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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국인 국채투자' 썰물 대비해야

한국 국채에 대한 외국인 투자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글로벌 재정위기로 돈 굴리기가 마땅치 않은 글로벌 부동자금이 한국 국채를 새로운 투자처로 삼고 있다. 외국인들이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을 좋게 평가한다는 의미이니 고무적인 일면도 있다. 관건은 국채 투자의 유입 속도다.

지난 2월 말 현재 외국인의 국채 투자잔액(상장기준)은 전체의 17%에 해당하는 62조원에 이른다. 불과 3년 전인 2008년 말의 20조원(7%)에 비하면 놀라운 증가 속도다. 이에 따라 회사채를 포함한 전체 채권 투자에서 외국인 비중은 73%로 3년 새 20%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증시에서 외국인 비중이 28%에서 32%로 증가한 것에 비하면 국채 쏠림 현상이 과하다는 우려가 나올 만하다. 급기야 국채 주권론까지 내세우며 우려하는 전문가들까지 생겨나고 있다.

국채 투자의 가파른 유입이 썰물처럼 급격한 유출로 반전하는 경우의 부작용이 무엇보다 걱정이다. 외환시장 교란과 금리 왜곡이 대표적이다. 단기에 대규모 자금 유출이 이뤄지면 환율 상승(원화 가치 하락)은 물론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이어진다. 게다가 3년 만기 국채 금리는 시장지표여서 금리 왜곡까지 낳는다. 지난해 장단기 금리의 역전 현상이 나타난 것도 외국인의 집중적인 국채 매입과 무관하지 않다.



기획재정부가 8일 국채 투자 최소단위를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낮춘 것은 불가피한 조치로 평가된다. 개인의 투자문호를 넓혀 내국인의 투자 비중을 늘려야 한다. 하지만 좀 더 다각적인 대책이 필요하다. 투자 주체를 파악하는 모니터링 시스템이 우선 강화돼야 한다. 최근 해외 중앙은행들조차 헤지펀드처럼 투기성 행태를 보이고 있다. 일정 규모 이상의 국채 보유자에 대한 공시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외국인을 차별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효과적인 안전판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증시와 환율시장에는 그런 장치들이 있다. 비상 플랜 차원에서 외국환평형기금과 같은 국채투자전용기금을 만드는 방안도 중장기적으로 검토할 만하다.

증시가 외국인 놀이터가 된 지 오래된 마당인데 경제 주권을 위협할 수 있는 국채시장까지 외국인에게 좌지우지되는 것은 기필코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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