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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 한국건축문화대상] 사회공공부문 본상,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딱딱한 직사각형 버리고 ㄷ자형 새옷 갈아입어

대한민국 역사박물관은 옛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를 리모델링한 건물로 대한민국 역사의 현장인 광화문 광장을 소통과 화합의 장으로 만들기 위한 설계자의 노력이 엿보이는 작품이다.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내부에 설치된‘역사가로’는 광장의 주변을 잇도록 설계된 공간. 역사가로에서 저 멀리 경복궁이 보인다.


김진구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을 상징하는 광화문에서 바로 왼쪽으로 시야를 돌리면 비취색의 묘한 느낌을 자아내는 건물이 이내 눈길을 잡아 끈다.

바로 옛 문화체육관광부 청사를 리모델링해 국내 최초의 정부청사 리모델링 사례로 기록된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이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은 '역사를 전시한다'는 박물관의 건립목적에 걸맞게 전면 재건축이 아닌 건물의 일부를 보존하는 리모델링 방식으로 건립됐다. 2010년 11월 공사를 시작해 총 19개월 간의 공사기간을 거쳤다.

전체적인 외관 디자인은 딱딱한 직사각형 모양에서 'ㄷ'자형으로 바뀌었고 일부 건물을 증축함에 따라 연면적은 9,871㎡에서 1만733㎡로 늘어났다. 지난 1961년 바로 옆에 위치한 미국 대사관과 함께 일란성 쌍둥이 건물로 준공된 문화체육관광부청사가 새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총 4개의 전시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지난해 말부터 방문객을 맞이하고 있다.

설계자는 건물의 키워드를'스며듦'으로 정한 후 디자인 했다.

광화문 광장은 오랜 시간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목도한, 살아있는 전시장이지만 그 공간속에 있는 각각의 건물들은 서로 어울리지 못한 채 흩어져 있는 느낌을 준다. 광장이 가져야 할 공간의 기능을 상실하고 분리돼 있는 것.

설계자가 역사박물관에 수평적인 다리인 '역사가로'를 설치한 것은 광장의 잃어버린 장소를 연결, 주변과 주변을 엮으려 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역사가로에 들어서면 경복궁의 모습이 한눈에 들어와 역사박물관이 단순히 문화재를 늘어놓은 전시회장이 아닌 박물관 스스로 역사(歷史)의 한 가운데 자리잡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설계자들은 옛 흔적을 남기고자 사람들의 기억에 익숙한 광화문 광장의 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며 이미 역사적 상징인 광화문을 침범하지 않는 조용한 배경의 흰 도화지같은 건물로 자리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또 다양한 전시 프로그램에 적합한 개발공간을 만들기 위해 건물 설계시 수평의 흐름을 유지하기 위한 고심한 흔적도 역사박물관이 갖는 기능적 디자인의 특징이다.






설계자, 김진구 정림건축종합건축사사무소 대표



옛 건물 기억 담아 새로운 형태 만드는데 주력

"기존 건물과의 차별화 보다는 어떻게 옛 건물의 기억을 유지하면서 거기에 새로운 형태를 담아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옛 문화체육관광부 건물의 리모델링을 통해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을 창조해 낸 정림건축의 김진구 대표는 "박물관이 위치할 광화문 광장은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상징가로이자 역사적 유적지이며 국가 행정의 중심지로서 의미를 담고 있는 중요한 장소"라며 "나라의 근현대사를 기억하는 장소인 역사박물관이 주변의 환경을 존중하면서 도시와 하나로 조화되는 것에 중점을 뒀다"고 강조했다. 작품이 광화문에 홀로 우뚝 솟은 건물이 아니라 언제든지 시민들의 열린 공공공간으로 자리잡도록 기존 입면의 수평적인 흐름을 지속하고자 고심했다는 설명이다.

그는 "기존 문화체육관광부 건물의 콘크리트 구조체는 최소한의 외장처리만 해 배경으로 두고 여기에 반투명의 흰빛 유리를 입혀 창호지와 같은 한국적 은유성을 표출하려 했다"고 말했다. "한지 또는 백자 빛깔을 띠는 박물관은 그 자체로 은은한 힘을 드러냄과 동시에 경복궁과 광화문 광장을 감싸고 있는 하나의 배경으로 자리잡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정림건축의 모토는 '건강한 공간환경을 만들어 더불어 사는 세상과 함께 합니다'다. 정림건축은 지난 1967년 탄생이래 46년동안 수많은 프로젝트를 성공리에 진행하며 건강한건축을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런 정림건축의 역사는 올해 한국건축문화대상 본상 외에도 국립해양박물관,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대학본부 서관 등 다수의 프로젝트 수상으로 이어졌다.

그는 "어떤 건축물을 설계하고 도전하고 싶은지에 대한 생각 이전에 중요한 것은 주어진 어떠한 공간도 건강한 건축이라는 공통의 목표를 실천해 나가기 위한 도구라는 점"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건축 설계 시장에 대응하고 사회의 요구에 부응하는 전문인력 육성 및 시스템 구축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대한민국 최고 권위상인 한국건축문화대상에서 여러 작품이 한꺼번에 수상하게 돼 매우 뜻 깊게 생각한다"며 "녹색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화된 건물을 저탄소, 저에너지 건축물로 재탄생 시키는 것은 물론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도전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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