폐했다. 최근 지방선거에서 '생활비'가 참패 요인으로 떠오르자 '관세가 물가를 자극하지 않는다'는 기존 주장을 사실상 뒤엎고 관세를 없앴다. 다만 여기에는 브라질에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브라질 정부의 처우를 문제 삼으며 부과한 40% 관세는 포함하지 않았는데, 이번 조치로 포함을 시켰다. 브라질에 40%의 관세를 부과할 당시 ‘내정간섭’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군 장병에 "불법 명령을 거부하라"는 동영상 메시지를 날린 민주당 의원들에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반란행위"라며 거친 언사도 구사했다. 군이나 정보기관에서 복무한 경험이 있는 민주당 의원 6명은 페이스북에 후배 군인, 정보기관 요원들을 향해 "당신은 불법적인 명령을 거부할 수 있다"는 동영상을 게시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루스소셜에 "반역자들의 반란 행위"라며 "그들을 가둬야 하나?"라고 적었다. 또 "이는 최고 수준의 반란 행위"라며 "배신자 하나하나를 체포해 재판에 넘겨야 한다. 사형으로 처벌할 수 있는 반란 행위"라고 썼다. 지난 18일 발표된 로이터통신 등의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38%로 집권 후 최저치가 나오는 등 여론이 악화하자 부쩍 신경질적 반응을 보인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19일에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을 "해임하고 싶다. 그는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공개 저격하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을 향해서도 금리가 너무 높다며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당신도 해고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20일 워싱턴DC연방지방법원도 워싱턴DC시정부가 제기한 가처분 신청을 인용, 본안 소송이 진행되는 동안 행정부가 워싱턴DC에 주방위군을 배치하거나 배치를 요청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명령했다. 법원은 국방부가 시정부의 요청이 없는ㄷ네도 워싱턴DC 주방위군을 비군사적 범죄 억제 임무에 투입한 결정이 권한 범위 밖이며 다른 주에 소속된 주방위군에 도움을 요청해 워싱턴DC에 투입할 법적 권한도 없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아동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파일 강제 공개 법안과 관련해서도 공화당 내 장악력을 잃어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개월간 공개를 반대해왔지만 공화당 내 이탈표가 불어날 것으로 보이자 표결 직전 공화당에 찬성표를 던지라는 공개 메시지를 던졌다. 결국 법안은 상하원에서 사실상의 만장일치로 통과됐다. 이 외에 이르면 연내에 나올 것으로 보이는 대법원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 소송에서 패소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레임덕' 징후는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
日서 벌어진 참극…"내가 부모님 살해했다" 자수한 30대 한국인 남성 체포
국제 정치·사회 2025.11.20 11:35:45일본 아오모리에서 한국 국적의 30대 남성이 흉기로 부모를 살해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붙잡혔다. 해당 남성은 범행 직후 스스로 경찰에 전화를 걸어 부모를 살해했다고 신고한 것으로 확인됐다. 19일(현지시간) 일본 닛테레뉴스와 아오모리TV 등에 따르면 현지 경찰은 아오모리시의 한 주택에 거주하는 한국 국적 무직 남성 김모 씨(34·일본명 카네모토 다이슈)를 살인 혐의로 전날 체포했다. 경찰은 김씨가 자택에서 함께 살던 어머니 미라 씨(61·일본명 카네모토 미라)를 칼과 같은 흉기로 여러 차례 찔러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씨는 범행 후 스스로 18일 오전 경찰에 전화를 걸어 “부모를 살해했다”며 신고했다. 출동한 경찰은 1층 욕실에서 어머니가 반듯하게 누운 채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등과 가슴 등 몸 여러 부위에서 자상이 확인됐고 방어흔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집 내부 복도에서 아버지 나오토 씨(71)의 시신도 추가로 발견했다. 아버지 또한 가슴 등 여러 부위에 날카로운 흉기에 찔린 상처가 있었고 몸 곳곳에 반항 과정에서 생긴 것으로 추정되는 상처가 남아 있었다. 경찰은 집 안에서 피가 묻은 칼 한 자루를 압수해 범행 도구로 추정하고 있다. 또한 김씨의 팔에서도 베인 상처가 발견돼 범행 당시 몸싸움이 벌어졌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경찰은 어머니 미라 씨에 대한 1차 부검을 진행해 정확한 사망 원인을 확인할 방침이다. 아버지 나오토 씨의 사망 경위 역시 김씨의 범행과 연관성이 큰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범행 동기와 구체적인 사건 경위를 조사 중이다. -
진짜 금으로 만든 100kg '황금 변기', 177억에 낙찰…담긴 의미 알고보니
국제 인물·화제 2025.11.20 10:17:26바나나 작품으로 유명한 마우리치오 카텔란이 만든 ‘황금 변기’가 경매에서 1210만 달러(한화 약 177억 원)에 팔리며 전 세계의 관심을 끌었다. 19일(현지시간) 뉴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날 소더비 경매에서 카텔란의 작품 ‘아메리카(America)’가 새 주인을 찾았다. 223파운드(약 101.2kg)의 18캐럿 금으로 제작된 이 변기는 2019년 영국 블렌하임궁전에서 도난돼 세계적인 화제를 모았던 바로 그 작품과 동일한 기능을 갖춘 버전이다. 경매 시작가는 1000만 달러(한화 약 146억원)였지만, 경쟁이 붙으며 최종 낙찰가는 이를 훌쩍 뛰어넘었다. 소더비 측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실제 변기라는 점만으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가진 작품”이라고 평가했다. 카텔란은 ‘아메리카’에 대해 “과도한 부를 상징하는 미국 사회를 풍자하고 싶었다”며 “가장 기본적이고 낮은 공간(변기)에 가장 값비싼 물질(금)을 배치해 예술의 본질을 묻고자 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아메리카’는 2016년 두 점이 제작됐다. 이번에 낙찰된 작품은 2017년부터 익명의 수집가가 보유해 온 버전이며 또 다른 한 점은 2016년 뉴욕 구겐하임 미술관 화장실에 실제 설치됐다. 당시 관람객 10만 명 이상이 줄을 서서 관람했고, 예약하면 3분 동안 변기를 실제로 사용해볼 수도 있었다. 이 작품은 미국 정치권에서도 화제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반 고흐 그림 대여를 요청하자, 구겐하임이 대신 이 황금 변기를 제안한 일화가 유명하다. 이후 작품은 블렌하임궁에 전시됐다가 며칠 만에 도난당했고, 범인 2명은 올해 초 유죄 판결을 받았지만 변기 본체는 아직도 행방이 묘연하다. 수사 당국은 변기가 해체돼 녹아 사라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소더비 현대미술 책임자 데이비드 갤퍼린은 “카텔란은 예술계의 완벽한 도발자”라며 “바나나 작품이 ‘무가치한 것에 어떻게 가치를 부여하는가’를 묻는다면, ‘아메리카’는 그 반대로 ‘내재적 가치 그 자체를 예술로 제시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카텔란은 국내에서도 화제성이 높다. 2023년 리움미술관 개인전에서 선보인 ‘코미디언(Comedian)’은 한 대학생이 1억 5000만 원짜리 전시 바나나를 떼어 먹는 사건으로 이슈가 됐다. 카텔란은 “괜찮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않았고, 작품은 지난해 경매에서 620만 달러(한화 약 90억 원)에 팔리며 다시 관심을 모았다. -
"AI가 빌보드 1위 찍었다"…정작 팬들은 "문제 있어? 노래만 좋으면 그만" [이슈,풀어주리]
사회 사회일반 2025.11.20 09:43:36출근길에서도, 퇴근길에서도. 온·오프라인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다양한 이슈를 풀어드립니다. 사실 전달을 넘어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인 의미도 함께 담아냅니다. 세상의 모든 이슈, 풀어주리! <편집자주> 인공지능(AI)이 음악과 영상 콘텐츠 산업에서 전례 없는 속도로 영향력을 확대하며 전 세계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혼란에 빠졌다. AI 가수가 정상에 오른 여파가 채 가라앉기도 전에 세계 최초의 AI 배우가 할리우드 진입을 선언하며 등장하자, 음악·영화계를 중심으로 “AI가 인간 예술가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와 논쟁이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 AI 가수, 결국 빌보드 1위…정작 팬들 “AI라서 뭐가 문제냐” AI 생성 가수 ‘브레이킹 러스트’(Breaking Rust)의 ‘워크 마이 워크(Walk My Walk)’는 최근 미국 빌보드 컨트리 디지털 송 세일즈 차트 1위에 올랐다. 다운로드 수 기준으로 집계되는 이 차트에서 AI 가수가 정상에 오른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해당 곡은 스포티파이에서도 350만 회 이상 재생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브레이킹 러스트의 다른 곡들도 수백만 회의 스트리밍을 기록하면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팬들은 그의 AI 정체성을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실존 인물인 줄 알았다”, “목소리가 너무 좋다”, “투어 언제 하냐”는 반응까지 올라오고 있다. 반면 음악계에서는 경계심이 짙어지고 있다. 미국 NPR 인터뷰에서 컨트리 음악 전문매체 ‘위스키 리프’ 편집자 애런 라이언은 “누가 작곡했고, 누가 연주했는지를 파악할 수 없는 상황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통과 진정성을 중시하는 장르일수록 AI 음악에 대한 반발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 “이미 절반은 AI가 만든 음악”…대중은 구분 못한다 AI 음악이 차트를 장악하게 된 배경에는 폭발적인 생산량이 자리 잡고 있다. 영국 가디언은 스트리밍 서비스 디저(Deezer)의 연구를 인용해 “글로벌 플랫폼에 매일 업로드되는 음악 중 약 34%, 하루 5만 곡이 AI 생성 음악”이라고 보도했다. AI와 인간의 음악을 구별하는 것도 사실상 불가능한 수준이다. 디저가 8개국 9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응답자의 97%가 AI 음악과 인간 음악의 차이를 알아보지 못했다. 디저 CEO 알렉시스 란터니에는 “사람들은 자신이 듣는 음악이 AI인지 인간인지 알고 싶어 한다”며 “동의 없는 AI 학습은 절대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이제는 ‘AI 배우’ 등장…할리우드 “역겹다” 격렬한 반발 지난 9월에는 세계 최초의 AI 배우 ‘틸리 노우드’(Tilly Noode)가 등장해 할리우드의 시선을 끌었다. 틸리 노우드는 배우이자 코미디언 일라인 반 더 벨던(Eline Van der Velden)이 설립한 AI 제작사 산하에서 만들어진 가상 캐릭터로, 현재 여러 할리우드 에이전시로부터 계약 제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 더 벨던은 “틸리 노우드를 차세대 스칼렛 요한슨이나 나탈리 포트먼 같은 배우로 성장시킬 수 있다”며 “창의력은 더 이상 예산의 한계에 갇힐 필요가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의 반발은 즉각적으로 이어졌다. 현직 배우들은 공개적으로 AI 배우에 대한 불편함과 위기감을 드러냈다. 멜리사 바레라는 “이 AI 배우를 영입하는 에이전시라면 소속 배우들이 모두 회사를 떠나길 바란다. 너무 역겹다”고 비판했고, 키어시 클레몬스는 “그 에이전시 이름부터 공개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라 윌슨은 “수백 명의 실제 젊은 여성 얼굴을 합성해 만든 AI다. 그중 한 명을 직접 고용하지 그랬나”라고 지적했으며, 배우 토니 콜렛 역시 비명 이모티콘을 남기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 “도구일 뿐이라더니…” 업계 “AI, 결국 사람 밀어낼 것” AI 배우 논란이 커지자 제작사 측은 “AI는 인간을 대체하려는 기술이 아니라 창작을 확장하는 도구”라고 반박했다. 틸리 노우드를 만든 일라인 반 더 벨던은 “AI는 새로운 붓과 같을 뿐이며, 인간 연기의 가치를 빼앗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업계 시각은 다르다. 이미 스트리밍 확산과 제작비 절감 압박으로 노동환경이 빠르게 변화하는 가운데, 제작사가 휴식·시간 제약 없이 활용 가능한 AI 캐릭터를 도입할 경우 결국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크다. 저작권·초상권·AI 학습 데이터 문제도 해결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서는 AI 창작물의 확산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흐름이라면서도 인간 창작자의 권리를 보호할 장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예술 생태계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
"에스파 일본 절대 오지 마"…국민청원 5만명 넘겼다는데, 日서 무슨 일?
국제 국제일반 2025.11.20 08:48:47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으로 깊어지고 있는 중일 갈등이 연예계로도 번지고 있다. 19일(현지시간) 홍콩 일간 성도일보와 중국신문망 등에 따르면 중국 음원플랫폼 QQ뮤직은 지난 17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일본 보이그룹 JO1(제이오원)의 광저우 팬미팅과 VIP 이벤트를 불가항력적 이유로 취소한다고 밝혔다. JO1은 '프로듀스 101 재팬' 시즌1을 통해 2020년 데뷔한 11인조 보이그룹으로, CJ ENM과 요시모토흥업이 한일합작으로 설립한 라포네 엔터테인먼트 소속이다. 행사는 오는 28일 광저우 ICC 환마오톈디에서 열릴 예정이었다. 중국에서 일본 아이돌 행사가 취소된 데 이어 일본에서는 한국 걸그룹 에스파의 중국인 멤버 닝닝 출연을 반대하는 청원이 제기됐다. 에스파는 일본 NHK 연말 특집 프로그램 '홍백가합전'에 출연 예정인데 이에 반대하는 청원 참여자가 벌써 5만명을 넘어섰다. 닝닝은 지난 2022년 SNS에 원자폭탄 폭발 직후 생기는 버섯구름과 유사한 형태의 조명을 공개하면서 일본에서 한 차례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중일 갈등 심화 속 당시 논란이 소환되면서 그의 홍백가합전 출연을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진 것이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 진출한 일본 연예인들은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지한다는 발언을 했다. 중국 본토 예능에도 출연한 적 있는 일본 가수 메이리아(MARiA)는 전날 웨이보에 "중국은 내게 두 번째 고향이며 중국 친구들은 모두 내가 소중히 여기는 가족"이라면서 "나는 영원히 '하나의 중국'을 지지한다"고 글을 올렸다. 같은 날 일본 배우 야노 코지는 "중국은 나의 두 번째 고향일 뿐만 아니라 '집'을 새로이 인식하게 해준 곳"이라며 "나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영원히 지지하며, 여러분을 영원히 사랑한다"고 밝혔다. 야노 코지는 중국의 영화와 드라마에서 일본군 장교로 출연한 적 있다. -
트럼프 "파월 해임하고 싶다…베선트, 해결 못하면 너도"
국제 정치·사회 2025.11.20 07:02:19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을 해고하고 싶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DC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사우디아라비아 투자포럼에서 "솔직히 말해서 그(파월 의장)를 해고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파월)은 정신적인 문제가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청중은 웃음을 터뜨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이 일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분야는 연준과 관련된 것 뿐이라고 짚으면서 "금리가 너무 높다. 스콧, 빨리 해결하지 못하면 당신도 해고할 것"이라고 농담을 섞어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즉석 상황극도 펼쳤다. 그는 베선트 장관 역할을 하는 듯 "(파월을) 해고하지 마세요. 제발 해고하지 마세요. (임기가) 3개월 남았어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스콧, 나는 그를 내보내고 싶어"라며 자신의 말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베선트 장관을 두고 "일을 잘해왔다"고 수습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는 그(파월)를 해고하는 쪽에 좀 더 가깝다"며 "그렇죠 하워드? 하워드는 '저 자식 당장 내보내라'고 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전반적으로 농담을 섞은 발언으로 해석되지만 최근 미국 고용시장 냉각 및 물가 급등의 경제상황을 고려할 때 뼈가 있는 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울러 러트닉 장관을 언급한 것은 특유의 ‘내각 경쟁시키기’ 본색이 드러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이후부터 내각 인사들의 업무 경쟁을 시켜 성과를 내는 사람을 중용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비록 농담을 섞었지만 연준 장악력을 두고 베선트 장관이 업무를 잘 못하고 있다고 말하며 그의 경쟁자 격인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을 언급하면서 둘 사이의 경쟁심을 자극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트럼프 정부 출범 초기 베선트 장관과 러트닉 장관은 재무장관 자리를 놓고 경쟁해왔다. 이날 나온 연준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은 ‘매파’적 성격이 강했다. 회의록은 "많은(many) 참가자"가 인플레이션을 우려하며 현행 금리를 유지하는 쪽에 손을 들어줬다. 이에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은 뉴욕 오후 3시 56분께 연준이 오는 12월 금리를 25bp 인하할 가능성을 33.6%로 가격에 반영했다. 전장 50.1% 대비 16.5%포인트 빠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기간 미국 기준금리가 너무 높다며 화끈하게 금리를 낮춰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늘의 핫토픽
이시간 주요 뉴스
영상 뉴스
서경스페셜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