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여성부가 발표한 ‘여성인력패널조사’에 따르면 정규직 여성 인력의 89.4%는 평사원이나 대리급 이하로 일하고 있으며 임원급은 0.4%에 불과했다. 국내 20대 기업 임원을 조사한 또 다른 조사에서는 여성 임원의 비율이 단 1%에 그친다는 결과가 나왔다. 조직 구조의 상위단계로 갈수록 여성의 비율이 현격히 줄어든다는 것. 일 잘하던 그녀들은 왜 사라졌을까. 신간 ‘여자, 남자의 야망을 질투하라’는 일 잘하는 그녀에게 딱 한가지 부족한 점으로 ‘야망’을 지적한다. 유능한 여자는 많으나 성공한 리더가 없는 이유, 아무리 능력이 월등할 지라도 ‘유리천장’을 뚫고 나가지 못하는 이유를 오목조목 짚었다. 일단은 야망이 부족했고 눈에 띄는 분명한 단점이 있었다. 야망은 욕심과 다르다. 높은 연봉이나 높은 직책을 말하는 게 아니라 ‘일’의 본질적인 의미과 그 직업 내 자신의 정체성을 기반으로 한 자신감과 목표 의식이다. 책 전반에는 이 같은 야망을 구체화하기 위한 독려와 충고가 깔려있다. 한편 여성스러움과 감성적 섬세함은 여성의 강점이지만 관계지향적 특성은 조직생활을 영위하는 데 장애가 된다. 저자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젠더코드’(Gender Code)를 강조한다. 젠더코드는 ‘성(sex)역할’ 보다는 진보적이고 합리적이며, 자신감으로 완전 무장한 ‘알파걸’보다는 융통성 있게 상황에 대처할 수 있다. 부드러우면서도 카리스마 있는 중성적 이미지를 갖되 인간관계에서는 여성적 감성과 세심함을 발휘하는 식이다. 이를 위한 전략적 역량으로 진정성, 장기적 관점, 전문성이 확보할 때 여성은 정글 같은 사무실에서 살아 남을 수 있다는 얘기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연구소, GE 헬스케어, SK텔레콤 미래경영연구원 등을 거쳐온 저자가 조직생활에서 시행착오를 겪어가며 체득한 노하우를 생생하게 담았다. 하나의 장(章)을 통째 할애한 ‘커뮤니케이션 전략’에는 보고ㆍ회의주재ㆍ스피크업ㆍ피드백 등 조직 내 날카로운 상황을 현명하게 풀어가는 방법이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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