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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5월 6일] 장고(長考) 끝에 악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신병처리 수위를 놓고 임채진 검찰총장이 장고에 들어갔다. 임 총장은 이번 주에도 검찰 안팎의 의견을 취합해 다음주께 신병처리 방향을 최종 결정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대통령이라는 점 때문에, 그리고 어떤 결과를 내리더라도 정치적 해석이 가미돼 논란이 당연시될 것이라는 점에서 임 총장의 신중한 행보는 이해가 간다. 수사팀 의견대로 구속이 꼭 필요한 지에 대해 찬반의견이 존재하고 노 전 대통령 측이 혐의 사실에 대해 정면 반박하고 있는 상황에서 수사팀의 의견만 무조건 따랐다가 법원에서 기각 당하면 부담이 될 수도 있다. 중부수가 뇌물혐의로 기소한 일부 사건에 대해 대법원이 무죄판결을 내려 체면을 구긴 전력도 고려해야 할 형편이다. 그런데 일반인들은 검찰의 핵심이라고 하는 대검 중수부가 50여일 넘게 수사해 온 결과에 대해 총장이 장고에 들어갔다는 걸 어떻게 이해할까. 사석에서 만난 검찰출신의 한 변호사는 임 총장의 장고에 대해 "시험 100점 받아 왔다고 즐거워하는 아들에게 아버지가 '너 진짜 100점 맞은 거 맞느냐'고 의심하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말했다. 과거보다 특수수사가 많이 무뎌졌다는 지적도 없진 않지만 그래도 대검 중수부는 대형 권력형 비리수사에 일가견이 있는 검찰 내 엘리트들이 모여 있는 곳이다. 노 전 대통령을 수사를 지휘해 온 이인규 중수부장이 그렇고 전략을 짠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 그리고 노 전 대통령을 직접 신문한 우병우 중수 1과장 등이 모두 특수수사 베테랑들이다. 이런 베테랑 검사를 중심으로 수십명의 검사들이 50여일 간 편하게 먹지도, 자지도 못하면서 수사한 최종 결과를 지난 4일 받아 든 임 총장이 소신껏 결론을 내지 못하고 외부의 눈치를 보는 듯한 인상이다. 임 총장은 3월 박연차 수사와 관련해 "어떠한 외부적 영향도 받지 않고 검찰 자체 판단으로 수사를 진행하며 수사결과에 대해서는 직접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버지(임 총장)'가 나서서 "우리 아들(수사팀) 100점 받은 거 확실히 맞는 거냐"며 온 동네에 되물을 게 아니라 4일 수사결과를 받은 즉시 구속 여부를 결정했어야 한다. 수사팀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고 책임은 임 총장이 지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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