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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2013 유로존 위기 관전 포인트


지난 2009년 10월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로존 위기가 4년째 지속되고 있다. 유로존 위기는 아일랜드와 포르투갈을 거쳐 현재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중심국을 위협하는 상황이다. 비관론자들은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로 인해 유로존 해체 가능성까지 제기한 바 있다. 하지만 현재 유로존은 그리스 위기를 극복하고 생존해 있다. 이는 유로존 차원의 위기 대응 덕분이다.

유로존은 위기가 중심국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그 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위기가 한창이던 지난해 7월 말 “유로존을 지키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드라기 유럽중앙은행 총재의 구두 발언을 계기로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그리고 9월에는 유럽안정화기구(ESM)가 공식 출범했고 유럽중앙은행의 무제한 국채매입정책(OMT)이 채택되면서 시장의 불안감이 대폭 완화됐다. 또한 12월에는 유로존 국가들이 위기의 진원지인 그리스에 대한 구제금융을 재개하고 은행동맹의 첫 번째 조치인 단일 은행감독체제 출범(2014년 3월)을 최종 승인함으로써 위기대응 체제가 더욱 강화됐다.

그 결과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국채금리(10년물)가 4~5%로 낮아지고 국가부도 위험(CDS 프리미엄)도 큰 폭으로 하락함으로써 유로존 위기가 이제 끝났다는 낙관론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스페인ㆍ이탈리아 구제금융 최대변수

하지만 안타깝게도 유로존의 위기는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유로존 위기는 재정 위기, 은행 위기, 실물경제 위기 등 세 가지 위기가 악순환의 고리를 형성하고 있다. 이들 위기가 상호작용하고 있는 탓에 악순환의 고리를 끊는 게 쉽지는 않다. 특히 문제 해결의 시발점이라 할 수 있는 경제성장을 통한 채무상환 능력 확보가 어려운 상황이라 사태는 더욱 악화되고 있다. 즉 실물경제 침체가 위기를 해결하는 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다.

현재 유로존 경제는 더블 딥(이중침체)에 빠져 있다. 지난해 2ㆍ4분기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성장이 3분기 연속 지속되고 있다. 긴축정책으로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 부양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신용경색으로 민간소비와 기업 투자마저 위축되는 등 내수 경기가 극도로 부진한 상황이다. 게다가 경기침체로 인한 고용 악화로 실업률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극심한 경기침체를 겪고 있는 재정위기국들은 물론 그동안 유로존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독일과 프랑스도 성장 모멘텀이 크게 약화되고 있다.

많은 투자은행(IB)들은 올해 유로존 경제가 지난해 못지않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국제통화기금(IMF),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유로존 경제가 잘 해야 마이너스 성장을 모면하는 수준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 놓고 있다.



위기 대응을 위해 그동안 취한 여러 조치들로 인해 유로존 해체라는 최악의 위기 가능성은 크게 낮아진 상태다. 그러나 유로존 경제가 회복되지 않는 한 유로존 위기의 근본 해결은 기대하기 어렵다. 경제회복이 유로존 위기의 근본 해결책인 셈이다. 경기 침체는 세수 부족으로 재정 악화를 초래하고 재정 악화는 추가 긴축 압력으로 작용해 경기 침체를 더욱 심화시킴으로써 채무상환 능력을 약화시키고 있다.

실업률 상승ㆍ마이너스 성장 모면할까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재정위기국 중에 아직 구제금융을 신청하지 않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상황이 가장 우려된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지만 실현 가능성과 파괴력은 크게 완화됐다. 그 대신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구제금융 신청이 2013년 유로존 위기와 관련한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비록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위기가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경기 침체와 정치적 리스크가 결합될 경우 시장의 불안이 증폭돼 구제금융 신청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경제회복이 없는 한 유로존 위기가 올해에도 세계경제 회복과 글로벌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최대 요인이 될 것임을 의미한다.

김득갑 삼성경제연구소 글로벌연구실 연구전문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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