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부토건과 함께 서울 강남구 내곡동 헌인마을 개발사업을 진행했던 동양건설산업도 결국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연대보증으로 사업을 추진했던 삼부토건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이에 따라 삼부토건의 법정관리 신청철회 및 만기연장 문제를 논의해온 대주단과 삼부토건 간 협상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게 됐다. 동양건설산업은 15일 서울중앙지법 파산5부(지대운 수석부장판사)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동양건설산업과 삼부토건은 헌인마을 개발사업 공동 사업자로 4,27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만기 연장 및 담보제공 여부를 놓고 대주단과 협상을 벌였으나 여의치 않자 모두 법정관리를 신청하게 됐다. 동양건설산업 측은 "삼부토건이 협의도 없이 돌발적으로 법정관리를 신청해 상당한 부담을 떠안게 됐다"면서 "삼부토건과 대주단 간 협상이 재개됐지만 그 와중에 금융기관이 모든 거래계좌를 동결하고 신용등급도 낮춰 도저히 영업활동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벌어져 불가피하게 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동양건설산업은 지난해 기준 시공능력평가 순위 35위(9,431억원)이며 '동양 파라곤'이라는 주택 브랜드로 잘 알려졌다. 지난 1968년 ㈜동양고속운수로 설립돼 1974년 상장됐으며 2005년 7월 운수 부문을 분할하면서 지금의 회사로 이름을 바꿨다. 특히 동양건설산업은 지난 17년 동안 흑자기조를 이어왔다. 동양건설산업은 현재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ㆍPF론 등 5,000억원 수준의 대출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앞서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삼부토건은 시공능력평가 순위 34위다. 한편 대주단과 삼부토건은 13일부터 PF 만기연장 협상을 재개했지만 추가 담보물의 범위를 놓고 뚜렷한 입장차이를 보이고 있다. 삼부토건 측은 "르네상스호텔을 포함해 추가 담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지만 대주단은 자금력이 약한 동양건설산업 몫까지 연대보증을 요구했다"면서 "이는 다른 사업대출 등을 감안할 때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이라고 못박았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양측의 입장차이가 상당 부분 좁혀졌다"고 밝혀 실무협상에서 극적으로 타결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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