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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 국부펀드 발언권 커진다

카타르홀딩스, 엑스트라타-글렌코어 합병안 반대

카타르 정부가 운용하는 카타르홀딩스가 엑스트라타와 글렌코어의 합병안에 이례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스위스 광산업체인 엑스트라타 지분의 11%를 소유하고 있는 카타르홀딩스는 이번 합병안에서 "엑스트라타 주식 1주와 글렌코어 주식 2.8주를 맞교환하는 기존 안이 과소평가됐다"며 "비율을 3.25주로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여기에 의결정족수의 약 5.5%를 차지하고 있는 스탠더드라이프ㆍ피델리티ㆍ슈로더스 등 5대 투자가들도 더 유리한 합병조건을 내세우고 있어 양사의 합병은 좌초될 위기에 처했다.

그동안 카타르 투자처 산하 카타르홀딩스를 비롯한 쿠웨이트, 아부다비 투자공사 등 중동 국부펀드들은 배후에서 거래를 조정할 뿐 공개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익명의 요구한 걸프 지역의 한 금융권 종사자는 "매우 놀라운 일"이라며 "중동 국부펀드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현재 카타르홀딩스의 이 같은 이례적 행보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럽 정치권이 "최근 기관투자가들이 주주총회에서 경영진을 경계하지 않아 금융위기가 배가됐다"며 규제 수위를 높이고 있는 것이 한 배경으로 지목되고 있다. 단순히 이번 거래에서 자사가 손실을 입을 것으로 판단돼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라는 추측도 나온다.



이에 따라 카타르홀딩스가 최근 리보 조작 등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2억9,000만파운드의 벌금을 물게 된 바클레이스에도 목소리를 높일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바클레이스의 지분 6.8%를 소유하고 있는 카타르홀딩스까지 홍역을 앓고 있는 바클레이스 사태에 개입할 경우 상황이 더 복잡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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