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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사설] 우울한 공화당

지난 3일(현지시간) 사실상 백중세로 끝난 공화당의 아이오와 코커스(당원대회)가 공화당의 올해 미국 대통령 경선에서 가지는 의미는 다음과 같다. 아이오와 코커스의 결과가 항상 다음에 벌어질 일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은 1980년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패했지만 조지 H.W. 부시와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 경쟁에서 승리했다. 당시 부시의 '빅 모멘텀'은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다. 2008년 마이크 허커비의 사례도 이 같은 교훈을 준다.

마찬가지로 지난 3일 아이오와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던지 간에 이는 오는 10일(현지시간)로 예정된 뉴햄프셔주 프라이머리(예비선거)와는 상관이 없다. 결과는 뒤집어질 수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뉴햄프셔에서 밋 롬니가 승리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하지만 승리보다 얼마나 큰 차이로 이길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다음주에 있을 프라이머리의 결과가 공화당 대선 행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기대하기는 힘들다. 결과에 상관없이 공화당은 고전할 것이다. 최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발걸음이 가벼워 보이는 이유다.

릭 샌토럼은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를 차지한 밋 롬니와 겨우 8표 뒤진 2위를 차지했다. 샌토럼은 기본적으로 정통 기독교 우파의 지지를 받고 있다. 공화당 내에서 좌측에 있는 사람들은 그를 후보로 지명하는 것이 재앙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 다른 후보인 론 폴은 자유주의자들의 지지를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사실들은 모두 오바마를 기쁘게 하는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공화당 내에서 롬니만이 유일하게 대선에서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있는 후보라는 점이다. 만약 샌토럼이나 폴 둘 중 한 명이 뉴햄프셔에서 승리한다면 오바마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롬니가 뉴햄프셔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두더라도 마찬가지다.

치열한 경선과정에서 롬니는 그의 성향과는 달리 우측으로 자신의 입장을 이동할 수 있다. 또 경쟁이 치열한 만큼 롬니가 가지고 있는 자원도 고갈될 것이다. 2008년 오바마도 힐러리 클린턴과 치열한 경선을 벌였다. 하지만 그들의 싸움은 개인 간의 대결이었다. 이념 대결이 아니었다.

아이오와 코커스가 끝나고 지난 4일 전통 공화당원인 존 맥케인은 공식적으로 롬니를 지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현명한 판단이다. 샌토럼의 인기를 누그러뜨릴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는 보통 중도성향의 유권자들에 의해 결정된다. 공화당이 오른쪽으로 향할수록 그들이 백악관으로 돌아오는 길만 멀어질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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