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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관리 신청 기업 폭증

지난해 366건… 전년보다 3배이상 늘어 <br>금융위기 본격화된 작년 9월이후 <br>평소보다 2배이상 늘어 <br>올들어서만 62건 달해 中企가 대부분 차지



# 전국에 5~6개의 식당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백화점에 입점할 정도로 매출이 좋았던 식품업체 A사는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회생절차개시신청’을 했다. 환율압박과 원자재가 상승 속에 매출 부진으로 부채가 늘어나자 ‘최후의 선택’을 하게 된 것. 자산 319억원에 부채 443억원의 ‘부채초과’ 상태로 한 때 ‘잘 나가던 식품회사’는 의사(법원)의 치료(회생절차)가 필요한 ‘환자’가 돼 있었다. # 경기도에 위치한 종이박스 제조업체 B사는 최근 자금난을 이기지 못하고 법원에 회생신청을 했다. 3,000평 이상의 공장을 운영하며 나름 수익을 보고 있었지만 갑자기 불어 닥친 경제 한파 앞에 버텨낼 기운은 없었다. 원자재가가 상승하면서 매출원가도 덩달아 올랐고, 경기 둔화 속에 거래업체들이 종이박스 매입을 줄이면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결국 B사는 ‘회생’이라는 마지막 끈을 잡기 위해 법원을 찾았다. 전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의 여파로 국내 기업들이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건수가 지난해이후 전년 대비 세 배 이상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기가 본격화된 지난해 9월 이후부터 회생신청 건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기업들이 금융한파의 직격탄을 맞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30일 대법원에 따르면 전국법원에 접수된 법인회생신청은 2007년 총 116건(전년도 미제사건은 통계에서 제외)이었으나 지난해는 366건으로 세 배 이상 급증했다. 올해 들어서 만도 무려 62건(29일 현재)이 접수돼 경기 한파를 반영했다. 실제로 전국 통계를 월별로 분석한 결과 지난해 8월까지 월평균 20건에 머물던 신청 건수는 9월 33건, 10월 49건, 11월 56건, 12월 74건으로 매달 앞 자릿수를 바꿔가며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전국에서 회생신청회사가 가장 많고 그 증가세도 높은 지역은 서울이다. 서울의 경우 2007년 29건에 불과했던 신청건수가 2008년 111건으로 급증했고, 올해 들어서 벌써 15건이 접수됐다. 지난해 서울중앙지법에 접수된 법인 회생신청 건수는 9월까지는 월평균 6.6건이었으나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는 평균 14건으로 두 배 이상 뛰었다. 이밖에도 수원과 부산의 경우 2007년 각각 7건과 4건에서 2008년 47건, 27건으로 6~7배 증가했고, 인천과 대구 역시 2007년 각각 6건, 16건에서 2008년 15건, 37건으로 두배 이상 신청이 늘어났다. 또 올 들어서는 창원이 총 16건의 회생신청이 들어와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통계 뿐만이 아니라 기업들이 법원에 제출하는 회생신청서의 내용도 경제난을 반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접수되는 회생 신청서의 신청 사유란에는 ‘환율인상으로 인한 자금압박’ ‘유가상승으로 인한 원자재가 상승’ ‘경기둔화에 따른 외상매출금 및 대금 회수 불능’ 등 최근의 경제난을 반영하는 문구들이 자주 눈에 띈다. 법원의 한 관계자는 “법원에 들어오는 법인회생 신청은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라며 “대기업은 얼마간의 잠복기를 가진 뒤에야 경기침체를 반영하는 지표가 드러나지만, 대기업에 비해 내성이 적은 중소기업은 경기 둔화의 피해정도가 짧은 시간 안에 드러나는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말로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올해는 덩치는 커도 속이 부실한 기업들의 신청이 눈에 띄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 같은 ‘회생신청 러시’ 속에 법원 파산부에 일이 몰리면서 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법원 행정처에 판사 2명을 증원해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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