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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미국 사회 뒤흔든 연방대법원 판결 모음

■미국을 발칵 뒤집은 판결 31<br>(L.레너드 케스터ㆍ사이먼 정 지음, 현암사 펴냄)


"대통령은 왔다가 가지만, 연방대법원은 언제까지나 이어진다."

미국 27대 대통령이자 10대 연방 대법원장을 지낸 윌리엄 태프트의 말이다. 삼권분립의 한 축인 사법부 최고 기관으로서 연방대법원(The Supreme Court of the United States of America)의 위상과 연방대법관들의 미국 사회에서의 영향력과 그에 따른 책임의 무게를 가장 함축적으로 표현한 경구다. 연방대법관은 철마다 선거를 걱정하는 의원들, 중임을 하더라도 8년이 지나면 다시 평범한 시민으로 돌아가야 하는 대통령들과 다르다. 임명되면 의회의 탄핵을 받거나 본인 스스로 퇴임하지 않는 한 지위가 계속 보전되는 사실상의 종신직인 연방 대법관에 대한 미국인들의 기대와 바람은 '법치 국가' 미국을 유지하는 힘이다.

1789년 6명으로 시작된 연방 대법관의 숫자는 1869년에 9명으로 늘어나 오늘에 이르고 있다. 워싱턴 D.C. 1번가에서 검은 법복을 입은 9명의 연방 대법관들은 힘겹게 연방대법원의 문을 두드린 사건에 최종 판결을 내리기 위해 치열하게 심리하고 불꽃 튀게 논쟁하며 그들 이름 앞에 붙은 "Justice(정의)"의 실현을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책은 대법관들이 미국 연방대법원이 성립된 1789년부터 지금까지 내린 수많은 판결 가운데 남북 전쟁, 대공황과 뉴딜 정책, 2차 세계대전, 워터게이트 사건 등 미국 사회를 발칵 뒤집었던 사건과 그 판결 31가지를 골라 해설한다. 미국 건국의 주역이자 눈을 감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라이벌 관계였던 미국 2대 대통령 존 애덤스와 미국 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의 팽팽한 논리 싸움, 자칫 연방대법원이 권력의 시녀로 추락하거나 사법부 최고 권위의 지위를 잃고 식물기관으로 추락할 뻔한 위기의 순간에 명판결로 연방대법원의 권위를 반석위에 올린 '마버리 대 국무장관 매디슨 판결', 2012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찬ㆍ반으로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는 미국 의료 제도 개혁 문제(일명 '오바마케어' 판결)에 이르기까지 미국 역사 속에서 크나큰 후폭풍을 몰고 온 주요한 사건의 배경, 판결의 과정과 결과, 합헌과 위헌의 논리 등 흥미진진한 사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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