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 상동에 사는 주부 임모(52)씨는 얼마 전 홈플러스 매장에서 시골에 계시는 부모님 선물을 구입한 후 택배서비스를 이용하려다가 허탕을 쳤다.
임씨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홈플러스 상동점이 택배서비스를 시범 운영한다는 정보를 보고 간 터였다. 그대로 발길을 돌릴 수 없어 점포 직원을 불러 스마트폰으로 홈플러스가 택배사업을 한다는 언론 기사를 보여주며 서비스를 받고 싶다고 했지만 "한 번도 택배서비스를 해본 적이 없다"는 황당한 답변만 돌아왔다.
임씨는 택배서비스를 한다던 다른 점포에도 연락해 봤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온라인 몰 제품만 택배를 해준다'는 당연한(?) 말뿐이었다.
그는 "점포에서 준비도 안 해놓고 택배 사업을 한다고 대대적으로 선전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홈플러스가 지난해 말 대형마트 최초로 택배서비스를 시작한다고 발표했지만 준비 부족으로 고객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 12월14일 CJ대한통운과 물류업무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3개월의 시범 운영 후 전국 주요 거점 점포를 중심으로 업계 최초로 택배 영업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당시 홈플러스는 매장 또는 임대매장에서 구입한 물품은 곧바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도 택배로 부칠 수 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현재 홈플러스 점포 어느 곳에도 택배서비스를 시행하는 곳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시범 운영조차 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홈플러스 택배 사업을 대행하는 CJ대한통운의 한 관계자는 "내부 사정으로 사업 시작이 지연된 것"이라면서 "이달 중 사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홈플러스가 고객을 골탕(?) 먹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홈플러스는 지난해에도 창립 13주년을 맞아 대대적인 할인행사를 한다고 홍보했다가 물량 부족으로 소비자들의 항의를 받은 바 있다.
고객이 지갑을 열게 만드는 것은 상품(서비스) 자체가 아니라 상품이 만들어주는 '차이'다. 이 차이는 곧 브랜드 가치를 의미한다. 그 차이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고객 신뢰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 홈플러스가 고객을 '잃기' 전에 고객의 마음을 먼저 '읽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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