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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CEO 덕목, 균형감각


CEO는 Chief Executive Officer, 곧 대표이사이다. 우리 선조들은 CEO를 '우두머리'라고 불렀다. 왜 '소(牛)의 머리'에 비유했을까. 농경사회에서 소는 농업혁신의 원천이었고 소 머리의 방향이 농사 성공의 핵심이었기 때문이다. 소에서 CEO가 되기 위한 지혜를 배워보고자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소의 한자(牛)는 사람(人)과 완성을 뜻하는 십(十)으로 구성돼 있다. 한자에서 사람 인(人)은 타인을 의미한다. 따라서 CEO는 자신의 완성이 아니라 타인의 완성을 도와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소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에서도 CEO의 역할을 유추해낼 수 있을 것이다. 소는 우직하게 자기가 해야 할 일에 최선을 다한다. 소는 쟁기를 끌 때나 물건을 나를 때도 항상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 더구나 소는 죽어서도 버릴 것 없이 모든 것을 사람을 위해 활용토록 하는 자기 희생정신에 투철하다.

그렇다면 CEO는 누구나 노력하면 될 수 있는 것일까. '물건봉시 각득향(物件逢時 各得香)' 한시의 한 구절이 생각난다. 직역하면 '물건이 때를 만나니 각자 향기를 얻는다.' 소극적인 해석이다. 아직 때가 아니라는 핑계를 대기 좋은 명분이다. 시(時)는 사계절의 때(Date)를 의미하기도 하지만, 기회(Chance) 또는 타이밍(Timing)을 만든다는 적극적인 의미도 가지고 있다. '물건은 스스로 기회 또는 타이밍을 만들어 자기만의 독특한 향기를 낸다.' 스스로 노력하면 누구나 CEO가 될 수 있는 길은 열려 있다.

여기서 잠시 물건에 대한 우리 선조들의 지혜를 다시 한자에서 살펴보자. 물건(物件)이라는 한자를 보면 물(物)은 왼쪽에, 건(件)은 오른쪽에 소(牛)가 있다. 왼쪽에 드러난 소, 즉 자연에 있는 야생 소를 잘 다루면서 동시에 내면(오른쪽)에 있는, 즉 사람에 길들여진 소도 잘 다뤄야 물건이다. 좌파ㆍ우파 구분에 익숙한 사람들은 다시 좌파 소와 우파 소를 생각할 것이다. 북한에서 키우는 소와 남한에서 키우는 소를 각기 좌파 소와 우파 소로 구분하면 되는 것일까. 우두머리, 즉 물건이 되려면 좌파와 우파의 이데올로기조차 균형 있게 소화할 수 있어야 한다고 해석하고 싶다. 자연의 소와 사람에 길들여진 소, 좌파의 소와 우파의 소, 암소와 수소 등 모두를 균형감각을 가지고 때와 상황에 따라 잘 활용할 수 있어야 CEO라는 '물건'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소(牛)와 물건(物件)이라는 한자를 통해 CEO가 되려면 균형감각을 가지고 타인의 완성을 위해 희생하며 솔선수범의 리더십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을 유추해봤다. 당연하게 생각했던 한자를 통해 이러한 생각을 한다는 것이 창조적 사고의 한 방편이 될 수 있다는 것 또한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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