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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11월 12일] 3R 시대

‘부동산 대폭락 시대가 온다’ ‘대한민국 경제, 빈곤의 카운트 다운’ 등 최근 출간된 몇 권의 책들은 한국 경제의 장기 불황을 예고하며 우리를 더욱 공포스럽게 만들어주고 있다. 최근 벌어진 세계 금융대란과 다가오는 경기 불황으로 우리는 향후 3R이라는 키워드에 지배 받는 환경에서 살아갈 것으로 예상된다. 첫번째 키워드는 물론 ‘경기침체(Recession)’이다. 일반적으로 경기침체란 2분기 이상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것을 말한다. 지난 40년간 한국 경제의 분기별 성장을 분석해보면 우리는 두 번 발생한 대형 경기침체와 두 번의 소형 경기침체 등 총 4번의 경기침체를 경험했다. 2차 오일쇼크로 요약되는 지난 1979년~1980년 4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과 IMF 경제위기로 불리는 1997년~1998년 3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대형 경기침체였고 부동산 경기침체로 불리는 1992년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과 신용대란으로 불리는 2003년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이 두 번의 소형 경기침체인 것이다. 이제 2008년 4ㆍ4분기를 시작으로 5번째 경기 침체가 시작되고 있으며 이번 불황은 과거 네 번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장기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두번째 키워드는 ‘환상에서 깨어남(Reenter)’이다. 우리는 지난 40년간 ‘고성장’이라는 경제적 환상 속에서 살았고 실제로 IMF 경제위기를 제외하고는 5% 이상의 고성장을 만끽했다. 그러나 이제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일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가 됐지만 여전히 세계 랭킹은 27위 수준이고 우리보다 앞 순위에 있는 국가들 중 미국ㆍ영국ㆍ일본ㆍ독일ㆍ프랑스ㆍ이탈리아 6개국을 제외하면 모두 우리나라보다 인구가 적은 나라들이다. 그리고 2만달러 이상의 국민소득을 가진 나라 중 5% 이상의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는 나라는 싱가포르ㆍ아일랜드 등 도시국가 수준의 작은 나라들 외에는 없다. 이제는 과거에 달성한 바 있는 고도성장의 환상에서 벗어나야 한다. 저속성장의 현실을 모두가 받아들여야 할 시점에 왔다. 세번째 키워드는 ‘재생(Renewal)’이다. 한국은 현재 인구 통계적으로 세계에서 그 유사한 사례를 찾아볼 수 없는 속도로 급격히 고령화되고 있다. 저속성장과 고령화는 내수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의미한다. 신규 고객을 점점 찾기 힘들어지는 은행, 매장마다 넘치는 브랜드와 상품 홍수, 건축이 끝나고도 개점하지 못하는 분양 쇼핑몰 등 우리의 미래는 시장 포화로 인해 일그러질 것이다. 따라서 이제 보다 창의적인 방법으로 생존을 도모해야 한다. 사람ㆍ건물ㆍ기업ㆍ브랜드도 모두 노후화ㆍ진부화되는 세상에서 리뉴얼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난달 일본 도쿄의 미드타운 등 도심 리뉴얼 사례에서 보는 것처럼 앞으로는 리뉴얼ㆍ리포지셔닝ㆍ리밸런싱ㆍ리브랜딩의 성과가 우리 삶의 성과와 질을 결정할 것이다. 그렇다면 앞으로 다가오는 3R 시대에 성공적으로 대응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먼저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만들어야 한다. 시장을 재정의하고 합리적으로 종업원의 배치와 운용을 재설계해야 한다. 그리고 기존 사업 포트폴리오에 대한 과감한 구조조정이 있어야 할 것이다. 다만 핵심사업과 핵심 브랜드에 대한 광고와 마케팅 비용은 절대 줄이지 말아야 한다. 불황기 마케팅 투자는 경기 회복시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부는 글로벌 경제 현실을 경제 참여자 모두가 직시할 수 있도록 신뢰와 진정성을 회복하고 일반 국민의 기대 수준을 최소한 낮출 필요가 있다. 기대와 현실의 차이가 커질수록 불행 지수는 높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도 성숙한 우리 경제와 글로벌 경제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보다 합리적으로 소비행태와 라이프 스타일을 재조정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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