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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블루오션과 무지갯빛 까마귀

김순진 ㈜놀부 대표·21세기여성CEO 연합 회장

최근 ‘블루오션(Blue Ocean)’ 전략 열기가 뜨겁다. 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승리하는 것이 모범답안인 줄 알아왔던 우리들에게 승리에 대한 관점을 다른 시각에서 돌아볼 수 있는 동기를 부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블루오션 전략은 산업계 전반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이미 치열한 무한경쟁의 심화로 ‘피’를 흘리며 싸우는 ‘레드오션(Red Ocean)’에서 경쟁자를 이기는 데 집중하는 대신 경쟁자가 없는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자는 블루오션 전략은 유쾌하기 그지없다. ‘레드(Red)’와 ‘블루(Blue)’, 반대적인 성향의 색깔로 적절히 비교함으로써 전략이 주고자 하는 메시지에 대한 이해도 명확하다. 문제는 혼돈이다. 수십년 동안 지배해온 경쟁사 분석 마케팅 경쟁 전략을 실행해 성공한 기업도 있을 것이고 실패한 기업도 있을 것이다. 어떤 기업은 완벽한 모방 전략으로 늘 성공하기만 한다. 유통으로 승부를 걸거나 가격 덤핑으로 승부를 걸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방법으로 성공한 레드오션의 선두주자들은 마케팅의 새로운 패러다임인 ‘블루오션’ 전략을 들여다보고 과연 어떤 느낌을 받을까 궁금하다. 도덕적인 양심을 가지는 기업이 몇이나 될까 하는 의구심이 들면서도 그것 또한 그들이 택한 전략이라면 전략이다. 필자가 종사하는 외식 업계에도 블루오션을 추격하는 레드오션의 선두주자들이 존재한다. ‘공동구역 지키기’에서 누가 더 많은 영역을 차지하는가, 누가 1위이고 누가 2위인가. 3위까지는 시장성이 있다고 보고 후발주자들이 뛰어든다. 3위를 노리는 많은 후발주자들은 운이 좋으면 시대적 보너스를 누릴 수도 있으나 퇴보하는 사례가 더욱 많다. 이것은 오랫동안 지배해온 경쟁 전략 패러다임으로 블루오션에서는 이를 정면으로 부정하고 있다. 가치혁신은 경쟁 공간에서 승리하기 위해서 경쟁 자체를 멈추고 불모지에 꽃을 피우는 새로운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뜻이다. 미국의 카셀라와인즈사가 ‘옐로와인’이라는 대중적 와인을 출시함으로써 미국의 비와인 소비자를 와인시장으로 흡인해 새로운 와인시장을 창출한 사례나 커피의 새로운 문화를 형성해 세계적인 커피 프랜차이즈를 이룬 스타벅스 등이 블루오션 전략의 대표 사례로 꼽히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불모지에 꽃을 피웠다는 것이다. 필자는 블루오션 전략으로 시장에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것이라고 예측한다. 사실 몇년 전부터 마케팅 패러다임의 변화에 대해서 일부 학자들의 관심이 크게 모아지기도 했다. 블루오션 전략은 기존 마케팅 패러다임에 새로운 가치를 불러일으킨 것만으로도 이미 반은 성공한 셈이다. 이제 나머지 반은 수많은 마케터와 최고경영자(CEO)들의 몫이다. 뚜렷한 포커스를 가지고 가는지, 기존 경쟁 업체와 다른 전략을 수립하는 차별화가 무엇인지, 강렬하고 독창적인 슬로건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는지를 심사숙고해야 할 것이다. 무지갯빛 날개를 단 까마귀를 검은 까마귀 무리 속으로 날리자 검은 무리들이 공동으로 무지갯빛 까마귀를 쫘 죽음에 이르게 한 ‘코진스키’의 소설 속에서 우리는 ‘공존의 법칙’을 배웠다. 그러나 명확한 차별성을 가진 무지갯빛 까마귀는 날개를 피지도 못한 채 존재를 잃어버렸다. 블루오션시대를 맞이한 우리들은 남들과 다른 남의 것을 존중할 줄 알아야 하고 스스로 남다른 것을 발굴할 줄 알아야 한다. 이제 고유한 아름다움을 지닌 무지갯빛 까마귀는 더 이상 희생되지 말아야 한다. 기업과 브랜드의 고유한 노하우와 경쟁력에 대한 가치는 존중받아야 하고 인정받아야 마땅하다. 한식에 프랜차이즈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해 18년을 대표로 맡아오고 있는 필자는 불어닥친 푸른 바다 열풍에 힙입어 스스로 이뤄놓은 혁신의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를 헤아려보게 된다. 이번 ‘푸른 바다’를 통해 외식 업계가 보다 한발 앞서나가는 지혜와 도전할 수 있는 용기를 새롭게 배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더불어서 푸른 바다의 파릇한 열정이 유행처럼 금방 사라지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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