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현지시간) 독일 기도 베스터벨레 외무장관은 한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시리아 군사행동 참가에 대한 요청을 받거나 고려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29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시리아 화학무기 공격에 대한 조사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다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독일이 미국의 즉각적 행동개시에 대한 유보적 입장을 시사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국 역시 29일 하원이 긴급 전체회의를 소집, 정부가 전날 제출한 시리아 제재 동의안에 대해 반대 285표, 찬성 272표로 승인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필립 하먼드 영국 국방장관은 “중동 개입에 깊은 회의론이 있다”며 “시리아에 대한 어떤 군사작전에도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반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30일 일간 르몽드와의 인터뷰에서 “영국 의회에서 시리아 제재 동의안이 부결됐다고 해서 화학무기로 민간인을 죽인 알아사드 정권을 응징하고자 하는 프랑스의 뜻이 흔들리는 것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시리아 국민에게 치유할 수 없는 피해를 준 화학무기 공격에 대해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역시 29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의 결정은 미국의 ‘최선의 이익’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며 “대통령은 현재 미국의 핵심 가치가 위험에 처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존 케리 미 국무장관도 주요 상하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한 콘퍼런스콜에서 “시리아 군 장교의 통화내용 등 물적 증거와 공격 명분이 충분하다”며 “미국은 다른 국가의 외교정책에 좌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프랑스만 시리아를 공격할 가능성이 대두하고 있다. 이와 관련, 올랑드 대통령은 30일 오바마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하며 향후 대응책을 논의했다.
다만 여러 정황으로 미뤄볼 때 다음달 초로 공격이 미뤄질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일단 유엔 화학무기조사단이 31일 시리아에서 철수할 것으로 보이고 미국과 프랑스 모두 의회의 승인이 뒷받침돼야 정치적 타격 없이 시리아 공격을 감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랑스 의회는 다음달 4일 개원해 시리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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