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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치·한복 모두 중국것" 괘씸죄에 "中 속국" 거부감…MZ세대 분노 폭발

■2030 거센 반발, 왜

사드보복·코로나 발원지 반감에

국내 부동산 사재기로 두려움 느껴

"中 몰려오면 한민족 정체성 훼손"

차이나 포비아 확산되며 MZ 반기





법무부가 추진 중인 국적법 개정안을 둘러싼 반발 여론은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가 주도하고 있다. 이들은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외국인 자녀의 국적 취득 절차가 간소화할 경우 밀려드는 중국인들로 ‘한민족의 정체성’이 훼손될 수 있다며 우려와 비난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법무부는 뒤늦게 진화에 나섰지만 이른바 ‘차이나 포비아(중국 공포증)’가 일상화된 2030세대의 불만을 잠재우기는 역부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8일 법제처 국민참여입법센터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법무부가 입법 예고한 국적법 개정안에는 이례적으로 3,200개에 이르는 네티즌 의견이 달렸다. 통상 정부 부처의 입법 예고안에 의견이 거의 달리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논란이 되고 있는 사안인지 확인할 수 있다. 네티즌들이 기재한 의견의 절대다수는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올라온 ‘국적법 개정안 입법을 결사반대합니다’라는 제목의 청원에는 한 달 만인 이날 기준 약 31만 명이 동의했다. 법무부가 지난 26일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진행한 국적법 개정안 관련 온라인 공청회 영상에도 ‘좋아요(약 200개)’의 50배가 넘는 ‘싫어요(약 1만 1,000명)’가 눌러졌다. 이 외에도 포털의 뉴스 기사 댓글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국적법 개정안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게시글이 우후죽순으로 쏟아지고 있다.

박승찬 용인대 중국학과 교수는 “MZ세대의 입장에서는 한국과 마찰을 일삼고 인권 문제 등 부정적인 이슈만 노출되는 중국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에 불신이 깊다”며 “국적법 개정이라는 민감한 이슈가 등장하자 인터넷이라는 가상공간에서 중국에 대한 반발 심리가 폭발하게 된 것”이라고 해석했다.

국적법 개정안을 겨냥한 반대 의견을 들여다보면 ‘중국인을 위한 특혜법’이라는 주장이 압도적이다. 제도 수혜 대상자 중 약 90%가 중국인이라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인에게 한국인과 동일한 혜택을 주는 것”이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법무부에 따르면 ‘영주자의 국내 출생 자녀’ 요건을 충족해 영주권을 취득한 외국인 현황을 보면 중국인(45.5%)과 한국계 중국인(44.0%)의 비율이 압도적이다.

이번 개정안에 대한 2030세대들의 주장도 △국적 제도의 근간인 ‘혈통주의’ 포기 △건강보험 등 혜택자의 증가로 국민 부담 증가 △병역의무 회피 △복지 ‘먹튀’ △외국인의 선거권 행사로 국가 기반 약화 등 외국인을 위해 내국인이 피해를 본다는 인식이 주를 이루고 있다.

이날 법무부는 브리핑에서 “개정안은 우리와 같은 혈통인 영주 귀국 재외 동포의 국내 출생 자녀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혈통주의를 그대로 유지한다”며 “다른 국민과 동일하게 병역의무도 부담하고 남성은 병역을 이행한 후에만 우리 국적을 이탈할 수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법무부의 해명에도 국적법 개정안에 대한 비판 여론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논란의 배경인 ‘반중 정서’를 최근 급속히 보수화되고 있는 2030세대가 주도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이들은 중국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보복, 코로나19 발원지, 김치·한복 등 각종 문화공정, 북한을 지속적으로 지원하는 최우방 등의 이슈와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중국에 대한 혐오를 갈수록 키우고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반중 정서의 가장 큰 배경은 최근까지 지속돼 온 중국의 역사공정과 문화공정을 꼽을 수 있다”며 “이러한 사안에 대해 외교적인 문제로 우리 정부가 공식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사이 대중들이 대리하는 형식으로 가고 있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미국과의 패권 경쟁을 통해 ‘주요 2개국(G2) 굴기’를 꾀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팽창주의도 인접 국가인 우리나라 입장에서 공포감으로 다가온다는 시각도 있다. 우리 경제의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대표적이다. 부동산 가격 급등으로 2030세대의 상실감이 극에 달한 상황에서 중국인의 ‘한국 부동산 사재기’ 소식도 반발감을 더하기는 마찬가지다.

한재진 현대경제원 연구위원 “부동산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예민한 영역 중 하나인데 중국 자본이 제주도 및 서울시 내 요지에 부동산을 차지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며 “2030세대 입장에서는 서울에 집을 마련하지 못해 상실감이 큰 상태에서 중국인들이 상대적으로 쉽게 부동산을 구입하는 사실을 접하며 위기감과 상실감을 느끼는 듯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방적이고 맹목적인 반중 정서를 고집해서는 중국과의 외교적인 마찰은 별개로 하더라도 정작 우리가 잃을 것이 더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출산·고령화의 발목에 잡혀 국가 경쟁력이 추락하는 한국의 현실을 감안하면 인구 증가와 합리적인 이민정책 도입을 위해서라도 국적법 개정은 필요한 수순이라는 주장이다.

임운택 계명대 사회학과 교수는 “중국계로 대표되는 이주 노동력 없이는 중소기업이나 농어촌 등의 업종은 지탱이 불가능한 게 한국의 현실”이라며 “현실적으로 인구도 줄어드는데 아예 혈통이 다른 국가의 외국인보다 우리 민족인 중국 동포를 국민으로 받아들이자는 주장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고 조언했다.

/이진석 기자 ljs@sedaily.com, 구아모 기자 amo9@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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