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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10월 6일] 살기 좋은 곳

추석 연휴라 다소간 여유가 생겨서 모처럼 한 유명 포털 사이트에 접속해보았다. 첫 눈에 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조그만 마을들을 소개해놓은 창이 떠올랐다. 도시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 역사적 유물, 아름다운 자연환경, 그리고 소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어우러져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선정된 곳들이었다. 지인 몇 사람에게 물어보았다. 과연, 살기 좋은 곳은 어떤 곳이냐고. 좋은 기후와 주변에 운동 또는 산책 등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을 꼽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어떤 이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이 최우선이라고도 했다. 살기 좋은 곳의 정의는 어떻게 내리는 것인가. 그 답을 생각해보니 산다는 것이 무언지 참 궁금해진다. 산다는 것을 현실적으로 생각해보면 편리한 자녀교육, 충분한 편의시설, 저렴한 물가, 가까운 직장 등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그러나 산다는 것에 철학의 옷을 입히고 또는 정치적인 모양을 내고 보면 어디서 사는 것이 좋은지 모를 일이 된다. 젊은 시절에 얼마나 많은 준비를 했던가. 실패할 수 없는 한 판 승부로만 인생을 생각했었고 뒤처지지 않기 위해 남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삶의 한 바퀴 휙 돌아, 조금은 인생을 알 수 있을 것 같기도 한 지금에 또 다시 살기 좋은 곳과 산다는 것이 무언지에 대해 고민을 한다. 골프 시합처럼 꾸준히 치고 올라와 마지막 반전이 가능할 것인가. 조용한 관조와 선행의 나머지 삶을 살 것인가. '가장 살기 좋은 곳은 어디인가'라는 질문의 답은 아마 우리 마음속에 있지 않나 싶다. 환경은 부차적인지도 모른다. 편안한 내 집 거실에서조차 마음은 쉬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이 사는 곳은 마음속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따라서 어떤 마음이 가장 살기 좋은 곳을 제공하는가 하는 문제의 답도 각자의 몫이다. 오늘까지 살아온 날들의 경험이 그 해법의 큰 줄기를 제공한다. 남은 날들의 생활을 큰 변화 없이 조용히 관조하고자 하는 마음이 많다면 사람은 꿈보다도 질서와 안정을 원하게 된다. 그러나 아직도 꿈을 잃지 않고 남은 날의 반전이나 겪어온 많은 경험을 타인의 꿈과 희망에 보태주기를 원하면 변화를 희망하고 힘을 내고 싶어한다. 각자의 '오늘'이 남은 '내일'을 얼마나 더 키울 수 있는지는 모르지만 우리가 살아갈 곳은 우리 마음속에 있음이 확실하다. 단지 그 마음이 남들에게 살기 좋은 곳을 제공할 수 있는 여유로운 곳이 돼야 하지 않을까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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