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는 11일 HSBC가 미국의 제재 대상 국가인 이란을 비롯해 멕시코ㆍ케이먼제도ㆍ사우디아라비아ㆍ시리아 등의 불법자금을 세탁한 혐의로 19억달러의 벌금을 납부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이 가운데 13억달러가량은 혐의를 인정하는 대신 기소를 유예하는 조건으로 몰수되는 금액이다. 단일 은행이 납부하는 벌금으로는 사상최대 규모다. 나머지 6억5,000만달러는 민사제재금으로 내야 한다.
이번 합의로 HSBC는 과거에 미 재무부 해외자산통제국(OFAC)의 제재 대상인 이란과 거래한 점과 은행비밀법을 어긴 혐의를 시인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HSBC는 멕시코 마약조직의 돈세탁에 관여해 멕시코 정부에도 2,750만달러의 벌금을 냈다. 7월 미국 의회는 HSBC가 미국의 제재 대상 국가들과 금융거래를 통한 돈세탁 혐의가 포착됐다는 보고서를 냈고 미 금융당국은 즉각 조사에 나섰다.
한편 이날 SC도 이란과의 불법 금융거래에 대해 벌금 3억2,700만달러를 내는 문제에 대해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합의했다. FRB는 SC가 1억달러를 FRB에, 2억2,700만달러를 미국 법무부와 뉴욕검찰에 각각 납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SC는 8월 미국 뉴욕주가 제기한 불법거래 혐의를 부인하다 청문회가 개최되는 미 당국의 조사 압력이 강해지자 민사제재금 납부를 수용하기로 결정했다.
당시 뉴욕주 금융서비스부는 SC에 3억4,000만달러의 민사제재금을 부과했고 SC도 이를 수용했다. 이에 따라 이번 벌금과 8월 벌금을 모두 합쳐 SC가 내야 할 벌금은 모두 6억6,700만달러로 늘어나게 됐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 당국이 HSBC와 SC의 불법 금융거래에 대해 추가 조사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WSJ는 "이번 벌금 납부건 외에 쿠바와 멕시코ㆍ사우디아라비아 등과의 불법 금융거래 의혹이 추가로 제기돼 미 당국이 조사를 확대 진행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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