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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세상] 규제 철폐만 내세우는 세계화는 틀렸다

■ 월드 3.0 (판카즈 게마와트 지음, 지식트리 펴냄)<br>국가 간 통합·규제의 공존만이 바른 세계화·경제성장 이끌어<br>역사·철학·지리학 등 넘나들며 '하이브리드 경제철학' 설파


세계지도처럼 얼굴을 360도 펼쳐보인 인도 현대미술가 저스틴 폰마니의 작품이다. 경제 석학인 판카즈 게마와트는 규제와 시장통합이 공존해야만 범지구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획기적인 GDP성장으로 '월드3.0' 시대로 나아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진제공=저스틴 폰마니

'그 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세계화의 방법은 모두 틀렸다.'

경제학자인 저자의 주장은 논쟁적인 동시에 단호하다. 그는 하버드 경영대학원 최연소 정교수, 2008년 '이코노미스트'가 선정한 세계 최고의 경영사상가 중 최연소 석학 등으로 이름을 날렸고 현재 바르셀로나 IESE 경영대학원 교수로 몸담고 있다.

"2008년의 불황으로 많은 사람들은 시장과 세계화에 대한 믿음을 재고해 보지 않을 수 없게 됐다"고 책을 시작한 저자는 "세계 경제는 실제로 얼마나 통합돼 있는 것일까, 어느 정도의 규제가 적절한 것일까?"를 독자에게 되물으며 규제와 철폐 혹은 시장 통합 만을 내세우는 세계화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인류 역사를 세계관의 대두에 따라 '월드 0.0'부터 '월드 3.0'까지 구분했다. '월드 0.0'은 신석기 혁명 전까지의 세계관으로 자급자족에 기반한 자기 부족과 지역 내 경제활동에 머물렀던 시대다. 부족이라는 영역이 국경으로 확장ㆍ대체돼 사람들의 협력 규모가 국지적인 수준에서 국가적으로 확대된 시대가 '월드 1.0'이다. 약간의 군사적 상호 교류를 제외하면 문화ㆍ사회ㆍ경제는 국가적 색채를 띠었고 따라서 국제교역은 세계 총생산의 1% 정도였으며 그것 마저 정부가 엄격히 통제했다고 저자는 추정했다.

'세계화'라는 용어가 미국 사전에 처음 등장한 때가 1951년. 1990년대에 눈에 띄게 가속된 세계화는 2000년을 전후로 정점에 이르렀다. 세계 각국은 정부의 역할을 축소하고 세계화에 뛰어들었으며 '세계는 평평하다'(토마스 프리드먼의 세계화)는 신념으로 모든 것을 두고 어디서나 경쟁을 벌이는 국면의 세계관을 저자는 '월드 2.0'이라 명명했다.



하지만 자본주의 시장의 실패 사례인 2008년 금융위기가 발발하자 '월드 2.0'적 세계관을 가진 사람들은 그 원인을 정부의 잘못된 정책으로 인한 규제 때문이라 주장했다. 반면 세계화 반대주의자들은 자본ㆍ인력ㆍ정보 등을 세계적으로 통합한 세계화에 그 원인이 있다며 보호주의 같은 정책과 규제 강화가 필요하다는 식의 '월드 1.0'적 세계관으로 회귀하기 시작했다.

이 지점에서 저자는 새로운 대안을 제시한다. 우선 그는 우리가 알고 있는 세계화는 "아직 절반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각종 데이터를 기반으로 일깨운다. 그리고 '월드2.0'의 규제 없는 세계 통합과 '월드 1.0'의 세계 통합 없는 규제 모두를 비판한다. 저자가 제안한 '월드3.0'은 규제와 세계화의 공존이다. 그래야만 시장 실패 예방은 물론 온실가스 문제 같은 범지구적 폐해 또한 최소화 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세계 GDP의 획기적인 증가가 실현될 수 있다는 사실을 저자는 구체적인 자료와 다양한 관점으로 증명해 보였다.

저자는 '카지노 자본주의'와'맥월드(McWorld)'를 비판하는 반세계화주의자와 프리드먼 식의 세계화 예찬론자 모두를 비판한다. 양쪽 다 구체적인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했음을 지적하며 저자는 국경을 넘나드는 재화ㆍ서비스ㆍ자본ㆍ인력 흐름 등을 수치화 해 이를 기반으로 개방진행에 따른 GDP수치를 계산해 냈다. 나아가 경제 이외의 역사ㆍ철학ㆍ지리학 등을 통합한 '하이브리드 경제철학'을 설파해 더욱 집중력을 높이고 있다.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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