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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채색 식물 품은 색색 화분… 결핍 시대서 활기 찾다

박상미 개인전 이화익갤러리서

박상미의 'Scene-exit' /사진제공=이화익갤러리

원색의 건물들 사이로 빨강ㆍ파랑 색색의 화분이 놓여있다. 반면 여기서 피어난 식물들은 색을 잃은 무채색이다. 당혹스럽다.

동양화가 박상미(36)의 신작들이 종로구 송현동 이화익갤러리에서 선보이고 있다. 무채색의 수묵과 원색적인 색채를 대비적으로 사용해 자신만의 독특한 화풍을 구축해 온 작가의 새로운 시도가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자연인 숲과 나무는 도시의 회벽 같은 무채색이고 화분이나 집 같은 일상의 배경은 오히려 화려하고 선명한 자연의 색을 갖는다"라며 "결핍의 시대인 현대사회에서 결핍의 무채색으로 화면을 채움으로써 역설적이게도 화려함과 활기를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내려다 본 마을의 새빨간 지붕들, 제각각의 표정을 다채로운 색으로 표현한 집들은 실재(實在)하는 사실적인 장면이면서도 비현실적이고 환상적인 장면을 동시에 경험하게 해 준다. 또한 무채색의 먹과 화려한 원색들, 자유분방한 곡선과 반듯하게 정리된 직선처럼 이질적인 요소들이 한 화면에 공존하지만 이들은 서로 충돌하지 않고 조형적 어울림을 보여준다.



유난히 눈을 자극하는 원색들은 '생명력'을 상징하며, 단청에 사용하는 분채로 색을 냈다. 녹색의 싱싱함을 잃은 식물들은 시든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자유롭게 뻗어난 먹선과 무성하게 밀집된 형태에서 오히려 더 강한 생명성을 드러낸다. 이들 식물을 '다개체'라는 개념으로 설명하는 작가는 "하나의 뿌리에서 여러 형태의 줄기와 잎의 모양이 나오는데, 이를 통해 나를 포함해 현대사회의 인간에게서 발견되는 다중성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동양화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한 작가는 2006년 한국미술대전 한국화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작가의 이번 13번째 개인전은 '장면(Scene)'이라는 제목으로 오는 22일까지 열린다. (02)730-7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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