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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터리] 아름다운 기부 릴레이


필자가 지난 1980년대 후반에 미국에서 대학원을 다닐 때 주로 이용했던 학교 도서관은 '버드 라이브러리(Bird Library)'였다. 왜 '새 도서관'일까. 기부한 사람의 이름을 따서 명명한 것이다. 학교의 다른 건물과 강의실 이름도 마찬가지였다. 기부로 지어진 도서관은 미국의 다른 대학에도 많이 있다. 학생들은 기부의 현장에서 열심히 공부해서 꿈을 이루고 사회에 진출해서는 본인이 받은 혜택을 사회에 환원한다. 기부의 릴레이를 이어가는 셈이다.

당시 미국의 일인당 국민소득은 2만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었다. 이제 우리나라도 일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 세계에서 아홉 번째로 1조달러 무역을 달성한 나라가 됐다. 하지만 기부문화만큼은 아직 그에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 2006년 기준 주요국의 일인당 개인기부금의 추정액은 미국이 2,200달러로 일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1.67%이고 뒤를 이어 영국, 캐나다 순인데 우리나라는 개인기부금 기준(국세청)으로 2006년 약 5조3,000억원에서 2010년 6조5,000억원으로 23% 증가했으나 일인당 GDP 대비 0.6%로 비교적 낮은 수준이다.

나눔에 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사랑의 열매' '자선냄비'로 기억되는 대표적인 기부의 계절, 겨울을 맞게 된다. 방송사의 전화통화 모금액이 TV화면에 나타나는 것을 보면 20년여 전 생각이 난다.

필자가 전화를 한다. 그러면 옆에 함께 TV를 보던 철모르는 우리 아이도 몇 번이고 같은 번호를 돌리고는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요즘은 모금 숫자 바뀌는 속도가 그때보다 훨씬 빨라져 보기가 좋다.



기부의 수준은 그 나라의 경제, 문화 등을 반영한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중요한 것은 소득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우리의 일인당 소득이 1만8,000불 수준을 넘어서면 사람들이 더욱 너그러워지고 기부도 많이 할 것이라고 말해왔다. 뚜렷한 근거가 있었다기보다 외국의 사례와 본인의 생각이었다. 금액의 크기와는 무관하게 기부는 아름다운 마음을 이웃과 사회에 전하는 것이다. 한 사람의 기부는 필자가 주장하는 '사회적 관성, 가속도의 법칙'에 따라 모든 이의 마음을 아름답게 만들고 또 다른 아름다움을 계속 만들 것이다.

기부는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지고 세대에서 세대로 끝없이 이어지는 '36.5℃의 따뜻한 릴레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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