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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수록 힘 부치는 스위스 유로페그제

시행 1년 소기의 성과 불구<br>물가 상승에 환율방어 부담


지난해 9월6일(현지시간) 필리프 힐데브란트 당시 스위스 중앙은행(SNB) 총재는 "스위스프랑화 환율을 유로당 1.20프랑으로 묶겠다"며 사실상의 '유로페그제(고정환율제)' 도입을 선언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유럽 재정위기 심화로 전세계 투기자금이 스위스로 몰리며 프랑화 가치가 폭등하자 어쩔 수 없이 내놓은 고육지책이었다. 어떻게든 환율을 방어해 수출경쟁력을 지키겠다는 결연한 각오를 내비친 셈이다.

SNB가 펼친 '배수의 진'은 적어도 현재까지 소기의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8월 유로당 1.03프랑까지 떨어졌던(가치상승) 프랑화 환율은 최근 목표치인 1.20프랑선에서 움직이고 있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스위스의 환율전쟁은 갈수록 힘이 부치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우선 물가상승이 부담이다. 스위스의 환율방어 시스템은 중앙은행이 돈을 찍어내 유로나 달러를 사들이는 방식이어서 시간이 흐를수록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8월 물가상승률은 전년 대비 -0.5%를 기록해 올 들어 물가하락폭이 가장 낮았다. 현재의 디플레이션 기조가 인플레이션으로 전환하는 순간 SNB 역시 통화정책을 원점에서 고민해야 한다.

외환보유액이 지나치게 불어나고 있다는 점도 고민거리다. 지난 7월 기준 스위스의 외환보유액은 4,060억프랑(481조원)으로 사상최고치를 갈아 치웠으며 동시에 국내총생산(GDP)의 70%선에 육박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 국가인 중국의 GDP 대비 외환이 40%선인 점을 감안하면 비정상적인 수준이다. 향후 환율이 떨어지면 막대한 평가손실이 불가피하다.



한편으로는 스위스 경제체력이 점차 약화하는 상황에서 굳이 환율방어까지 해야 하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스위스의 2ㆍ4분기 GDP 성장률(전년 대비)은 -0.1%를 기록해 '기술적 침체'의 목전에 있고 8월 제조업 구매자관리지수(PMI)는 46.7로 5개월 연속 기준치인 50을 밑돌았다.

토마스 요르단 SNB 총재는 이와 관련해 지난 3일 "유로 페그제를 확고히 이어갈 것"이라고 또다시 강조했지만 정책변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분석도 점차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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