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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현의 승마속으로] <11> 좌속보, 몸을 천가방이라고 생각하세요

무게중심 낮춰 엉덩이 안장 밀착… 발은 등자에 살짝

엉덩이 안 떼고 충격 흡수하는 보법

상체 약간 뒤로 젖혀 말에 체중전달

관절 이완시켜 유연하게 움직여야




활발하게 걷는 속보 가운데 경속보에 이어 이번에는 좌속보(sitting trot)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좌속보의 이론은 경속보보다 간단합니다. 그냥 잘 앉아 있으면 됩니다. 하지만 온몸으로 말의 반동에 의한 충격을 흡수해내야 하기 때문에 제대로 하기란 정말 어렵다는 사실을 먼저 알려드립니다.

평보가 4발로 박자를 하나하나 맞추는 4박자의 리듬이라면 속보는 이보다 박자가 빠른 '쿵짝쿵짝'의 2박자 리듬이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속보에서의 2박자 리듬은 반동이 커서 온몸에 충격이 제대로 온답니다. 경속보라면 이 타이밍에 엉덩이를 들어주지만 좌속보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말이 움직이면 보통 상체가 앞으로 쏠리게 됩니다. 평보와 달리 어깨도 흔들리고 등도 굽지요. 이럴 땐 어깨선이 한쪽으로 기울어지면 안 되고 약간 어깨선이 뒤쪽으로 쏠리는 느낌이 들도록 해 움직이는 말의 중심에 몸을 적응시켜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엉덩이를 항상 밀착시키고 체중이 말의 허리에 잘 전달될 수 있도록 아랫배를 지그시 내밀고 허리를 펴줍니다.

저는 좌속보를 많이 연습하는데 개인적으로 제일 어렵다고 느끼기 때문입니다. 몸이 통통 튀고 손이 위아래로 심하게 흔들립니다. 몸이 딱딱하게 굳어 충격을 완화하지 못하는 게 그 이유입니다. 말 위에서 무게중심이 흔들리면 고삐를 쥔 주먹도 흔들리고 이는 말의 재갈에 자극을 줘 말의 판단과 리듬을 방해하기도 합니다.



초보일 때 이 반동을 허리로 받아내지 못해 온몸이 '탕탕탕' 튀면서 마장을 누빈 기억이 있습니다. 당시에 몸이 튀는 걸 막기 위해 특히 넓적다리를 들고 관절을 최대한 이완시키려고 했는데 나름대로 도움이 된 스트레칭이었습니다. 안장에 몸이 박히는 느낌이 들도록 노력했고 양쪽 다리를 땅까지 최대한 내린다는 생각으로 이미지 트레이닝도 했었습니다. 체중이 아래까지 내려가지 않고 말 등에 가까스로 매달려 있는 형태로는 무게중심이 높아져 자세가 불안정해집니다. 무릎의 힘으로 자세를 유지하려고 하면서 정작 말의 몸에 붙여줘야 할 종아리가 떨어집니다. 속보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인 좋은 리듬 찾기가 불가능하겠지요. 하체를 고정 시킨 후에는 허리·등·어깨를 유연하게 하는 데 집중했습니다. 그리고 등자는 발을 살짝 걸치듯이 밟아야 합니다. 너무 강하게 밟으면 등자를 밀어 다리가 앞으로 나가게 되고 발이 너무 깊게 들어가면 무릎이 올라갑니다.

완충 방법을 두고 고수들은 "말 위에 많이 앉아 있을수록 기승자의 관절이 벌어지고 부드러워진다"고 말합니다. 경험이 쌓여야 한다는 말이지만 여건이 여의치 않은 동호인들은 시행착오를 줄여야 하지요. 제 경우에는 언젠간 내 몸이 완벽하게 부드러워질 것이라 믿고 몸을 최대한 풀고 자세를 처음부터 잘 잡습니다. 내 몸을 플라스틱 가방이 아닌 '부드러운 천 가방'이라고 생각하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상체가 긴장하면 하체를 고정 시킬 수 없을 뿐 아니라 말의 반동을 받아내지 못해 몸이 통통 튀게 됩니다. 위에서 말한 악순환이 시작될 조짐이 느껴지면 말을 멈춰 서게 한 후 다시 시작합니다. 열까지 세고 고삐도 조절하고 호흡도 크게 하면서 긴장을 풀어봅니다. /'1000일간의 승마 표류기'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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