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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블 클릭] 을지문덕함 정전과 통신 불량


귀를 의심케 만드는 사건이 일어났다. 을지문덕함이 발전기 고장으로 칠흑 같은 밤에 5시간이나 표류했던 사고가 국정감사를 통해 뒤늦게 밝혀진 것이다. 대잠수함 작전 중에 갑자기 발전기 두 대가 경보를 울리며 정지하는 통에 항해 능력은 물론 전기시스템의 기능을 상실한 채 조류에 떠밀려 다녔다고 한다. 사고발생 해역이 군산 인근 바다가 아니라 북방한계선(NLL) 근처였다면 어떤 결과가 빚어졌을까. 생각하기도 끔찍하다.

△을지문덕함은 연안 방어의 핵심이다. 보다 고성능의 충무공 이순신급 구축함(KDⅡ)들이 주로 해외에 파견되고 고가의 이지스함인 세종대왕급 구축함(KDⅢ)들은 북한의 미사일 사정거리에서 벗어난 후방 해역에 대기하는 점을 감안하면 주력함정 중에서 최일선 방어를 담당하는 중추다. 네임 쉽인 광개토대왕함을 포함해 단 3척뿐인 동급(KDⅠ)의 함정에 이상이 발생했다면 대북 억지력에 경고등이 켜졌음에 다름 아니다. 비록 지난해 12월 발생한 사고라지만 사안이 엄중하다는 점에서 사고 처리와 징벌 과정을 명백히 밝힐 필요가 있다.

△물론 기계는 언제든지 고장날 수 있지만 군용함정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비싼 돈을 들여 예비발전기를 장착하는 이유도 어떤 조건에서나 작동할 수 있는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을지문덕함의 발전기 2대가 정지된 후 예비발전기 2대까지 잇따라 고장났다는 사실은 좀처럼 설명할 수 없는 사달이다. 더 한심한 것은 비상연락마저 지연됐다는 사실. 통신실에 비치된 비상배터리 12개 가운데 9개가 불량이라 정전 발생 후 25분이 지나서야 함대본부와 교신이 이뤄졌단다.



△인기 프로그램인 '진짜 사나이'를 통해 해군의 빡센 군기에 적잖이 놀랐었다. 하긴 한국해군의 함포사격이나 잠수함전 능력은 세계적으로도 정평이 나 있다. 함령 50년이 넘은 함정은 반짝반짝 유지하는 것도 수병들의 땀 덕분이다. 문제는 수병의 노고와 바짝 들린 군기와 달리 장비의 유지 보수에서는 나태와 의혹이 드러났다는 점이다. 해군의 최대함정인 독도급 상륙함에서도 비슷한 사고가 있었다고 하니 기가 막힌다. 주력함정들의 고장과 블랙아웃이라니. 캄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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