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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3월 17일]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과 생명보험

이우철(생명보험협회장)

스페인 바르셀로나 교외에 세계적 관광명소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있다. 이 성당은 초현실적인 외관과 바르셀로나의 스카이라인을 뒤바꾼 170m 높이의 웅장한 규모로 유명하다. 그리스도의 탄생ㆍ수난ㆍ영광의 3개 파사드(건축물의 주 출입구가 있는 정면부)로 구성된 이 건물은 탄생과 수난의 파사드는 완공됐으나 영광의 파사드는 현재도 건축이 진행되고 있다. 이 성당은 안토니오 가우디라는 스페인 천재 건축가의 건축물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 받는다. 현재 가우디가 남긴 17개 작품이 모두 스페인 국립문화재로 지정됐으며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을 포함한 7개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돼 있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은 다른 건축물과 구분되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하나는 지난 1882년 착공 이후 120여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건축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국가나 교황청의 예산 지원 없이 순수하게 관광객들의 입장료만으로 지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즉 현재 1인당 입장료가 8유로라고 하는데 만약 하루에 100명의 관광객이 입장해 800유로의 입장료 수입이 생기면 그 금액 만큼만 건축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건축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것이라기보다는 뛰어난 건축가가 표현하고자 하는 그리스도의 탄생ㆍ수난ㆍ영광에 동참하고자 하는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을 모으고 쌓아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역사적인 건축물은 우리에게 ‘느림의 지혜’와 ‘십시일반의 정신’이라는 두 가지를 가르쳐주고 있다. 시간과 시대를 초월한 이 느림보 건축과 관람객들의 입장료만을 재원으로 공사를 진행하는 것은 바쁘고 분주하며 단기성과에만 집착하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의미와 본질을 되새겨보게 한다.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주는 이 두 가지 교훈이 담겨 있는 금융상품으로 생명보험을 꼽을 수 있다. 생명보험은 여러 사람이 납입한 보험료를 모아 불의의 사고를 겪은 다른 가입자를 위해 보험금을 마련하는 십시일반의 정신이 기본원리다. 또 한번 가입하면 최소한 10년 이상 보험 기간이 유지되는 장기상품으로 끈기가 바탕이 되지 않으면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상품이다. 국경 없는 금융위기의 거대한 파고로 보험 가입자들의 경제도 어려워지고 중도해약도 늘고 있다. 가계의 운영이나 금융상품의 관리에 있어서도 오랜 기간 쌓아올린 공든 탑이 모래성처럼 허물어지는 사례들을 보면서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의 두 가지 교훈을 되새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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