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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중소기업이 살맛나는 세상 만들자


올해는 60년 만에 찾아온 흑룡의 해다. 한때 한국은 '아시아의 네 마리 용'으로 불리며 가장 역동적으로 발전하는 국가들 중 하나였다. 그 역동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은 국내총생산(GDP)규모 세계 15위, 교역량 8위의 경제대국으로 발돋움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경제가 눈에 띄게 활력을 잃은 것도 사실이다.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지속되고 좋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많은 젊은이들은 비정규직이나 파트타임을 전전하고 있다. 희망을 잃은 젊은이들이 결혼이나 출산을 포기하면서 출산율은 세계에서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계층 간 양극화가 심화되고 활력을 잃어 정체된 사회, 기회가 닫혀버린 사회에서 내일의 희망을 꿈꾸기란 쉽지 않다.

해법에 대한 논의는 한창 진행 중이다. 세수를 늘리고 복지를 확대하자는 주장도 힘을 얻는다. 그러나 가장 확실한 해법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라는 데에는 이견이 없을 것이다. 일자리가 많아져야 내수시장이 살아나고 이는 곧 경기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가져온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이미 한계에 도달한 대기업 중심의 성장전략을 바꿔야 한다. 대기업이 과거 경제성장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지만 이제는 더 이상 우리 경제에 활력을 주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크지 않은 내수시장에서 새로운 성장의 싹을 틔우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몇몇 연구결과들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이 우리 사회 일자리 창출과 투자 활성화에 더 기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에서도 중소기업의 창업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중소기업들의 창업 및 경영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연대보증을 지속적으로 폐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는 사회 분위기가 중소기업의 창업을 가로막는다는 판단하에서다. 미국의 벤처캐피털회사들이 두 번 세 번 실패경험이 있는 회사에 자금 투자를 하듯이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도 절실하다. 실패를 용인하고, 한 발 더 나아가 실패의 경험들이 성공을 위한 값진 밑거름이 된다는 인식의 변화가 중소기업들이 조금 더 살맛나는 세상을 만들 수 있는 첫 걸음이다. 2012년에도 대내외 경제불안 요소로 경기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중소기업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따듯한 한 해가 되어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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