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건설은 부가가치가 높은 산업입니다. 일례로 우리가 이란 아살루예에서 공사 중인 7억달러 플랜트는 부지가 50만평에 달하고 현장에 투입되는 인력도 1만명이 넘습니다. 그런데 이중 대부분은 인도ㆍ파키스탄에서 온 단순 노동자고 이를 관리 감독하는 우리 직원은 100명에 불과합니다.” GS건설에서 해외플랜트 수주와 관리를 담당하고 있는 김정관(44) 상무는 “8년 만에 해외건설 수주 100억달러를 다시 돌파한 것은 우리 건설산업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한 단계 더 성장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GS건설은 올해 해외 부문에서 1조원이 넘는 매출과 1조5,000억원에 달하는 수주실적을 올렸다. 해외사업은 대부분 중동 지역 석유 및 천연가스 관련 플랜트 공사로 5억달러 이상의 대형 프로젝트다. 김 상무는 “해외공사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도로ㆍ항만ㆍ병원 등 단순공사를 연상하지만 이는 지난 70ㆍ80년대 상황”이라며 “지금은 고도의 기술력과 시공능력을 요구하는 플랜트사업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해외수주 100억달러를 다시 돌파한 것은 유가급등에 따른 오일달러에도 힘입은 바 있지만 축적된 기술력이 뒷받침되지 않았다면 ‘남의 잔치’가 됐을 것이란 게 김 상무의 생각이다. “우리 기술력은 오는 2010년이면 세계 톱5에 진입할 정도로 급성장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시공능력은 이미 선진국 수준이다. GS건설이 카타르에서 수주한 합성세제 원료(LAB) 플랜트는 캐나다 업체의 사우디아라비아 LAB 플랜트보다 4개월 이상 늦게 공사에 착수했지만 캐나다 업체보다 앞서 내년 1월 준공할 예정이다. 카타르와 사우디아라비아는 현재 합성세제 원료를 먼저 판매하기 위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상황이다. GS건설이 캐나다 업체보다 빨리 공사를 마무리하면서 카타르 정부로부터 더욱 탄탄한 신임을 얻게 됐다. 출혈경쟁 풍토도 개선되고 있다. 김 상무는 “예전에는 우리 건설업체간에도 수주경쟁이 치열해 적자로 수주를 하는 경우까지 있었다”면서 “지금은 우리 업체끼리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프로젝트를 따내는 일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4월 카타르 라판 지역에서 수주한 가스 플랜트를 대우건설과 GS건설이 공동으로 수주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7억달러짜리 공사로 GS건설은 엔지니어링과 구매를, 대우건설은 시공을 각각 담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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